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에 즈음한 오디오갤러리의 의미심장한 변신

조회수 2019. 1. 10. 11: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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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갤러리 삼선동 본사 탐방기

최근 11월 중순에 열린 도쿄오디오쇼를 방문했다. 매년 방문하던 터라 쇼 자체는 그리 새롭지 않지만, 음반점 순례는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특히, 신주쿠와 시부야에 몰려있는 디스크 유니온, 타워 레코드, 레코판 등을 도는 일은,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취미다. 단순한 CD 컬렉션을 넘어, 말하자면 한동안 잠잠하던 음악에 대한 열정을 새롭게 일깨우는 작업이라고나 할까?


이번 가을은 두 개의 주제가 온통 이쪽 동네를 사로잡고 있었다. 첫 번째는 퀸. 바로 < 보헤미안 랩소디 > 영화 덕분에 새삼 퀸이 재조명되어 어디를 가도 이 밴드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비틀즈. 바로 50년 전에 내놓은 화이트 앨범을 새롭게 조명하면서 다양한 세션을 담은 디럭스 버전을 출시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처음으로 산 원판이 이 앨범인지라, 여러모로 옛 추억이 떠올랐다. 덕분에 이미 소장하고 있음에도, 리허설 세션이 담긴 특별판을 또 구하고 말았다.

화이트 앨범은 원래 제목이 아니다. 당초 앨범 명은 < The Beatles >. 그러나 하얀 자켓에 이 제목만 양각이 된 형태로 나와, 통칭 화이트 앨범으로 불린 것이다.


최근에 창업 20주년을 맞이한 < 오디오 갤러리 >는, 삼선동에 본사가 있다. 이 건물, 특히 지하층에는 내게 많은 추억이 담겨 있기도 하다. 처음에는 여기서 중고 오디오를 전시했고, 그 때부터 쭉 방문을 했다. 이후 본격적인 수입상으로 탈바꿈한 다음엔 나 역시 전문적인 리뷰어가 되어 있어서, 역시 인연이 이어졌다.

▲ 오디오갤러리 본사 입구, 1층 로비 전경

특히, 골드문트를 다루면서 전체적으로 하얀색으로 칠한 건물의 내외부는, 당연히 화이트 앨범을 연상시킨다. 화이트 하우스라고 부르면 백악관으로 번역이 되어 좀 이상함으로, 그냥 하얀 집 정도로 하자. 그 정도로 내 인식엔 오디오 갤러리와 화이트 앨범은 묘한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방문에서 새삼 느낀 것은, 동사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브랜드 역시 럭셔리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FM 어쿠스틱은 수려한 황금색으로 꾸며져 있다. 반면 나그라로 말하면 실버의 이미지가 강하다. 이렇게 금과 은이 모두 모여 있는 곳이 바로 삼선동에 있는 오디오 갤러리의 본사인 셈이다.

사실 그간 동사는 강남쪽에 몇 개의 전시장을 갖고 있고, 주로 이쪽에서 영업을 담당하고, 본사는 서포트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리뉴얼을 하면서 보다 럭셔리해졌을 뿐 아니라, 플래그십에 해당하는 제품들을 직접 전시하면서 완전히 탈바꿈을 했다. 즉, 최고의 제품을 만나려면 본사로 오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이다. 덕분에 참으로 오랜만에 본사를 방문하게 되었다.


무려 20년간 드나든 곳이라, 방문 당일 날 주변의 풍경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새삼 눈에 들어왔다. 이번에는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늘 이용하던 성신여대입구역이 좀 바뀌었다는 것을 이번에 깨달았다. 당연히 4호선만 다니는 줄 알았는데, 그새 새 노선이 연결되었던 것이다.

