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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네티즌을 혼돈에 빠뜨린 드레스 사진의 진실

조회수 2021. 01. 07. 07: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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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레스가 무슨 색으로 보이시나요?

전세계 네티즌들을 혼란에 빠뜨렸던 드레스 사진입니다. 여러분은 아래 사진에 있는 드레스가 무슨 색으로 보이시나요?

‘파랑-검정’일까, ‘화이트-골드’일까?


처음 이 사진을 봤을 때 제 눈에는 드레스 색깔이 ‘화이트-골드’로 보였습니다. 그러다 다시 제 예술적 지식 기반의 추론에 근거하여 ‘파랑-검정’이 맞겠다고 예상했죠. 어쨌든 중요한 건 이 사진 속 드레스가 ‘화이트-골드’로 보일 수도, ‘파랑-검정’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네티즌들이 갑론을박 하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거죠.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여러분이 보고 있는 모니터나 눈은 잘못된 게 아닙니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사실 인간의 눈이란 게 제법 믿을 만한 게 못 됩니다. 위에 보여 드린 사진 속 드레스의 파란색 부분이 흰색으로 보이는 분들도 있었고 거꾸로 흰색이 파란색처럼 보일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저 검정색 부분입니다. 어떻게 저 금색 부분을 검은색이라고 하는지 황당해 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같은 사진인데 어떻게 사람마다 다른 색으로 보일 수 있는 걸까요? 이 사진의 원본을 찾아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해 보았습니다.




완벽한 ‘파랑-검정’이 '화이트-골드'로 보이는 이유는?

논란이 된 사진의 원본 이미지입니다. 보시다시피 완벽한 ‘파랑-검정’ 드레스죠. 이 사진의 조명은 흰색입니다만 사실상 전방향에서 비추는 것이라 물체의 오리지날 색이 가장 잘 보일 수 있는 라이트 스테이지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논란이 된 사진의 조명은 그렇지 않았죠. 전방향이기보다는 한쪽에서 노란 조명이 매우 강하게 비추는 환경이었습니다. 일단 포토샵을 통해 임의적으로 그 조명 환경을 구성해 보았습니다.


일단은 원본 드레스에 일반 조명을 매우 강하게 비춘다면 대충 이렇게 되겠지요. 그리고 이 조명색을 노란색 계열로 바꿔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노란 조명을 덮는 방식의 Add가 아닌 합산 방식으로 Overlay나 lighten을 적용해 봤습니다.

이렇게 보입니다. 파란 옷 부분은 얼추 비슷한데 검은 부분이 갈색 혹은 금색과 비슷한 계열이 되었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제 추론은 이렇습니다.


1-1. 검은색이라면 후에 보정을 가하더라도, 즉 채도(Saturation)나 컬러슬라이드 등을 조절하더라도 애초에 검은색은 무채색이기 때문에 다른 색으로 될 수는 없다. 그저 밝기 조절만 가능할 뿐.


1-2. 검은색이 강한 조명을 받아 일단 회색 계열로 변했다면 이후 주황 계열 조명을 비추었을 때 그 회색+노랑 빛이 금색처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반대로도 추론해 보았습니다

.


2. 원래 검은 부분이 금색이었다면 강한 조명을 받았을 때 흰색에 가까운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왜냐면 노란 계열은 그 명도(Luminosity)가 매우 높은 축에 속하기 때문에 약한 조명에도 엄청 밝게 변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노랗다 못해 하얗게 타 보인다는 게 맞을 겁니다. 논란이 된 사진에서 금색으로 보이는 부분은 조명을 감안하더라도 원래 뭔가 어두운 색이었음은 확실하다는 거죠. 반대로 금색을 정말 어둡게 하려면 어두운 밤과 같은 조명을 비춰야 됩니다. 낮에 밝은 빛 아래 둔 노란 우비가 밤중에 어떻게 보이는지를 생각해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검은색의 명도는 노란 계열과 반대로 매우 낮습니다. 아주 강한 조명을 비추더라도 겨우 회색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죠. 게다가 그 회색에 노란색 조명이 더해진다면? 황토색이나 낮은 금색 비슷한 게 되겠지요.


