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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미국인에게: "대통령 탄핵? 저희가 도와드립니다."

조회수 2017. 05. 23. 18: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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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미국에서 들려오는 뉴스에도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이 잘못했을 때 어떻게 탄핵하면 되는지 지구상에서 현재 가장 생생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한국 시민입니다.


넉 달 넘게 계속된 평화 시위, 촛불의 뜻에 따라 국회가 진행한 탄핵소추안 의결,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기념비적인 판결에 이르기까지, 지난 3월 심각한 측근 비리와 부패로 얼룩진 정권의 수장 박근혜 전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과정은 대단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구치소에 갇혀 지내며, 뇌물 수수와 공권력 남용 등 그를 둘러싸고 제기된 18개 혐의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보 진영을 대표한 겸허한 인품의 소유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치러진 대선에서 큰 표 차이로 승리를 거두고 바로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냉담하고 주변 사람들과 거리를 두는 보수 성향의 박근혜 전 대통령과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다른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준비한 개혁 과제를 하나씩 실행에 옮기며 높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주 갤럽 코리아가 조사한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에서 응답자의 87%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올해 초 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4~5%에 불과했습니다)


자신감에 찬 한국인들은 바다 건너 미국 워싱턴에서 들려오는 정치 뉴스에도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뜨는 자동완성 검색어가 “트럼프 탄핵”입니다. 탄핵과 직접 관련된 “탄핵 이유”, “탄핵 관련주” 등 연관검색어가 뒤를 잇고, “트럼프 러시아”나 “트럼프 코미” 등 현재 불어나는 의혹에 관한 키워드도 나옵니다.


한국 블로그에서는 박근혜와 트럼프의 공통점을 지적하는 글들이 넘쳐납니다. 둘 다 아버지로부터 정치적, 경제적 유산을 물려받은 “금수저”고, 소통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지도자라는 겁니다.


물론 한국과 미국 두 나라의 정치 제도가 어떻게 다른지 분석한 내용도 같이 있습니다.


하지만 특히 젊은 층이 대세를 이루는 한국 인터넷 여론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미국인들을 기꺼이 돕겠다, 지난 몇 달간 겪은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겠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미국은 오랫동안 자신의 정치 제도를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자부해 왔습니다. 그런데 민주화를 이룩한 지 이제 막 30년이 되어 가는 한국이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는 건 정말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트럼프 이전의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독재 국가에 미국식 민주주의를 수출하고 이식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던 점을 생각하면 더 그렇습니다.


“조만간 우리나라의 탄핵 노하우를 미국에 수출할 날이 올 것 같다.”

“피 안 흘리고 깨끗하게 탄핵하는 한국의 노하우를 미국에 수출하려고 한다. 여기저기서 수입하겠다는데 한 10억 달러는 받아야겠지?”


이런 논지의 글과 반응을 인터넷 토론방과 댓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의 한국 네티즌이 언급한 10억 달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에 맞서 사드를 한국에 설치해주는 대가로 받아야겠다고 대뜸 언급했던 그 액수라는 점이 더 재미있습니다.


사드 배치 협상은 박근혜 정부가 진행했는데, 원래 한국은 부지만 제공하고 미국이 무기를 들여와 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트위터 여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제도와 절차의 테두리 안에서 평화롭게 진행한 탄핵의 경험을 수출하는 데 돈을 받을 필요가 없다며 미국이 이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탄핵 절차를 진행한다면 기꺼이 무료로 이를 수출하겠다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대규모 촛불 집회는 박 대통령이 머무르는 청와대와 지척에 있는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몇 달간 쉼 없이 이어졌습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온 가족이 간식을 함께 나누어 먹고 흥겹게 노래를 부르는 등 집회에서는 축제 분위기가 났습니다. 탄핵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미국의 현재 상황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현 미국 상하원을 공화당이 압도적으로 장악하고 있고 중간 선거도 일 년 반이나 남아서 탄핵이 실제로 진행될 가능성은 제로다.”

또한 @FeignInnocent라는 아이디를 쓰는 미국 거주 한국인은 탄핵 상황에 직면하면 제멋대로인 트럼프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른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탄핵으로 어수선하면 트럼프 같은 사람은 무슨 짓을 할지 모름. 북폭 같은 거….”


한국계 미국인들이 운영하는 블로그 “Ask a Korean(한국인에게 물어보세요)” 에도 박근혜 게이트와 탄핵, 그리고 문재인의 대선 승리에 관한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Ask a Korean’은 지난 18일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탄핵하려면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에 관해 한국이 얻은 교훈을 장장 17개 트윗으로 정리해 올렸습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하며 기사를 마무리합니다.


“의회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 2016년 말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던 것도 결국 같은 해 앞서 열린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해 다수당이 됐기 때문이다.”

“(탄핵 절차에 돌입하는 데 신중한 정치권을 향해) 17주 동안 쉼 없이 계속된 대규모 촛불 집회는 누구나 알 만한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집회는 평화로웠지만, 거리에 나선 성난 민심의 파도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이었다.”

(워싱턴포스트)

원문: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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