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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판 n번방 '고어전문방'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나

조회수 2021. 02. 19.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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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고양이 한 마리가 화살에 맞은 채 논두렁에 처박혀, 사진을 찍는 사람을 바라보며 무어라 소리를 지르는 사진이었다. 사진을 올린 이는 말한다.

“얘 사실 너무 멀리서 쏴서 빗나갔는데 운 좋게 척추 맞아서 하반신 마비로 잡았었어요. (…) 이번 년도도 가고 싶은데 돈도 없고 덫이나 놔야겠어요.”

그는 ‘고어전문방’(이하 고어방)이라는 카카오 오픈 채팅방에서 ‘쩜’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유저다. 해당 카톡방에서는 그의 고양이 사냥 외에도 수많은 동물학대가 공유되었다. 

고어방 카톡 유저들은 공통적으로 약자의 고통과 죽음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염소 참수를 해봤다, 토끼나 작은 동물이라도 수렵해보고 싶다, 드릴로 사람 손등이나 발등 관통해보고 싶다…. 

얘 사실 너무 멀리서 쏴서 빗나갔는데
운 좋게 척추 맞아서 하반신 마비로 잡았었어요.

고어방은 미성년자부터 30대에 이르기까지 구성원이 다양하며, 동물 신체 부위를 자르는 방법이나 경험담을 공유하는 동물학대 행위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화 참여자들에게 자해 행위까지 권유한다. 

염소 머리 사진과 흉기 사진들을 공유하며 사탄 숭배 발언을 주고받고, 여성 강간에 대한 욕구 표출을 하기도 한다. 갈수록 그 폭력성과 범죄 수위는 심해지고 있다.

폭력의 대상, 동물부터 사람까지

동물학대는 최근 들어 그 대상이 무차별적이고, 행위가 연쇄적이라는 점에서 특징적이며, 방법도 매우 잔혹해지고 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는 익명성 뒤에 숨어 그 행위를 공유하며 2차 학대까지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이외에도 디시인사이드 등의 커뮤니티에서도 유사한 행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음이 제보되는 중이다.

지난해 우리가 열었던 ‘동물범죄 예방 및 수사 강화 토론회’에는 국내 1호 범죄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동국대 겸임교수가 참석했다. 그는 “연쇄살인을 포함한 강력범죄 범죄자들이 공통적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기 전 동물을 잔혹하게 학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쇄살인범 강호순, 유영철 등이 살인에 앞서 여러 마리의 개를 때리거나 죽인 사실이 면담을 통해 드러났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사실이고, 그 외에도 중대 범죄자들이 과거 동물학대 전력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개 동물학대 사건은 과거 많은 사건들이 증거 불충분으로 내사종결되거나 범인이 검거되어도 미약한 처벌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는 보다 면밀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이 내려질 수 있도록 추가적으로 입수한 자료를 제출하고 고발을 진행한 상태다.

재미로 죽여서는 안 된다

동물에 대한 폭력이 사람에 대한 폭력으로 발전한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앞서 동물을 재미로 죽여서는 안 된다.

고어방의 구성원들은 “절대 우리 못 잡는다.” “텔레그램으로 옮기면 더 열활합시다. 텔레는 진짜 완벽한 익명의 공간이라.” 등의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경찰에서는 사건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집중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국민청원 참여자가 26만 명이 넘어설 정도로 해당 사건에 대한 엄중한 조사와 처벌이 요구되고 있다. 생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죗값은 치르게 될 것이다.


글, 사진제공/ 동물행동권 카라(최민경)

출처: http://www.bigissue2.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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