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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공무원과 27년 은행원이 하게 된 뜻밖의 부업

조회수 2021. 02. 09. 15: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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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이자 인턴
4050의 새 도전

"은퇴 후 제가 보유한 경험과 기술이 쓸모 없이 버려져야 한다는 게 너무 안타깝고 공적인 손실이라 생각되어 재활용할 계기를 찾고 있습니다.”


영화 ‘인턴’에서 70세 인턴을 연기한 배우 로버트 드니로는 30대 CEO인 앤 헤서웨이에서 열정을 수혈받으며, 동시에 삶의 지혜를 공유했다. 직급과 나이는 비례한다는 편견을 뒤집고, 일과 삶의 의미를 상기시켜주는 영화의 메시지에 많은 이들이 감격했다.

출처: 디캠프
멘턴살롱 1기 참가자들


영화에서나 가능한 줄 알았던 로버트 드니로 같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삼성멀티캠퍼스와 운영하는 '40플러스 청년을 위한 멘턴살롱' 현장을 다녀왔다.


‘멘턴’이란 멘토와 인턴을 합친 말이다.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에 막 뛰어든 초심자이면서, 젊은 선배들에게 자신의 직무 경력을 공유해주는 사람들이다.


멘턴살롱은 중년을 위한 스타트업 커리어 연계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중년들이 스타트업에서 멘턴으로 새출발할 수 있도록 각종 교육을 해주고, 스타트업계 재취업도 도와준다.


지난해 하반기 진행된 1기 멘턴살롱에선 금융권, 대기업, 공공기관,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평균 26년 경력을 쌓은 14명이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홈페이지(http://bit.ly/3tAKGNo)에서 2기 모집을 진행중이다.



◇ 인생 2막을 위한 여정의 시작

출처: 디캠프
멘턴살롱 1기 멘턴들의 이름표


“더 늦으면 더 힘들어질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멘턴살롱 1기 14인은 처음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모였다. 두 달 간 1대 1 커리어 컨설팅, 중장년 커리어 트렌드, 스타트업 이해, 자기소개PR 영상/포트폴리오 만들기 등 총 6개의 세션의 교육을 받았다.


새로운 세상의 문법을 단기간에 체화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변화무쌍한 스타트업 생태계에 적응하려면 오랜 기간 굳어진 업무 습관을 버리는 결단까지 필요했다. 그들은 왜 수고로움을 감수했을까.

출처: 디캠프
열심히 강의에 집중하고 있는 멘턴들


"기존 기득권을 포기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변화 없이 타성에 젖은 모습을 좋아해줄 사람도 없습니다.” 대기업 제조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고 5개월 만에 방사선 취급 관리자 자격을 취득 후 스타트업에서 기술 고문 역할을 수행 중인 A 멘턴. 그는 젊은 스타트업 임직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연장자인 그가 변화하는 것을 택했다. 보수적인 대형 조직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다.


18년 6개월 간 교편을 잡다가 21년 6개월 간 교육공무원 생활을 한 B 멘턴은 베테랑 교육전문가다. 그는 자신의 전문분야인 진로교육이 스타트업의 성장 촉진제가 될 거라 생각해 멘턴살롱의 문을 두드렸다. “세상의 빠른 변화에 맞춰 스스로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우는 게 중요한 세상입니다. 이런 일을 수행하는 곳이 스타트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스타트업의 성공을 돕기 위해 제가 가진 역량과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경력과 배경에 따라 지원동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도전정신과, 스타트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싶다는 다짐이다. 29년간 금융권에 종사했던 C 멘턴은 “인생 1막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생존과 성장을 지원함으로써 인생 2막을 의미있게 보내려 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 처음 만든 PR영상, 낯설지만 유익해요

출처: 디캠프
멘턴살롱에서 제작된 멘턴들의 자기PR 영상


"나를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는 걸 느꼈고, 그것에 대해 지적까지 당하니 어렵기도 했지만, 재밌었습니다."


1기 멘턴들은 마지막 세션인 ‘자기 소개 PR영상/포트폴리오 만들기’ 프로그램이 인상깊었다고 입을 모았다. 커리어 컨설팅을 통해 내 상품성을 진단해 보고, PR영상과 포트폴리오도 제작해 보는 시간이었다. 한 멘턴은 "PR 영상 제작이 신기했으며, 처음으로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작성해봐서 좋았다"고 했다.