▲ 북한산 국립공원에서 신설동까지 이어지는, 서울의 경전철 우이신설선

그 주인공은 우이신설선. 신설동에서 북한산의 도선사 입구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신설동엔 2호선이 지나기 때문에 강남에서 전철을 타고 온다면, 보다 용이하게 본사에 갈 수 있다. 여러모로 편리해진 것이다. 이런 쾌적한 교통 환경의 변화가 본사의 변신을 유도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단 강남에서 접근성이 좋아진 것만은 분명하다.


개인적으로도 20년의 친분을 갖고 있는 오디오 갤러리의 나상준 대표는 오디오에 관한 정열로 이야기하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분이다. 처음에는 애호가로 시작해서, 잠깐 평을 쓰기도 했고, 그러다 샵을 연 후, 결국에는 수입까지 하게 되었다. 그 일련의 과정에서 단 한번도 한 눈을 판 적이 없으며, 지금도 그 열정은 전혀 식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시도를 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비전은 항상 찬탄을 하게 만든다. 최근만 해도 오디오 갤러리만의 럭셔리한 이미지를 간직한 가운데, 두 개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 오디오갤러리 본사 2층 전경

첫 번째는 비주얼에 대한 부분이다. 즉, 최근의 변화된 홈 엔터테인먼트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하이엔드 오디오에 맞는 하이엔드 비주얼쪽을 대폭 보강한 것이다. 그 덕분에 최근 미국에서 큰 화제를 몰고 있는 울프 시네마 프로젝터(Wolf Cinema Projector)가 도입되었고, 전통의 심투 프로젝터(Sim2 Projector)도 런칭되었다. 이로써 중간급부터 하이엔드에 이르는 비주얼 디바이스의 라인업이 갖춰진 것이다.

▲ SI 스크린을 통해 화면을 보면서 청음이 가능하다

그뿐 아니다. SI 스크린이라고 해서, 새롭게 스크린을 런칭한 부분도 흥미롭다. 사실 오디오에 빗대어 말하면, 프로젝터가 앰프 역할을 하고, 스크린이 스피커 역할을 한다. 앰프만 좋다고 음이 좋은 것은 아니듯, 프로젝터만 좋은 것을 갖췄다고 홈 씨어터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스크린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말도 있다.


아무튼 이렇게 영상쪽이 보강됨에 따라, 그 전까지 오디오 갤러리의 전시장에 가면 볼 수 있었던, 하이엔드 오디오 일변도의 디스플레이가 바뀌고 있다. 적극적으로 영상쪽이 보강되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 각 청음실마다 비치된 플레이스테이션4를 통해 4K수준의 영상시청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오디오 갤러리 특유의 실험 정신도 빛나고 있다. 바로 플레이 스테이션 4를 도입한, 다채로운 영상의 체험이다. 사실 하이엔드 비주얼 기기에 갑자기 PS4가 등장하면 격이 맞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기를 통해 유튜브의 4K 영상을 즐길 수 있고, 게임이며 다양한 오락거리를 만끽할 수 있다. 따로 PC를 연결해서 쓰는 것보다 더 편리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확하게 맥을 짚은 선택이라 할 만하다.


물론 개인적으로 비디오 게임을 좋아한다. 예전 PS2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즐겨서, 게임에 관한 아티클도 몇 개 쓴 적도 있다. 지금은 시간이 많지 않아 예전처럼 즐기지 못하지만, PS4를 이미 소장하고 있고, 게임 몇 개도 사놓은 상태. 그러므로 이번 방문에서 체험한 울프 시네마와 SI 스크린을 통해 재현된 수려한 영상들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아마 오디오를 전문적인 취미로 삼는 분들이라면, 영상쪽도 다양하게 즐기리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런 하이엔드 비주얼 기기의 보강은, 여러모로 이쪽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으리라 본다. 