이제 ‘파랑-검정’인 드레스가 왜 ‘화이트-골드’로 보이게 되는지 조금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파란색 부분은 검은색보다는 명도가 높은 위치인데 노란 조명이 가해지니 좀더 밝은 파란색이 되겠지요.




우리의 뇌가 눈을 속이고 있다?


여기서 잠깐, 제가 보정해서 올린 ‘파란 부분’을 다시 한번 보시죠. 파란색으로 보이시나요? 아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사실 저건 회색입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걸까요? 바로 우리의 뇌가 파란색이라고 고집을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드레스가 파란색이란 걸 알고 있으니 계속 파랗게 보이게끔 되는 겁니다. 노랑 조명이 가해져 분명히 회색으로 바뀐 상태임에도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는 거죠. 이것을 색의 `항상성`이라고 합니다. 조명 및 관측 조건이 다르더라도 물체의 색이 변화되어 보이지 않고 항상 동일한 색으로 지각하려 드는 성질이죠. 다음 사진으로 아주 쉽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빨간 사과의 반쪽에 주황색 조명을 비추었습니다. 분명히 다른 색으로 변했지만 우리 눈에는 여전히 둘 다 빨갛습니다. 다른 예시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아주 유명한 아델슨의 착시 그림입니다.

짙은 회색으로 보이는 A와 흰색에 가깝게 보이는 B가 있습니다. 옆에 원통에 의해 그림자가 덮어졌음에도 B는 A보다 분명히 밝아 보입니다. 하지만 진짜 그럴까요?

A와 동일한 색의 막대를 사진과 같이 세워 둘의 색깔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앗 같지 않습니까? A와 B가 같은 색이라니, 이게 대체 어찌된 걸까요? 절대 B부분에 다른 보정을 가한 게 아닙니다. 의심이 간다면 두 사진을 가져다 색을 추출해 보면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이해가 안 되신다면 조금 더 간단한 걸 살펴 보겠습니다.

짙은 회색과 흰색의 체크 무늬입니다. 그리고 중앙에 어두운 그림자를 입혔죠. 정중앙의 어두워진 흰색과 제일 바깥에 있는 회색을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중앙에 있는 흰색이 더 밝아 보이시나요?

바깥의 회색의 네모를 끌어다 어두워진 흰색 옆에 두었습니다. 어떻습니까? 같지않습니까? 원래 둘은 같은 색이었습니다. 중앙의 흰색이 주위에 있는 검은색들과 대비되어 실제보다 훨씬 밝게 보였을 뿐이죠. 그리고 반대로 바깥쪽 회색 네모는 주위의 흰색 때문에 더 어둡게 보였던 겁니다.




우리 눈은 생각보다 믿을 게 못 됩니다


자 마지막으로 아주 흥미로운 예시를 하나 더 보여 드리겠습니다.

위 큐브의 체크 무늬 색을 눈여겨 봐 주세요.

노란 색 조명을 씌워 봤습니다. 여전히 빨간색은 빨갛게 보이고 파란색은 파랗게 보입니다.

그런데 색을 추출해 보니 빨간 부분은 주황색이었고 파란 부분은 회색에 초록 빛이 섞인 색입니다. 확실하게 따로 분리해 볼까요?

이제야 제 색깔을 찾았군요. 분명히 빨간색과 파란색이었는데! 싶으신가요? 괜찮습니다. 여러분 모니터가 이상한 것도 정신이 이상해진 것도 아니니까요. 그냥 우리의 안구와 뇌가 서로 고집을 피워서 그렇습니다.


그럼 이번엔 파란조명을 입혀 보겠습니다.

이제 이해가 되시겠습니까? 우리 눈이 이처럼 믿을 게 못 됩니다. 실제로 이 색에 대한 항상성 때문에 미술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토로하지요. 인류의 안구가 진화하지 않는 이상 언제라도 이렇게 우릴 엿먹이겠죠.


정리하겠습니다. 논란이 된 사진 속 드레스의 검은색이 금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사진 속 검은색은 노란 조명에 의해 약한 노란 빛을 띠는 회색으로 변했고 이 색은 옆에 끼인 파란색에 의해 더욱 금색 빛을 띄게 된 겁니다.


by 포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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