스타트업 대표와의 만남, 스타트업에 먼저 진출한 멘턴의 강의는 내 강점을 찾아 보는 기회가 됐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자신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교육을 통해 멘턴들은 스타트업을 ‘미지의 세계’가 아니라 ‘미래의 일터’로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출처: 디캠프
멘턴살롱에서는 스타트업 대표와의 만남, 스타트업 사무실 탐방 등 스타트업 전반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멘턴 취지에 맞게 거꾸로 스타트업들에게 경험을 공유해 주는 기회도 가졌다. 교육계 종사자였던 B멘턴은 공교육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스타트업에 자문을 했으며, 은행에서 27년 일한 D멘턴은 핀테크 스타트업과 전 직장 담당부서를 연결해줬다. 디캠프 관계자는 "멘턴과 스타트업 간 단순한 물리적 화합이 아닌 화학적 화합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UX/UI 컨설팅 등의 분야에서 14년간 몸 담았던 E 멘턴은 스타트업과 3회 이상의 미팅을 거치며 보고 느낀 점을 긴 글로 기록하고 있다. 그는 “스타트업 CPO(최고제품책임자)로 일할 경우, 어떤 지점을 보완하면 서비스가 고도화될 지 파악하는 안목이 생겼다”며 “자신의 아이디어에 함몰돼 객관적인 평가 받는 걸 소홀히 하기 쉬운 스타트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고인물'인줄 알았던 내가 달라졌어요.

출처: 디캠프
밝은 표정의 멘턴들


멘턴살롱은 멘턴들의 삶에 유의미한 변화를 줬다. 스타트업 취업에 성공한 멘턴도 있고, 사고방식 부터 옷차림,  심지어 좋아하는 음식도 바뀐 경우가 있다.


한 멘턴의 말이다. “개인적인 이유로 해외생활을 하느라 하던 일을 관뒀습니다. 귀국하고 돌아와선 바로 취업할 줄 알았는데 연결이 잘 안되더군요. 10년 이상의 경력 중단 후 남편의 제안으로 멘턴살롱을 거쳐, 현재 한 스타트업의 재무 부문 파트타이머로 취업했습니다. 일을 다시 하게 되어서 너무 좋고 유연한 젊은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현재 총 세 군데의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소비재를 다루는 대기업에서 오래 일한 경험을 살려 리테일 시장에 진출하는 상품의 사업 전략이나 업무 스킬셋을 제안하는 역할을 주로 합니다. 큰 기업은 장기계획을 갖고 업무를 하는 특성이 있는 반면, 스타트업은 결정이 빠르고 그것을 실행하는 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이런 생태계에 소속돼, 젊은 동료와 함께하는 것 만으로도 인생의 큰 의미를 얻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이나 취업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더라도 삶의 전환점을 찾는다는 측면에서 멘턴살롱은 가치 있습니다. 이미 친한 선배에게 참가를 권했습니다.”

출처: 디캠프
1기 참가자들은 멘턴살롱 후 긍정적인 삶의변화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멘턴살롱 이전엔 직장인 특유의 무기력함을 안고 살았습니다. 출퇴근을 반복하는 삶에 젖어 주도적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 데 소극적이었죠. 젊은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이들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잘 되게 돕는 것도 의미 있겠다 싶고요. 현재 제 또래 친구들은 마지막 승진을 앞둔 단계인데요. 뛰어난 학식과 경험을 어떻게 활용하고 표현해야 할 지 잘 모릅니다. 친구들에게 ‘이런 세상이 존재하니, 삶의 활력도 얻고 내게 어떤 기회가 있는지 모색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스타트업에서 당장 커리어 쌓기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시간을 좀더 두기로 했습니다. 나와 맞는 스타트업을 찾아가는 모색과 탐색 과정이 필요하다고 느꼈거든요. 40대란 참 어정쩡한 나이입니다. 특정 분야에선 노련하나, 그만큼 새로운 시작은 큰 위험 감수를 필요로 하죠. 하지만 끊임없이 변화와 기회를 모색하는 게 100새 시대 경제인의 숙명이 아닐까요?. 힘내죠 40대!”

출처: 디캠프
멘턴살롱 2기 모집


◇3월 5일까지 2기 모집, 5월까지 프로그램 진행


멘턴살롱은 1기 성공을 발판으로 2기 20명을 홈페이지(http://bit.ly/3tAKGNo)에서 모집하고 있다.

3월 5일까지 지원을 받아 서류 심사와 인터뷰를 통해 최종 선발한다. 퇴직을 준비하는 40대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항 수 있다.


디캠프 관계자는 "프로그램은 3월 16일부터 5월 11일까지 총 30시간 진행한다"며 "맞춤형 컨설팅, 스타트업 이해, 온오프라인 네트워킹 연계 등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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