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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애인과 호텔갔던 공무원이 월요일에 분노한 이유

조회수 2020. 12. 3.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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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KK, 라떼이즈홀스.. 당신은 어떤 꼰대입니까
2030 공무원 “별걸 다 시키는 ‘갑질오너형’ 직장상사 제일 싫어”
시니어 공무원, 꼰대라고? 아니 우리도 90년생 눈치본다
‘90년생 공무원이 왔다’ 행정안전부 공직사회 소통책자 발간
출처: tv조선 ‘미스터트롯’ 캡쳐
트로트 가수 영탁이 '꼰대라떼'를 부르고 있다.

“내가 시키면 시키는 것만 해요. 왜 토를 달고 그래?” “과장님 말씀대로 검토해 봤는데, 이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 생각에는…” “전 사무관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야. 윗사람이 시키면 일단 해봐요. 되고 안 되고는 내가 판단할 테니까.”


“박 주무관, 알고 보니 금수저였어. 주말마다 카페에, 호텔에 어딜 그렇게 다니는 거야? 우리한테는 남자친구 없다더니, 아니지?” 박 주무관은 마지못해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속은 부글부글 폭발 직전이었다. ‘페이스북에서 내일부터는 인스타그램으로 갈아타야지.’


“나 때는 말이야. 중요한 업무가 있으면 일주일 내내 집에도못 들어가고 사무실 라꾸라꾸에서 자고 일어났어. 밥 먹으러 나갈 시간도 아까워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일했는데… 요즘 공무원들은 통 참을성도 없고 희생정신도 없어서 문제야 문제.”

출처: '90년생 공무원이 왔다' 책자
‘라떼는 말이야' 유형의 꼰대 일러스트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나 현재 재직중인 주니어 공무원의 경험을 재구성한 것으로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90년생 공무원이 왔다’에 실린 내용이다.


이 책은 공무원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는 3006명의 공무원을 1960~1970년대생 시니어 공무원(1196명)과 1980~2000년대생 주니어 공무원(1810명)으로 나눠 설문을 실시했다. 그리고 설문 결과와 실제 1990년대생 공무원 12명의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해 공직사회의 모습을 솔직하게 담았다. 


◇우리 회사에 꼰대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VS. 스스로 꼰대라고 생각하십니까?

출처: '90년생 공무원이 왔다' 책자
주니어 공무원(1980~2000년대 출생) 1810명 응답

1980년대 이후에 출생한 주니어 공무원의 89.2%는 경직된 사고와 권위적 태도를 보이는 상관이나 어른을 지칭하는 이른바 '꼰대'가 직장 내에 있다고 답했다. 


반면 1970년대 이전에 태어난 시니어 공무원 중 단 14.4%만이 스스로 꼰대라고 인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이다’이란 답변은 44.5%로 가장 다수를 차지 했고 ‘그렇지 않다’가 25.9%로 뒤를 이었다. 

출처: '90년생 공무원이 왔다' 책자
시니어 공무원(1960~1970년대 출생) 1196명 응답

주니어 공무원 중 10명은 8명은 회사에 꼰대가 있다고 하는데 시니어 공무원 중 다수는 자신이 꼰대라고 인정하지 않았다. 공적사회를 함께 하고 있는 주니어 공무원과 시니어 공무원의 세대차이가 명백히 보인다. 


90년대생 공무원이 겪은 꼰대 유형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꼰대 유형은 과거 경험만 중시하고 세대별 차이를 무시하는 ‘라떼는 말이야형’이 50.7%로 가장 많았다. SSKK(시키면 시키는 대로, 까라면 까라는 대로)’의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군대조교형’(23.9%)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호구 조사하듯 사생활을 캐물음 동네 반장형’(10%), ‘본업과 무관한 개인적 심부름을 시키는 스타일 갑질 오너형’(9.3%),’ 옷차림, 화장 등 상대방의 외모에 시시콜콜 간섭 사감 선생형’(4.2%) 등 다양한 유형의 꼰대들이 있었다.

