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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많은 곳에서 지낸 공대 출신 여성이 하는 말이..

조회수 2020. 8. 30.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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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제게 너무 친절해졌어요" 50대에 창업한 이 여성이 고객에게 들은 말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단순히 유행을 좇아 옷을 입는 것보다 개개인에 맞는 스타일링이 중요하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결혼과 육아로 인해 직장 생활을 그만둬야 했지만 마음 한켠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10여년 만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고 기업 교육 강사로 일하면서 개개인의 퍼스널 컬러를 찾아주기 시작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주고 싶어 50대에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스타일 컨설팅 업체 ‘스토리 앤 스타일’ 김선우(55)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스토리 앤 스타일 제공
‘스토리 앤 스타일’ 김선우 대표.

-자기소개해 주세요.


“‘스토리 앤 스타일’을 운영하는 김선우입니다. 퍼스널 컬러 진단, 내면 성향 진단 등으로 고객의 특징을 파악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스타일 방법을 제안하는 일을 합니다. 개인의 강점 요소가 더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패션, 헤어, 메이크업, 애티튜드 등을 알려줘요.”


연세대학교 의류환경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1988년 의류 브랜드인 원재패션, 삼도물산 등에서 의류 디자이너로 6여 년간 일했다. 그러나 결혼 이후 육아에 집중하면서 직장 생활을 그만둬야 했다. 그가 10여 년만에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유는 디자이너로 일할 때 느꼈던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었다.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많은 사람이 유행에 따라 옷을 입는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유행인 옷이라고 해도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이 달라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유행을 좇아 입기보단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색상과 스타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업계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컬러와 소재를 많이 다뤘고, 개인마다 어울리는 색과 스타일링을 찾아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계속했습니다. 결혼과 육아로 직장 생활을 쉬었지만 이러한 생각이 점점 커져 다시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2010년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진행한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서비스 강사 양성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퍼스널 컬러를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퍼스널 컬러란 사람의 피부톤, 머리카락, 눈동자 등 타고난 신체 색과 가장 어울리는 색상을 찾는 색채학 이론입니다.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이 다르기 때문에 장점을 부각하는 색을 아는 게 중요해요. 구체적으로 어떤 색의 화장품, 옷, 장신구 등이 어울리는지 알기 위해 주로 사용합니다.


교육과정 수료 후 기업교육 전문기관인 IGM, 교육훈련 및 컨설팅 전문기관인 엑스퍼트컨설팅에서 기업교육강사로 일했습니다. 삼성멀티캠퍼스와 협업해 비즈니스 스타일링 커뮤니케이션 전문위원으로 일하기도 했어요. 회사 문화나 업무 성격 등에 맞는 효과적인 스타일링을 가르쳤어요. 스타일은 효율적인 업무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옷이나 헤어, 메이크업 등의 방식으로 더 강력하게 표현할 수 있어요. 시각적 정보가 주는 효과는 생각보다 훨씬 더 큽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만난 많은 직장인이 스타일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비즈니스 캐주얼(비즈니스적인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 자신의 개성을 살려 캐주얼하게 입은 스타일)이 무엇인지 몰라 직장에 등산복을 입고 오는 사람도 많았어요.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강점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스타일링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52살이라는 나이였지만 창업을 결심했고, 2016년 ‘스토리 앤 스타일’을 세웠습니다.

출처: 스토리 앤 스타일 제공
‘스토리 앤 스타일’ 김선우 대표.
출처: 스토리 앤 스타일 제공
김 대표는 한국인의 외모 특징에 맞는 퍼스널 컬러 진단법인 ‘퍼스널 컬러진단 7WAYS’를 개발하기도 했다.

-퍼스널 컬러 진단 방법이 궁금합니다.


“보통 퍼스널 컬러는 피부 색, 눈동자 색, 머리카락 색 등을 기준으로 크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인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봄, 가을 유형은 웜(warm) 톤으로, 여름과 겨울 유형은 쿨(cool) 톤으로 분류해요. 그런데 사계절 분류는 서양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좀 더 적합한 진단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눈동자, 헤어 색 등의 편차 범위가 좁습니다. 대부분 검은색 모발과 노란 피부를 가지고 있죠. 한국인의 외모 특징에 맞는 퍼스널 컬러 진단법인 ‘퍼스널 컬러진단 7WAYS’를 개발했습니다. 12가지 색상 계열로 구분한 색상환에서 명도와 채도를 기준으로 7가지 유형을 나눴습니다. 비비드, 라이트, 딥, 파스텔 뮤트, 스모키, 다크 유형이 있습니다. 비비드의 경우 고명도, 고채도로 가볍고 밝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사람이 해당합니다. 반대로 저명도, 저채도는 다크 유형으로 원칙과 규칙을 지켜야 하는 환경에 익숙한 사람이 해당합니다.