두 번째는, 주머니 사정이 얄팍한 애호가들에 대한 서비스다. 사실 나는 오디오 갤러리의 역사를 옆에서 쭉 지켜본 산 증인이나 마찬가지인데, 오로지 하이엔드만 추구한 것은 아니다. 중간중간 재력이 풍부하지 않은 애호가들을 위한 제품들을 꾸준히 런칭해왔다. 그 리스트를 꼽아보면 의외로 꽤 길다. 하지만 몇몇 브랜드는 타사에서 수입하는 상황이어서, 여기서 언급은 자제하도록 하겠다. 


최근에 비장의 카드가 준비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일종의 엠바고에 해당하므로, 여기서는 그냥 암시만 하도록 하겠다. 정말 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매력적인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나는 이미 그 음을 들어서 알고 있는데, 이번 겨울에 상당한 화제를 불러 모을 예정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최근에 변신한 삼선동 본사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 삼선동에 위치한, 오디오갤러리 본사 건물 전경

일단 하얀색 톤을 유지한, 하얀 집의 이미지는 그대로다. 그러나 조명에 보다 신경을 썼다. 각 룸마다 리노(Linno) 조명을 달아, 다양한 컬러 패턴을 보여준다. 전체를 환하게 밝힐 수도 있고, 부분 조명만 할 수도 있으며, 빛 자체의 밝기도 조절할 수 있다. 이것을 리모콘으로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있다. 역시 어떤 빛이든 다 소화할 수 있는 하얀색 바탕을 인테리어의 테마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라 본다.

▲ 작은 청음실마다 방음, 흡음 처리가 완벽하게 되어있다

또 각 룸마다 방음 및 흡음 처리를 완벽하게 했다. 특히, 천장에도 세심한 배려를 해서, 외부 소음에 영향받지 않고 집중해서 들을 수 있게 한 것이다.


현재 본사는 총 4개 층에 걸쳐 다양한 전시 공간을 두고 있다. 지하 1층~3층에 이르는 공간을 빈 틈 없이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 오디오갤러리 1층 메인 로비 전경

일단 1층에 들어서면 널찍한 공간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커다란 리셉션 데스크가 정면에 설치되어 있고, 한쪽에 8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다. 그 맞은편에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빛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미소짓게 만든다.


비단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는 겨울의 초입을 훈훈하게 만드는, 일종의 축제라고 본다. 그래서 캐롤 송을 듣고, 선물을 준비하고, 가볍게 케이크를 먹고 하는 행위는, 길고 추운 겨울을 대비한 의식이라 해도 무방하다. 1월과 2월의 강추위를 생각하면, 이 정도의 즐거움을 누릴 권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내 기억에 1980년대까지만 해도 크리스마스는 대단한 축제였다. 특히, 종로와 명동 거리는 거의 인파로 터져나갈 정도였고, 축하 케이크를 사는 긴 행렬은 거리거리 울려 퍼지는 캐롤 송과 함께 마음을 괜히 설레게 했다. 


그런 추억이 담긴 크리스마스 트리를 본 게 얼마만인가? 


그 옆에 65인치 디스플레이에선 재미있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모닥불을 태우는 영상이다. 마침 비도 오고, 약간 쌀쌀해진 날씨에서, 이 그림은 더 없이 마음을 편하게 했다. 


하긴 이 룸은 처음 방문객이 만나는 공간이지만, 세련된 추상화 여럿으로 장식했을 뿐, 특정 브랜드를 홍보하는 포스터는 없다. 그런 면에서 말 그대로 갤러리에 온 듯하다. 하긴 전시된 제품들도 단순한 오디오가 아니라, 일종의 예술품으로 대접받고 있다는 인상이다. 괜히 회사 명을 오디오 갤러리로 지은 게 아닌 셈이다.

1층의 리셉션 룸 옆에 작은 공간이 하나 숨어 있다. 일반 애호가들의 시청 공간과 거의 맞아떨어지는 곳이다. 이런 협소한 공간에서 어떻게 최적의 음을 들을 수 있나, 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꽤 흥미로운 곳이다. 현재는 베리티 오디오의 레오노레를 위시해서, 나그라와 FM 어쿠스틱의 엔트리 모델로 꾸며져 있다. 시간을 갖고 차분히 앉아서 들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그런 시스템이다.


