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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 미술작품이 있는 이유?

조회수 2021. 01. 20.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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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면 후회할 지하철 전시 리뷰!

여러분은 우리나라 ‘지하철역’하면 어떤 색이 떠오르시나요?


사방이 콘크리트 벽면이니 ‘회색’이 생각날 수도 있고 유리와 타일에 비친 형광등을 보면 차가운 ‘흰색’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 대부분 차갑고 삭막한 느낌의 색을 연상하실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해외의 지하철역은 어떤 모습일까요?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롬의 지하철역은 ‘가장 긴 예술 전시장’이라고도 불립니다. 백여 개의 역이 모두 각각 다른 테마와 색으로 꾸며져 있기 때문인데요

왕립 공과대학 역은 복잡한 생각들이 엉켜있는 뇌 구조 같은 벽면에 과학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들이 즐비합니다

이 역에서는 지하라는 사실을 잊을 만큼 강렬한 노을을 밤낮으로 경험할 수 있죠!
그래피티의 탄생지, 뉴욕! 이곳의 지하철역 안에서도 예술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예술이 대중과 더 쉽고 가까워야 한다고 말했던 ‘키스 해링’!

그도 뉴욕 지하철 광고판 위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 이후로도 이곳은 수많은 예술가의 손길을 거치며 예술 작품의 통로로 거듭났죠

역의 벽면을 수놓은 각양각색의 모자이크화부터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귀여운 조각상들까지! 역 곳곳에서 뉴욕 시민들의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하철역을 예술의 장으로 활용하는 곳이 우리나라에도 있다는 거, 여러분들은 알고 계셨나요? ‘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가 바로 그곳인데요
북한산 밑자락 우이동부터 동대문구의 신설동까지 이어지는 우이신설선! 이 연두색 선 위 열세 개의 역들에서는 조금 특별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 역들 안에는 광고가 붙어있어야 할 자리에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덕분에 이 우이신설선을 타는 승객들은 지하 공간의 침침한 회색 벽면 대신 각양각색을 자랑하는 예술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역마다 각각 다른 주제로 전시가 펼쳐진다는 점도 흥미로웠는데요. 그 중 규모가 가장 큰 메인 전시는 신설동 – 보문 – 성신여대입구역! 세 개의 역에 걸쳐 삼부작으로 이루어지는 주제전입니다
2020년 하반기의 테마는 ‘시간여행자’라고 하는데요. 2020년은 공상과학 장르에서 ‘미래’를 상징하는 해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때 당시에 상상했던 것들이 놀랍게도 현실과 맞아떨어지는 한편, 전혀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죠

하지만 과거엔 그저 꿈에 지나지 않던 우주여행도 결국에는 해내고 마는 걸 보면 인간에게는 위기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이 있습니다

‘시간여행자’ 전시의 작품들은 그런 인류의 도전정신과 희망을 담았다고 하는데요! 주제전시가 시작되는 곳은 신설동역입니다
이곳에서는 ‘우주 탐험’을 소재로 한 설치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개찰구 앞에서 지구를 뒤로한 채 우주복을 입고 출발하면 태양계를 지나 점점 더 깊은 우주로 걸어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우주를 산책하다 보면 행성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50년대 흑백 사진에 우주 이미지를 콜라주해 과거-현재-미래의 경계를 초월한 이 이미지들은 정규혁 디자이너의 작품입니다
두 번째 역, 보문역에서는 일상 속에 한층 더 녹아있는 우주를 표현하고 있는데요.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빈티지 감성의 우주여행 포스터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우주정거장으로 내려가고 있는 듯한 설렘마저 들죠

이곳에는 처음으로 한국에 작품을 전시한 영국 출신의 예술가 사라 샤킬의 작품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들은 지루하게 보일 수 있는 일상의 이미지에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요소들을 결합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작품을 보고 있으면 순식간의 동화 속 세상에 들어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죠
주제전의 마지막 역, 성신여대입구역은 모험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요. 이탈리아 디자인 그룹 카로노브스키의 작품 세계로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빛의 3원색인 빨강-초록-파랑을 활용해 표현한 이 작품들은
대항해시대의 판화들을 모티프로 삼았다고 해요. 대항해시대에는 대상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작가가 모험을 다녀온 탐험가의 기억을 전해 듣고 상상력을 더해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그러니 사실과 상상이 뒤섞인 독특한 이미지들이 많이 탄생했던 거죠. 카로노브스키는 그 이미지들이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인간적이라고 생각해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여기 그림들과 함께 비치된 QR 코드의 정체가 궁금하실 텐데요. 이 QR 코드로 접속하면 이렇게 색상 필터가 나옵니다. 필터에 따라 숨어있던 그림들이 더 선명해지면서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죠
‘시간여행자’ 주제전 외에도 눈여겨볼 만한 전시는 많습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게르만스 에르미치는 이번 특별 전시를 위해 직접 서울의 지하철역을 방문했다고 하는데요

편리하고 깔끔하지만 모두가 똑같은 곳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요. 그래서 공간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자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파도에서 영감을 받은 ‘너울’은 반투명한 아크릴판을 물결 모양으로 변형을 준 작품이죠. 작품이 설치된 에스컬레이터를 따라 이동하면 노을 질 무렵, 파도가 밀려오고 나가는 듯한 빛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우이신설선 곳곳에는 열일곱 명의 예술가들과 함께한 이백팔십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승객을 위한 승강장에서 예술 플랫폼으로 다시 태어난 우이신설 문화예술철도!

평소엔 전역에서 출발한 지하철을 잡으려고 발걸음을 빨리했더라면 오늘만큼은 느긋하게 예술이 안내하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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