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되고 힘들어졌어요" 수십억대 건물이라도 이거 없이는 힘든 이유

조회수 2021. 4. 13. 14: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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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TV 프로그램에 건물주 사연자가 나와 털어놓은 고민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30억 건물의 주인이 되었다는 남성은 당당하게 수익을 고백했는데요. 월세 수익만 약 1,000만 원, 운영 중인 점포의 순수익을 더하면 총 월수입은 2,000만 원을 훌쩍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행복할 것만 같은 그의 고민은 무엇이었을까요?

상대적으로 수익은 큰 편이지만, 건물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생긴 은행 빚과 지인들에게 빌린 돈에 신용대출 이자까지 정리하면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사연자는 빚을 갚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택배 아르바이트까지 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싸늘했죠.

조물주 위에 건물주?

우리에게 익숙한 건물주의 이미지는 매달 월세를 받으며 마사지나 받고 골프나 치러 다니는 ‘갓물주’에 가깝습니다. 일하지 않아도 돈이 쌓이는 불로소득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온 건물주들도, 나름의 어려움이 있는 걸까요?


01-1. 건물주는 영업의 귀재여야 한다?

건물주가 되면 무조건 편하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인식이 많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건물주가 하는 일은 엄밀히 따지면 부동산 임대업이라는 일종의 사업과도 같거든요.


건물이라는 상품을 세입자에게 임대하는 행위 자체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고, 건물주는 판매를 위한 영업을 하게 됩니다. 부동산과 관계를 유지한다던가, 세입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모두 영업의 일부분이죠. 그러니까 회사 일 못지않게 건물 관리에 정성을 쏟아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거예요. 영업사원이자 관리자라는 건물주가 해야 할 일 자세히 살펴볼까요?

01-2. 365일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라

건물에 하자가 생기면 어디로 연락하시나요? 건물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것은 기본적인 건물주의 일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세입자가 사용한 시설물을 보수하는 것은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이겠죠. 건물주들은 세입자들의 편의성을 위해 투자를 하기도 하고, 언제나 최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해요. 내가 소유한 건물에서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건물주 A는 “주말이나 명절에도 건물의 보수에 관련된 연락을 받아봤다. 악질 세입자를 만나 월세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물론 업체를 통해 건물을 관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직접 관리하는 것에 비해 임대 수익은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어요. 

01-3. 세입자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는 꼭 챙긴다.

건물의 안전점검에 대한 관리도 필요합니다. 처음 건물을 지을 때뿐만 아니라 구매한 이후 소유하고 있는 동안은 지속적으로 확인을 해주어야 해요. 전기, 가스, 소방, 엘리베이터 등 꼼꼼한 안전 관리는 필수입니다.

특히 소방안전 관리의 경우 안전 관리자가 반드시 있어야 건물 허가를 받을 수 있어요. 만약 건물주가 소방안전관리자 2급 자격증이 있으면 허가를 받을 수 있는데, 만약 자격증이 없다면 매월 20만 원 정도 지출하며 소방안전관리자를 채용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전기의 누전 체크나 가스 점검, 엘리베이터 점검 등을 위한 안전 관리자 또한 필요한데요. 대부분 업체에 맡길 수 있긴 하지만 항목당 월 5~20만 원 수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해요.

몇몇 세입자들은 '내가 입주한 건물은 그렇게 잘 관리된 것 같지 않은데?'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입주해서 생활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면 건물 관리가 잘되고 있는 거라 볼 수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을 적절히 수행하지 않은 건물주의 건물은 세입자가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어요. 시간이 갈수록 세입자가 빠져나가고 건물주가 가장 두려워한다는 '공실'이 생기게 됩니다.


실제로 건물주들이 가장 많이 토로하는 고충도 건물의 공실률이 낮도록 관리하는 거라고 해요. 공실률이란 비어있는 집이나 사무실의 비율을 뜻합니다. 공실률은 건물 관리뿐만 아니라, 경기나 상권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기도 하는데요. 최근의 동향은 어떨까요?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분기 기준 중대형 상가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각각 12.0%, 6.0%를 기록했다고 해요.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09년부터 분기별로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갱신한 수치라고 합니다.


건물주의 입장에서 공실률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많은 건물주들은 대출을 받아 건물을 짓거나 구매합니다. 당연히 대출이자나 투자 이자가 수익보다 적으면 손해가 나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공실로 인해 장기간 수입이 없거나 수입 없이 세금만 나가서 막대한 손해를 안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손해를 감안하고 건물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을 수도 있고, 제값을 받지 못하고 팔게 될 수도 있어요. 

03-1. 첫인상이 반은 먹고 간다

같은 건물이라도 누가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공실률은 크게 좌우됩니다. 건물주에게는 잘 팔릴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생긴 거죠. 그래서 건물주들은 자신의 건물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여러 노력을 합니다.


가장 첫 번째로는 인테리어 공사를 해서 건물의 가치를 올리는 방법이 있어요. 또한 개그맨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 씨는 매입한 건물마다 스타벅스를 입점시켜서 건물의 가치를 올리는 방법을 쓰기도 했죠. 안정적인 수익료도 얻고,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요.

건물의 가치를 올리는 데 비용 부담이 크다면, 사소한 노력으로도 충분해요. 기존 세입자가 퇴거한 곳이나 건물 로비 등에 향초 등을 피워둬서 향기를 좋게 하면 첫인상을 좋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테리어 소품을 이용하기도 해요. 바닥에 러그를 깔아 둔다거나, 초록 식물로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든다거나, 사소한 인테리어지만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잘 꾸며진 모습으로 괜찮은 사진을 미리 찍어서 부동산에 공유하는 건물주들이 늘었어요.

03-2. 건물 관리의 새로운 바람, 공유 오피스

최근에는 공유 오피스를 통한 건물 관리가 부상하고 있어요. 공유 오피스 업체들이 비어있는 공간을 임대해 관리하면 건물주는 건물을 좀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공유 오피스를 통한 건물 관리가 매력적인 이유는 분명합니다. ‘단순한 관리’의 측면보다는 다는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해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축 적하고 있는 ‘공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가치를 높이기 때문이에요. 마치 스타벅스가 입점하면 건물 가치가 함께 상승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실제로 오피스 플랫폼 기업이 들어온 후, 건물의 유동 인구가 증가하고 사용자층이 젊어지면서 건물 전체의 공실률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기도 했어요. 건물주로부터 빌린 공간을 고객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상품으로 제공하면서 공실률을 평균보다 낮게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래도 내 꿈은 건물주

전문가들은 건물 임대업 또한 사업의 일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건물주의 삶은 서울 중심지의 건물을 몇 채씩 보유한 사람들의 삶이라는 거죠. 중소 건물주들이나 생계형 건물주들은 신경 써야 할 업무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습니다.


누구나 은퇴 후 로망으로 건물주를 꿈꾸지만 회사일 못지않게 건물 관리에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에요. 세상에 쉬운 일이란 없다지만 건물주라는 꿈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그에 따라 철저한 준비와 계획이 함께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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