이어서 지하로 가본다. 내게 이곳은 특별한 공간이다. 처음 오디오 갤러리가 문을 연 곳도 여기지만, 나 또한 리뷰어를 하면서 이곳을 자주 방문해서 다양한 기기를 접하고 또 음을 배웠다. 정말로 추억이 묻어나는 공간인 것이다.

▲ 오디오갤러리를 대표하는 최상위 모델이 전시된 지하 청음실 전경. 포칼의 그랜드 유토피아 에보와 골드문트의 텔로스 3300 등 가장 강력한 모델이 포진하고 있다.

이번에 들어가 보고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현재 동사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들이 강력한 포스를 뽐내며 전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피커는 포칼의 그랜드 유토피아 에보, 앰프는 골드문트의 텔로스 3300을 비롯, 최상위의 모델들이 모여 있다. 또 천장에는 심투의 그랜드 시네마 C3X가 설치되어 SI 스크린으로 영상도 즐길 수 있게 했다. 한 마디로 모든 애호가들이 꿈꾸는 공간이다. 그냥 꿈에서나 그려볼 공간이 현실적으로 제안되어 있는 셈이다.

한편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갔다. 내리자마자 거대한 공간이 주는 압박감에 잠시 숨이 막혔다. 여기는 두 개의 시스템이 서로 마주보며 양쪽 벽 끝에 설치되어 있다. 중앙에 소파가 놓여 있어서, 한꺼번에 두 시스템을 즐길 수 있는 구조다. 모두 FM 어쿠스틱의 제품들이다.


일단 오른편을 보면 XS1을 중심으로, 223, 268C 등, 다양한 제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왼편에는 XS II8을 중심으로, 233, 266 MK II 등의 라인업이 준비되어 있다. 즉, 오로지 FM만을 위한 공간인 셈이다. 천장에는 울프 시네마의 5000이라는 커다란 프로젝터가 있어서, FM의 격에 맞는 영상의 퀄리티를 자랑하고 있다. 


한편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는 역시 작은 룸이 준비되어 있다. 보다 많은 애호가들을 위한 FM의 엔트리 클래스들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XS III8을 필두로, 123, 133 등을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2층으로 가본다. 한쪽은 오피스로 꾸며져 있어서 상대적으로 작지만, 내용은 알차다. 개인적으로 무척 관심을 갖고 있는 TAD가 진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전에 오디오 쇼에서 TAD의 시연을 담당한 바도 있고, 이전에도 몇 차례 설명회를 가진 적도 있다. 여기선 최상급 스피커인 R1 MK2가 있는 큰 방과 엔트리급인 ME 1S가 있는 작은 방이 각각 준비되어 있다. 물론 R1 MK2의 엄청난 음도 매력적이지만, 현실적으로 ME 1S를 권하고 싶다. 이곳에 들린다면 TAD의 제품 역시 주목하길 바란다.


아무튼 몇 시간에 걸쳐 룸을 방문하고, 음과 영상을 즐기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점심을 먹고 들어갔는데, 나올 때가 보니 벌써 저녁 때가 되었다. 사실 본사가 위치한 삼선동 쪽엔 다양한 맛집들이 즐비하다. 돈암시장을 비롯해, 횟집, 고기집 등 가볼 만한 곳이 많다. 문득 고독한 미식가가 된 기분을 느끼며 행복하게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에 빠졌다.


P.S.) 올해로 오디오 갤러리는 창업 20주년을 맞았다. 동시에 화이트 앨범은 발매 50주년을 맞았다.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2018년이다. 앞으로 동사가 30주년, 40주년, 50주년 하는 식으로 기념식을 가질 만큼 오랜 기간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도 아울러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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