출처: 스토리 앤 스타일 제공
김 대표는 단점을 보완하는 데에 집중하기 보단 개인이 가진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스타일링을 제안한다고 했다.
출처: 스토리 앤 스타일 제공
퍼스널 컬러 진단을 위한 드레이프.

퍼스널 컬러 진단은 90~120분 정도 걸립니다. 먼저 20분 정도 인터뷰를 하면서 고객과 이야기를 합니다. 얼굴형, 머리형, 피부와 모발의 질감, 얼굴 윤곽, 목소리, 표정, 자세, 반응 속도 등 외적인 특징을 파악합니다. 또 나이, 하는 일, 일하면서 어떤 사람을 주로 만나는지 등을 물어봅니다. 이후 '7WAYS 컬러 분류로 퍼스널 컬러 진단을 합니다. 드레이프(drape·늘어뜨린 천)를 이용해 저채도, 고채도 그룹으로 나눠요. 드레이프를 얼굴 밑에 대었을 때 얼굴이 더 환해지고, 또렷해 보이는 명도와 채도 레벨을 찾는 거죠. 이 과정에서 본인의 매력을 가장 잘 살려주는 색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후 스타일 컨설팅을 합니다. 단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하는 것보다 그 사람만의 강점을 찾아내고 강화하는 스타일링에 집중하고 있어요. 퍼스널 컬러 진단뿐 아니라 대인관계 유형 진단, 흥미 적성 진단, 인터뷰 진단 등으로 컨설팅하기도 합니다. 또 가르마 등 헤어 라인이나 눈썹 형태나 길이 등을 보정해주고, 스타일링을 어려워하는 고객이라면 함께 쇼핑을 가서 옷이나 아이템 등을 추천해주기도 합니다.”

출처: 스토리 앤 스타일 제공
컨설팅 이후 ‘세상이 저에게 너무 친절해졌다’는 고객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현재까지 김 대표에게 스타일 컨설팅을 받고 자신만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해 간 사람은 5000명 정도다. 취준생뿐 아니라 대인관계에 고민이 있거나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고 한다. SK그룹 법무팀, LG 유플러스 등 기업에서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20~40대 여성 고객이 주로 찾아요. 텔러, 영업사원, CEO 등 다양한 사람이 여러가지 이유로 옵니다. 한 30대 여성 고객은 오랜 시간 연애를 못하고 있는데, 자신의 스타일이 별로라서 그런 것 같다면서 찾아오기도 했어요. 고객을 만날 때마다 개인이 가진 장점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신의 강점을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요. 여러 검사와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좀 더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나요.


“IT 회사에 근무하는 40대 여성 고객이 기억에 남아요. 공대를 나와 기술 관련 업무일을 하면서 항상 여자보다 남자가 훨씬 많은 곳에서 지내왔다고 했어요. 메이크업이나 스타일링에 익숙하지 않았죠. 자신을 꾸미는 것에서 점점 멀어지자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서 찾아왔다고 했습니다. 고객에게 어울리는 퍼스널 컬러를 알려줬고, 더 프로페셔널하게 보이도록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는 걸 추천했어요. 컨설팅 이후 ‘세상이 저에게 너무 친절해졌다’면서 정말 좋아했어요. 그 모습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고 눈물을 흘린 남성 고객도 있어요. 번역 일을 하는데 매사에 진중해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항상 부담감을 느꼈다고 했어요. 진단 결과에 맞게 옷과 헤어 컬러를 더 밝게 바꿔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후 안경테를 바꾸고, 검은색, 회색 등 무채색으로만 가득 차 있던 옷장에 밝은 색 옷을 채워 넣었다고 했어요. 사람들에게 ‘밝아졌다’ ‘더 건강해 보인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변화의 용기를 얻었고, 완벽해지려고 애쓰던 중압감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누군가의 인생을 더 즐겁게 바꾸는 역할을 한다고 느껴질 때 정말 뿌듯합니다.”


-비용이 궁금합니다.


“퍼스널 컬러를 찾아주고, 스타일 컨설팅을 하는 데에 1인 기준 9만원입니다. 보통 한 달에 80여명 정도 찾아와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모델과 함께 하는 워킹 클래스, 메이크업 전문가와 함께 하는 토크쇼 등을 계획하고 있어요. 개인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한 스타일링보다는 강점을 발굴하고 강화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단순한 스타일링에 그치는 게 아닌 고객의 고유한 장점을 찾아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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