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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지구와 달, "함께 태양풍 막았다"

조회수 2021. 05. 16. 0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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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과학자

45억년 전, 지구 표면은 뜨겁고 여러 위협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생명체가 지구에 출현하기 훨씬 전, 지구는 모든 걸 태워버릴 듯 더웠습니다. 공기는 유독했습니다. 지금보다 더 젊었던 태양은 플레어와 코로나 물질 분출(coronal mass ejections)이라 불리는 격렬한 방사능 폭발을 일으켰습니다. 그 영향은 지구에 고스란히 전해졌죠. 태양에서 불어오는 하전된 입자 흐름인 태양풍은 지구의 대기를 위협했습니다. 

출처: NASA/JPL/USGS
1990년대 갈릴레오 미션으로부터 얻은 두 개의 이미지를 합성했다. 달과 지구는 오랜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심지어 수십억년 전, 지구와 달은 자기장이 연결돼 있었다.

그런데 NASA가 주도한 '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달의 자기장이 지구의 대기를 유지시켰고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는 환경으로 거듭나는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연구의 주요 저자이자 NASA의 수석과학자인 짐 그린(Jim Green)은 NASA의 성명서에서 "달은 이 기간 동안 대기를 유지하는 지구의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태양풍에 대한 실질적인 방어장벽을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NASA가 달의 남극에서 중요한 샘플을 가지고 돌아오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Artemis program)을 통해 우주 비행사들을 달에 보낼 때 이러한 발견에 대한 추적 연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달의 역사

45억년 전, 지구가 만들어진 지 1억년도 채 되지 않았을 때로 가보겠습니다. 화성 크기 천체인 테이아(Theia)가 원시지구에 충돌하면서 달이 형성됩니다. 충돌로 생긴 잔해들이 합쳐지며 달이 됐고, 나머지 잔해들은 지구로 다시 합쳐졌습니다. 달은 그 자체의 중력을 통해 지구의 자전축을 안정시켜줬습니다. 당시 지구는 훨씬 더 빠르게 돌고 있었고 하루는 고작 5시간이었습니다. 

당시에 지구와 달은 훨씬 가까이 있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달은 서서히 지구로부터 멀어졌습니다. 40억년 전만 해도 달은 현재 위치보다 3배나 더 지구와 가까웠습니다. 또한 달은 어느순간 '조석 고정(tidally locked)' 상태가 됐는데요. 조석 고정이란 어떤 천체가 자신보다 질량이 큰 천체를 공전 및 자전할 때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일치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즉,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한쪽 면만 보인다는 걸 의미합니다.


출처: NASA
지구가 만들어내는 자력선을 보여준다. 달에는 더 이상 자기장이 없다.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지구의 극지방에 아름다운 오로라를 만들어내는 지구의 자기장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지구가 형성될 때 남겨진 열 때문에 여전히 지구 깊은 곳에서는 액체상태의 철과 니켈이 움직이고 있는데요. 여기서 지구 자기장이 형성돼 지구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한 때 달의 핵이 작기 때문에 달에는 오랫동안 지속되는 지구 자기장 같은 것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폴로 탐사선이 달 표면에서 샘플을 가져온 덕분에 과학자들은 달에도 한 때 자기권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지구와 마찬가지로 달이 형성될 때 존재하던 열이 내부 깊은 곳에 철이 흐를 수 있도록 만들었고, 자기장을 형성했습니다. 물론 달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그리 오래 지속되진 못했을 겁니다. 그린은 "이건 마치 케이크를 굽는 것과 같다"며 "오븐에서 꺼내도 여전히 식고 있는 것이며 덩어리가 클수록 열을 식히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합니다.


달의 자기장, 어떻게 방패 역할 했을까
출처: NASA
달이 자기장을 갖게 됐을 때, 그림에서 보여지듯, 태양풍으로부터 보호됐을 것이다

새로운 연구에서는 지구와 달의 자기장이 약 40억년 전 어떻게 거동했는지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는데요. 각각의 궤도에서 자기장의 거동을 관찰하기 위한 컴퓨터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특정 시기에 달의 자기권은 지구-달 시스템에 쏟아지는 가혹한 태양 복사를 막아주는 장벽 역할을 했을 것이란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달과 지구의 자기공간은 연결돼 있었습니다. 지구의 진화를 위해 중요했던 순간, 이렇게 연결된 자기장은 고에너지 태양 입자가 완전히 관통해 지구의 대기를 벗겨낼 수 없도록 지켜줬습니다.


이밖에도 달과 지구 사이에는 대기 교환도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태양의 극자외선은 지구의 최상층 대기권의 전자를 벗겨냈을 겁니다. 이 입자는 하전 돼 달의 자력선을 따라 달로 이동하게 됐다는 해석입니다. 이는 당시에 달에 존재하던 얇은 대기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을지 모릅니다. 달의 암석 표본에서 질소가 발견됐는데요. 질소가 많았던 지구의 대기가 달의 고대 대기와 지각 형성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아이디어를 뒷받침합니다.


출처: NASA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지구와 달은 수십억년 전 연결된 자기장을 가지고 있었다. 덕분에 태양풍으로부터 지구의 대기를 지킬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지구와 달의 자기장이 연결된 상태가 41억년에서 35억년 사이에 지속됐을 것이라고 계산했습니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과학자인 데이비드 드레이퍼(David Draper)는 "달의 자기장 역사를 이해하면 초기 대기권 뿐만 아니라 달의 내부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달의 핵이 어땠었는지, 아마도 역사상 어느 시점에서 액체 금속과 고체 금속의 결합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대해 말해주고, 그것이 달의 내부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퍼즐의 매우 중요한 조각이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달의 내부가 점차 냉각됐고 그렇게 달은 자기권을 잃었고 이내 대기마저 잃었습니다. 달의 자기장은 아마도 32억년 전쯤 상당히 감소했고 약 15억년 전 사라졌을 것이라고 합니다. 자기장이 없으면 태양풍으로부터 대기를 지켜낼 수 없기 때문에 대기 마저 사라지게 된 것이죠. 이는 화성이 대기권을 잃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만약 달이 원시 지구 시절, 해로운 방사능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면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위성에 외계행성 주변에 존재할지 모릅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위성들은 모행성의 대기를 지켜주고 심지어 생명체가 거주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했을 가능성도 제기합니다.


이 모델링 연구는 지구와 달의 고대 역사가 지구의 초창기 대기권을 보존하는데 어떻게 기여했는지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복잡한 과정이기에 알아내긴 어렵지만, 달 표면에서 나온 새로운 샘플은 이 미스터리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 입니다.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이 아이디어를 테스트할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우주비행사들이 지구와 달의 자기장이 가장 강하게 연결됐을 당시의 샘플을 달의 남극에서 회수해오면 되겠죠? 과학자들은 유성과 소행성 충돌로 전달된 물과 같은 휘발성 물질뿐만 아니라 지구 초창기 대기의 화학적 특징을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특히 과학자들은 수 십 억년 동안 태양 빛을 전혀 받지 못한 달의 남극 지역에 관심이 많은데요. 태양 입자들이 휘발성 물질을 벗겨내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질소와 산소는 자력선을 따라 지구에서 달로 이동했고 그 곳에 갇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린은 "이 영구적으로 그늘이 드리워진 지역에서 나온 중요한 샘플들은 우리의 모델에서 사용된 가정을 시험하며 지구의 휘발성 물질의 초기 진화를 풀어내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참고자료##

  • Green, James, et al. "When the Moon had a magnetosphere." Science Advances 6.42 (2020): eabc0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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