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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조회수 2016. 11. 25. 1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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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또 다른 역사로 기록될 2016년 11월 12일,
민중총궐기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목소리

그날 광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11월 12일 전국 곳곳에서 시민들이 일상을 접어두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100만 명(경찰 추산 26만 명)이 모였다.

<한겨레21>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4주 연속 싣고 있다. 수십 년 뒤 광장의 또 다른 역사로 기록될 현장에서 가장 빛나는 주인공은 시민들이므로. 민중총궐기 현장의 들끓던 목소리를 들었다.


1. 우리가 광장에 모인 이유


출처: 진중권 교수(사진=네이버프로필)
"폭발한 민심, 분노한 시민들"
화가 난 것 같아요. 정유라 사건을 보면 젊은이들의 분노를 느낄 수 있는데요. '돈도 실력이다'라는 말이 사람들의 심금을 후벼팠죠. 최순실의 갑질은 특정 부류의 갑질을 엑기스로 보여줬고요.
대통령, 하야해야죠.

함성의 물결은 광화문, 청계광장, 시청, 남대문까지 이어졌다. 불안이 시민을 거리로 불러냈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 비서관은 "1·2차 집회 때는 시민들이 분노해서 나왔다면, 이제는 걱정돼서 나오는 것 같아요. 생각이 없는 사람을 이대로 놔두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이 모든 것이 정리되지 않으면 제2, 제3의 박근혜 대통령은 계속 나옵니다." 

수치를 모르는 자들이 우리는 부끄럽다.
시민들은 권력자들 대신 수치심을 털어내기 위해 광장에 모였다.
출처: 오마이뉴스 오성호
거리에서 만난 고등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인데 일부러 교복을 차려입고 나왔다고 했다. 광장에 나온 이유를 묻자 학생들이 답했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이렇게 관심이 많다. 똑바로 해라. 이렇게 말하고 싶어서 나왔어요."


2. 헌정을 파괴한 자, 떠나라


출처: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11월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 모인 시민들의 촛불이 반짝이고 있다.

"어떻게 대를 이어서 세 번이나 헌법을 파괴하죠? 일단 박정희가 쿠데타로 한 번 파괴하고, 유신으로 파괴하고, 이번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을 또 한 번 파괴한 거죠. 이번에 그냥 넘어간다면 국민들이 납득을 못할 거예요." 라고 진중권 교수는 말한다.

정청래 전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헌법 조항을 조목조목 들며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사범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이 나라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에요.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부정하고 있죠. 이승만조차 인정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고 있어요.


3. 정치권은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민심을 들어라.


출처: 피클 페이스북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의원은 국민 앞에서 방패막이가 될 정치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저는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합니다. 그런데 안 한다면, 국회는 탄핵을 요구해야죠. 탄핵이 될지 안 될지라는 계산을 왜 해요! 지금 국민이 계산하면서 이 광장에 나왔습니까? 아니잖아요. 국민이 그 역풍을 맞게 해서는 안 될 것 아니에요."

먼저 역풍을 맞고 용감하게 맞서면서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지금 정치와 의회의 역할

이재명 성남시장 또한 대통령 퇴진을 주장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퇴진 외에는 답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 부패, 무책임, 자질 미달 이런 것들을 국민이 다 알고 있었는데 견뎌오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허깨비였고 조종한 사람들의 수준이 상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니, 국민은 무시당했다는 기분이 들 겁니다."


4. 지금, 박정희라는 압정을 뽑는 시간


비정상의 정상화,
다시금 정상으로 되돌리는 마지막 과정

젊은 날부터 거리에서 투쟁의 나날을 보냈던 소설가 한창훈은 1987년 6월항쟁 전후와 비교해 현재를 말했다.

"멀리 떨어져서 작금의 현상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면 결국은 우리 사회가 박정희를 털어내야 해요. 지금이 피날레라고 생각해요. 지금 상황은 비정상이 만들어놓은 정상화인데, 사람들이 광장에 모이는 것, 이렇게 함성을 지르는 것, 이게 정상적인 거잖아요."


5. 대통령 퇴진과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들


노동 개악 문제, 국정교과서 문제…
다시 살피고 정리해야

조성주 정의당 정치발전소 기획위원은, "이 기회에 정부가 추진해온 각종 정책들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요. 특히 노동 정책. 정부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만들기 위해 돈 모으면서 재벌 민원 들어준 것 아닙니까." 라고 말했다.

광장에는 늘 광화문 앞을 지키는 세월호 유가족, 세월호와 연결된 경기도 안산의 중고등학생들도 함께 모였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 강력한 특조위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네이버 프로필)
세월호 7시간을 최순실 특검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해산된 특별조사위원회보다 훨씬 강력한 권한과 넓은 수사 범위를 가진 조사기구를 다시 출범시킬 필요가 있고요.

현재 진상 규명 과제가 많이 남았다는 현실적 필요성뿐만 아니라 그동안 정부가 방해해왔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재조사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6. 즐거운 싸움은 계속된다


출처: 한겨레21 정용일 기자
11월 12일 청계광장에 차린 민중총궐기 현장 생중계 부스에서 안수찬 <한겨레21> 편집장(왼쪽)과 역사 강사 심용환씨가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광장의 분위기는 대체로 축제 현장 같았다. 이원재 평론가의 표현대로 시민들은 저항하기보다 이겼다. 김주온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냉소하기보다 함께 참여하고 요구하길 제안했다.

이제 새 판을 짜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혐오가 아니라 사랑이 이긴다. 부정의가 아니라 정의가 이긴다.'는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믿을 겁니다.
출처: 주권방송 영상 캡처

시민들이 집으로 돌아가던 시간, 지하철 3호선에선 이런 방송이 흘러나왔다. "오늘 집회에 참가하신 시민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노력하신 시민분들을 목적지까지 최대한 빠르고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승객들은 환호하고 박수쳤다.

오는 11월 26일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 퇴진' 5차 촛불집회에 역대 최다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그리고 우리는 또다시 즐겁게 싸울 것이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공자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나.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이길 수 없다.

글/ 신소윤 기자

편집 및 제작/ 배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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