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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자마자 '전세 완판' 6억 이득..이 건물이 대박난 비결

조회수 2022. 8. 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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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이른바 '예술가들의 마을'로 불리는 경기도 구리시 아천동 아천울 마을에 있는 복합건물 '서경재'의 전경. 필지 모양이 비정형이라 메인 도로와 맞달아 있는 건물의 모양은 독특한 형태를 띤다. /리슈건축

[땅집고]경기도 구리시 아천동에 ‘서경재’(瑞景齊)가 있다. 유명 연예인·예술가들이 모여 살아 ‘예술가들의 마을’로 불리는 아치울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 초입에 있는 4층짜리 회색 주거복합 건물이다. 일반적인 네모로 각진 건물이 아닌 각진 ‘D’가 뒤집힌 형태의 회색 건물이다.

‘좋은 기운의 경치가 펼쳐진 집’이라는 뜻을 가진 서경재는 1년 여간의 건축 기간을 거쳐 작년 8월 준공했다. 지하 1층~지상 2층은 상업용 공간, 3층부터 4층까지는 주거 공간이다. 대지면적 285㎡, 연면적 931㎡로 필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지역 특성을 살린 설계와 세련된 디자인으로 완공 즉시 모든 용도의 시설 임대가 완료됐다. 다세대 가구 전세금만으로도 공사비를 충당하고도 남을 정도로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건물을 설계·기획한 홍만식 리슈건축 소장은 “건물 입지에서 최적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디자인을 잘 뽑으면 건물 경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오는 8월 23일 개강하는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 24기 과정’에서 ‘입지조건을 극복한 건축 사례와 설계 노하우’를 강의한다.

[땅집고] 지하 1층~지상 2층까지는 상업·업무 공간, 지상 3층~4층은 주거 공간으로 설계했다. /리슈건축

■단층 근린시설, 임대료 수익내는 복합주거시설로 ‘환골탈태’

이 건물은 원래 단층 근린생활시설이었다. 건물 가치를 올리는 데에 완전히 문외한이었던 건축주는 사옥이자 경쟁력 있는 임대 건물을 만들기 위해 신축을 결정했다. 이에 홍 소장은 과감하게 사옥과 더불어 임대 근생·다세대 주택을 추가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건물은 신축 공사를 통해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재탄생했다. 지하 1층~지상 2층은 업무·상업 공간, 지상 3층과 4층, 옥상은 임대용 주거 공간이다. 주차는 8대가 가능하다.

층별로 보면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 일부 공간, 2층 전체 공간은 기존 회사의 사옥으로 쓰인다. 반대쪽 1층은 2개로 나뉜 상업공간이다. 주거 공간은 3층에 39평대 2가구, 4층에 42평대 2가구 등 총 4가구로 구성했다. 업무지역, 상업지역, 주거지역별로 각각의 출입구를 따로 만들어 동선이 겹치지 않게 설계한 디테일이 눈에 띈다.

[땅집고]건물 외벽과 같은 재질인 회색 벽돌로 만든 난간. 벽돌 사이로 빛이 들어오는 모습이 디자인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리슈건축

건물 외관 컬러는 유행을 타지 않는 담백한 색감인 회색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같은 재질의 회색 벽돌을 투블럭으로 난간을 만들어 포인트를 줬다. 난관 역할을 하는 벽돌 틈 사이로 해가 비치면 벽돌에 난 구멍 모양대로 빛이 쪼개지며 디자인적 요소로 작용한다.

■고급 빌라촌 ‘아천울마을’ 장점 부각, 복합건물로 설계

이 건물 설계의 ‘신의 한 수’는 지역 특성을 살려 주거시설을 추가한 점이다. 해당 건물이 있는 아천울마을 일대는 배우 현빈과 손예진의 신혼집으로 유명한 ‘워커힐 포도빌’, 배우 한소희가 전액 현금으로 매수한 ‘빌라드그리움W’로 입소문을 탔다. 작가 고(故) 박완서 선생이 생전 살았던 집이 있으며, 가수 박진영, 배우 오연서 등이 이 동네에 살았거나 현재도 거주 중이다.

아천동은 서울 광진구와 이웃해 있고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강동구와 맞닿아 있을만큼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다. 뒤에는 아차산이, 앞에는 한강이 흐르는 배산임수(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지세)를 갖춘 곳으로, 고급 주거지로 각광받는 지역이다. 홍 소장은 “입지 조건이 좋아 단위면적 대비 전세가격이 센 동네라는 점에서 출발했다”며 “주변 고급 주택과 비교했을 때 주거 경쟁력을 갖추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 일대는 전세가가 정확히 책정되지 않지만, 작년 TV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홈즈’에 공개된 중대형 평형 전셋값이 7억5000만원에 달했다.

[땅집고]위에서 바라본 서경재 건물. 각진 'D'가 뒤집힌 형태다. /리슈건축

3층 가구에는 마당이 딸린 테라스가 있고, 4층 가구에는 다락이 있는 복층 구조에 옥상 테라스가 있다. 필지 모양이 비정형이라 불리한 상황을 디자인으로 풀어내 아차산과 한강 등 주변 자연풍경을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 전세보증금만 25억, 공사비 빼고도 6억 이득…“기획+디자인의 중요성”

주거와 상업시설 등 새로운 용도를 추가하면서 건물 값어치는 크게 뛰었다. 이 건물의 신축 공사비 비용은 19억원 정도가 들었으나, 3, 4층 다세대 주택 전셋값만 합해도 공사비를 훌쩍 넘는다. 건축주에 따르면 3층 주택의 전세가격은 5억5000만원, 4층은 7억원으로, 네 가구 전세 보증금만 2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1층 상업시설의 경우 두 공간을 통으로 오피스로 임대해 보증금 1억원에 320만원을 다달이 받고 있다.

홍 소장은 “건물을 처음 설계할 때 단순히 디자인보다는 기획이 좋아야 하고 그 뒤를 디자인이 뒷받침해줘야 한다”며 “서경재와 같이 주변 환경과 입지를 분석한 뒤 건물 용도를 복합적으로 구성하면 건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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