출처: '90년생 공무원이 왔다' 책자
주니어 공무원(1980~2000년대 출생) 1810명 응답

주니어 공무원이 꼽은 가장 싫은 꼰대 유형은 본업과 무관한 개인적 심부름을 시키는 ‘갑질오너형’(32.0%)이었다. 이들은 꼰대 상사를 대처하기 위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28.3%)’,’일적으로 부딪히고, 개인적인 친분을 쌓지 않는다(24.5%)’고 말했다.


시니어 공무원이 말하는 90년대생 직원과의 어려움도 있다. 이들은 꼰대로 보이고 싶지 않아 90년대생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출처: 자이언트 펭TV 유튜브 캡처
펭수 “눈치 챙겨”

“요즘 젊은 공무원들이 선배들의 피드백을 아주 민감하게 받아 들인다는 이야기가 있어 괜히 말했다가 꼰대라는 선입견만 심어 주는 것은 아닌지 고민스럽다.”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으니까 모르거나 부족한 건 가르쳐줄 수 있다. 그런데 ‘어차피 결재자는 팀장님이니까, 대충 해가도 알아서 고쳐 주겠지’ 하는 태도가 보여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한 것 같아서 괜히 더 윽박지르게 된다.” 

출처: '90년생 공무원이 왔다' 책자
시니어 공무원(1960~1970년대 출생) 1196명 응답

시니어 공무원은 주니어 공무원과 일하는 데 어려운 점으로 ‘동료애나 고통 분담 없이 나만 생각하는 개인주의’(6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런 일은 내가 할 일이 아니지”라는 태도’(41.4%), ‘팀워크가 부족해 협업이 힘듦’(20.4%) 답변이 뒤를 이었다. 시니어 공무원의 상위 답변들은 하나같이 팀으로 일하는 것이 주된 공직사회에서 ‘나 자신’이 중요한 주니어 공무원과 함께 일하며 느끼는 고충이었다.


◇철밥통도 옛말, 임용 1년도 지나지않아 퇴사

출처: 햄찌놀이터 유튜브 캡처
공무원 퇴사 vlog 햄찌놀이터

흔히 공무원은 철밥통이라 불리며 많은 이들의 꿈의 직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공무원에 임용 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그만두는 경우가 1769명에 달했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 공무원연금공단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재직 기간 '5년 미만'의 주니어 공무원 퇴직자 수는 2019년 6664명으로 2018년 퇴사자 5670명과 비교해 볼 때 17.5%, 994명 증가했다. 경력 3~4년의 공무원 퇴직자 수는 2048명으로 가장 많았다. 미래 공직사회를 이끌 젊은 공무원들이 해마다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고 있는 것이다.


요즘 세대 공무원은 공직 사회의 큰 문제 중 하나로 ‘소통 부재’를 꼽았다. 반면 공직 선배인 시니어 공무원은 젊은 공무원들이 조직을 위해 희생할 줄 모르는 ‘이기주의자’ 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은 이 둘의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양측의 ‘신뢰 부족’이라고 설명한다. 

출처: 행정안전부 제공
'90년생 공무원이 왔다' 표지

이 책을 배포한 ‘정부혁신 어벤져스’팀은 공직사회에서 함께 일하는 여러 세대 간의 간극을 줄이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이 책자를 발간했다. 책에는 시니어공무원을 위한 ‘꼰대 자가 테스트’와 함께 주니어 공무원을 위한 공직 선배의 꼰대질에 대한 이유가 함께 실려있다.

공직사회 세대 간 소통에 관심이 있는 국민들은 행정안전부 누리집을 통해 ‘90년생 공무원이 왔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 책자는 대형서점 e-book 등 다양한 형태와 방법을 통해서도 무료 다운로드 가능하다. 


글 jobsN 이실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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