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와 바위를 품은 평창동 주택
Special Theme : 경사지에 집을 짓는 네 가지 방법
험난한 토목 공사, 어려운 설계, 복잡한 시공이 필요하다지만 경사지는 한편, 건축가에게는 자연이 주는 모티브가 된다. 땅을 덜고, 파고, 덮으며, 때론 위에 얹은 네 사례와 건축가의 조언을 담아본다.
경사지 주택 ➀ : 평창동 단암재_자연의 이치를 담아내다
평창동 경사지의 지형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인 채 바위를 깎지 않고, 소나무를 베지 않고 지어진 집이 있다. 많은 제약을 극복한 만큼 자연스러운 풍요와 즐거움을 누린다.
HOUSE PLAN
대지면적 : 731㎡(221.12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거주인원 : 3명(부부, 자녀)
건축면적 : 206.37㎡(62.42평)
연면적 : 325.84㎡(98.56평)
건폐율 : 28.23%
용적률 : 39.81%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10.86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지상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압축법보온판 특호 220, 120, 145(mm)
에너지원 : 도시가스
외부마감재 : 치장벽돌, 마천석, 송판무늬 노출콘크리트
창호재 : 레하우 49mm 삼중 유리 시스템창호
내부마감재 : 벽·천장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 바닥 –인터코트라 원목마루
조경 : 분당조경
욕실 및 주방 타일 : 까사발렌시아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한스그로헤
주방 가구 : 까사발렌시아 수입가구
조명 : 바우하우스 공작소
현관문·중문 : 레하우 스테인리스 발색
방문 : 자작나무 제작 도장
전기·기계·설비 : 진화이앤씨
구조설계 : 건우구조
시공 : ㈜유로마켓
설계·감리 : 에이아이엠 건축사사무소
주택이 들어선 대지는 매우 어려운 건축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서울 평창동 일대 대부분의 대지가 그러하듯 30° 이상의 급한 경사와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소나무들, 그리고 무엇보다 토심 1m 이하가 모두 암반으로 이뤄져 있는 상황이었다.
평창동 일대에 지목은 ‘대지’이지만 건축행위가 한 번도 이뤄진 적 없는 대지를 ‘원형 필지’라 부른다. 이 땅 역시 마찬가지였고 건축을 위해서는 지구단위계획 지침에 따라 지형의 최소 개발을 위한 개발행위허가를 얻어야 했다.
다만, 건축주는 기존 지형이 가지고 있는 공간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대지 한가운데 위치한 거대한 바위를 그대로 두고, 기존 대지에 서식하는 수려한 소나무들도 그대로 살려두길 바랐다. 또한, 주택 내외부에서 평창동의 풍경을 최대한 조망할 수 있기를 원했다.
주택은 기존 지형이 가진 형상에 따라 계단식 구성이 적용됐다. 급경사 암반 지대였고, 환경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거실, 주방, 안방 등의 실들은 반 층씩 엇갈리게 구성했다. 계단식 구성의 최대 장점은 공간 그 자체에 있다.
지형을 따라 등산하듯 경험하는 실내 공간과 위아래로 교차하는 시선, 높이에 따라 달라지는 햇빛의 양과 실별로 다르게 보이는 외부 풍경 등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부 인테리어는 최대한 단순하게 계획했다.
경사 지형에 건축한다는 건 그 지형이 내포한 공간적 풍요로움과 개성으로 인해 건축가의 의지를 자극하고 도전하게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만만치 않다. 이 프로젝트도 7개월간의 설계, 2년여의 공사 시간이 소요됐다. 하나의 주택을 건축하기에는 긴 시간이었다. 험난한 과정 동안 건축주와 건축가에게 대단한 인내심이 필요했다. 수많은 대화와 상호 이해가 있었으며, 그 결과가 바로 이 주택이다. 건축주와 건축가의 신뢰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Architect's say : 경사지의 지형 조건을 최대한 활용
건축가 남지현, 임근풍 : 에이아이엠 건축사사무소
두 건축가 모두 정림건축에서 실무를 익히고,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2014년에 에이아이엠 건축사사무소를 공동 개소했으며, ‘사회적 환경으로서의 건축’을 지향한다. 02-431-1204 www.aim-architects.com
구성_ 오수현 | 글_ 남지현, 임근풍 | 사진_ 김창묵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3년 3월호 / Vol.289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