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아이돌이 음원 순위보다 목매는 그것
아이돌 그룹의 컴백이 줄잇고 있다.
지난 2018~2019년 데뷔해 올해 막 2~3년차가 된 그룹들은 당시의 초보티를 벗어던지고, 공백기 동안 이뤄낸 성장을 대중에게 보여주고 평가받기 위하여 이 악물고 무대로 돌아오는 중이다.
사실상 2~3년차 시기에 아이돌 그룹의 성패가 엇갈리는 경우들이 꽤 많다. 그렇기에 그 어느 때보다 이번 컴백이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곡 작업이며, 안무 연습이며, 뮤직비디오 완성도며 꼼꼼하게 체크하며 어디 하나 공을 들이지 않은 곳이 없다. 정말로 피, 땀, 눈물이 꽉 꽉 채워진 컴백.
물론 이보다 앞서 데뷔한 선배 아이돌 그룹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자신들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 그리고 후배그룹에게 밀리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서 필사적이다.
(좌우지간 모두 다 한 땀 한 땀 어마어마한 노력들의 결정체라는 소리.)
결과물만큼 중요한 것은 초반의 이슈몰이다.
아무리 공들여 만든 앨범이나, 퀄리티 가득한 컴백이라 할지라도 대중에게 가닿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말짱 도루묵. 전달되게 하려는 노력과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콘텐츠 내실이 좋을 경우에 시간을 두고 입소문으로 어떻게든 알려지지 않느냐'라고 되묻는다면, 뒤늦게 역주행을 해 빛을 발하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이고 '흔하지 않은' 상황이다.
초반 홍보는 그래서 몹시! 중요한 것
- OOOO, 뮤직비디오 공개 48시간 만에 1000만 뷰 돌파
- △△△△△, 4000만뷰 넘었다! 5000만뷰 향해 전력질주
- □□□□, 뮤직비디오 2일 만에 1200만 뷰 돌파...강렬한 한방
사실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오래 전부터 보도자료로 활용됐다. 하지만 최근 유독 그 쓰임새가 눈에 띄게 잦아졌고, 더 확장됐다.
왜 그럴까?
국내 음원 사이트 차트인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50위권 안착' 이렇게 홍보할 수 없지 않나? MV 조회수는 K-팝을 향한 관심 등으로 상향됐다. MV 조회수는 '글로벌 인기' 척도가 되기도 한다.
-A기획사 홍보담당자
최근 논란이 됐던 '사재기 의혹'으로 국내 음원 차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상대적으로 더 공신력이 있어보이는 MV 조회수를 홍보 요소로 적극 활용한다.
-B홍보대행사 관계자
물론 여기에도 맹점은 있다.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꼭 '믿을 만한' 정보는 아니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MV 조회수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재생수만 높고, '좋아요'가 없거나, '댓글'이 거의 없는 경우는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모 기획사의 경우 그렇게 재미를 꽤 봤더라는 '카더라'도 있다.
-C가요기획사 홍보담당자
뮤직비디오 조회수 만큼 자주 활용되는 게 또 하나 있다.
전 세계 56개 지역에서 아이튠즈 앨범차트 1위
영국∙호주∙아랍에미리트 등 3개 지역 K팝차트 1위
전 세계 16개국 아이튠즈 K팝차트 1위
영국, 스위스, 덴마크 아이튠즈 K팝 앨범차트 1위
"아이튠즈 OO개국 1위!"
과거 대형 아이돌 그룹만 가능했던 글로벌 차트 순위 집계가 이제는 컴백 아이돌마다 앞다퉈 전면에 내세우는 분위기다. 이 역시 활용도는 앞서 MV 조회수와 유사하다.
전 세계적으로 음반 판매량이 높지 않은 만큼, 팬덤이 존재하는 아이돌의 경우 발매 당일 수량을 바짝 올려서 차트인이 가능하다. 음원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팬덤의 화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K팝의 인기로 해외팬 유입이 상당하다. 그런데 해외팬의 경우 국내 음원사이트로 유입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 동일한 에너지로, 해외 결과물을 내는 것이 더 수월하다.
-D가요기획사 관계자
하지만 꼭 알아야 할 요소가 있다.
전 세계 아티스트와 경쟁을 펼치는 아이튠즈 차트가 있지만, '아이튠즈 K팝 차트'라고 해서 K팝 아티스트끼리 경쟁하는 영역도 별도 존재한다. 지금 보도되는 대부분은 아이튠즈 K팝 차트이다.
-E음반사 담당자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K컬처를 향한 시선은 곱다.
여전한 방탄소년단의 활약, 그리고 더 확장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4관왕을 차지한 것 역시 K컬처의 큰 틀에서 봤을 때 너무나 호신호다.
현재 뮤직비디오 조회수, 아이튠즈 성적으로 해외에서 이미 반응이 꿈틀대는 아이돌 그룹이 꽤 있다. 이들이 초대형 글로벌 K팝 그룹으로 성장할 일이 마냥 '꿈'은 아닌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By. 박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