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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짝퉁 전문가도 못 베낀 기술" 각질제거기로 초대박난 한국인

조회수 2021. 03. 30. 07: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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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짝퉁 전문가도 포기한 기술' 발 각질에 고통받던 이 사람이 벌인 일
엘엔티테크 노종국 대표
발 각질 제거기 ‘베베풋 글라스’ 개발
반도체 커팅 기술을 적용한 특수 가공 유리로 만들어
입소문 타고 약 20만개 팔려나가
중국서 유사 제품 출시했지만, 기술력으로 따돌려
미국, 일본, 스웨덴 등에 수출

평소 발 각질이 심해 고민이 컸다. 소파에 잠시 누웠다 일어나면 각질이 우수수 떨어져 있을 정도였다. 시중에 좋다는 발 각질 제거기를 써도 소용이 없었다. 사우나에서 세신사에게 면도칼로 각질 제거도 받았지만 그때뿐이었다. 각질 제거를 잘못해 피가 나거나 상처가 나기도 했다. 위생이나 세균 감염도 걱정스러웠다. 깔끔하고 부드럽게 각질 제거를 할 순 없을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손톱을 부드럽게 갈아 반짝반짝 광을 내주는 네일샤이너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6개월간 제품 개발에 매달린 끝에 반도체 특수 커팅 기술을 적용한 특수 가공 유리로 만든 발 각질 제거기를 개발했다. 피부 손상 없이 각질이나 굳은살만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제품은 입소문을 타고 약 20만개가 팔려나갔고, 창업 5년 만에 매출은 33억원을 넘어섰다. ‘엘엔티테크’ 노종국(40)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엘엔티테크 제공
엘엔티테크 노종국 대표.

대학에서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한 노종국 대표는 대학 시절 우연히 온라인 마케팅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 2000년대 초반 네이버, 야후, 다음, 네이트 등 여러 포털 사이트가 본격적으로 활성화할 때였다. 앞으로 온라인 시장에서의 마케팅 부분이 더 커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 후 2007년 디스플레이 전문 제조업체 오리온정보통신에 영업·마케팅 담당으로 입사하면서 본격적으로 관련 일을 시작했어요. 모니터와 TV를 만드는 중소기업이었습니다. 영업팀장으로 일하면서 온·오프라인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했습니다. 일하다 보니 제품 기획·제조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2012년에는 회사 전무가 새로 창업한 회사인 ‘티베라’에 합류했습니다. LED TV 전문 제조 회사였죠. 총괄부장으로 일하면서 영업, 제품 기획, 생산관리 등을 맡았습니다.”


◇중소기업서 익힌 10년간의 경험으로 창업 나서


노종국 대표가 회사를 떠나 창업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2016년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 어머니와 여동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그해 11월 생활가전 제조 업체인 ‘엘엔티테크’를 설립했다. 창업자금은 퇴직금과 그간 모아놓은 돈을 합친 약 5000만원이었다.


-10년간 해온 디스플레이 관련 회사가 아닌 생활가전 제조회사를 차린 이유가 궁금하다.


“모니터, TV 디스플레이 시장은 대기업이 꽉 잡고 있었어요. 중국에서도 기술력을 따라오고 있었죠. 디스플레이 관련 시장은 점점 힘들어질 것 같았습니다. 생활 속에서 필요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건 승산이 있을 것 같았어요. 유용한 상품을 개발해 판매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았습니다. 첫 아이템은 블루투스 스피커였어요. KT와 계약해 프로모션 제품으로 납품했습니다. 예를 들어 갤럭시 A5를 사는 사람에게 사은품으로 나가는 식이었다. 이 밖에도 블루투스 무드등, 무선충전기, SD 메모리카드 등을 캔즈(CANZ)라는 브랜드로 개발·출시했습니다. 블루투스 스피커만 3만개 이상 납품하면서 다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자본금을 확보했어요. 10여 년간 현장에서 상품 기획·개발부터 유통까지 모든 업무를 해본 덕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출처: 엘엔티테크 제공
노 대표는 발 각질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그래서 직접 발 각질 제거기 개발에 나섰다.

◇발 각질 고민하다가 직접 제품 개발


2018년 새로운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소파에 우수수 떨어져 있던 ‘발 각질’이었다. 노 대표는 예전부터 발 각질이 많았다. 소파에 누웠다 일어나면 항상 각질이 떨어져 있었다. 양쪽 발이 닿을 때마다 기분 나쁜 까칠함도 느껴졌다. 시중에 나온 발 각질 제거기를 써봐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사우나에 가서 세신사에게 면도칼로 각질 제거도 받았지만 마찬가지였다. 각질이 깨끗하게 없어지지 않았고, 상처라도 날까 걱정이 컸다. 또 위생도 걱정스러웠다.


“주변에 물어보니 발 각질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여름철 샌들을 신을 때 각질이 보일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또 여성의 경우 발뒤꿈치 때문에 스타킹 올이 나가는 경우도 많았고요. 각질을 잘못 제거해서 피가 나거나 염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깔끔하고 위생적인 발 각질 제거기를 직접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시중에 나온 각질 제거기의 장단점을 분석했어요. 각질을 잘 갈 수 있는 소재를 찾았죠. 처음엔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을 생각했지만, 강도가 너무 세거나 약하면 안 될 것 같았죠. 그러던 중 우연히 유리로 만든 네일 샤이너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유리에 오돌토돌한 돌기가 있어 손톱을 부드럽게 갈아주는 제품이에요. 손톱이 광이 나도록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을 때 쓰죠. ‘이거다’ 싶었습니다.” 

출처: 엘엔티테크
노 대표가 개발한 발 각질 제거기.
출처: 엘엔티테크 제공
특허받은 패턴. 발 각질 제거에 최적화한 돌기 모양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

노 대표는 6개월간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발 각질 제거에 최적화한 돌기 모양을 만들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다. 돌기의 간격, 크기 등을 다르게 하면서 샘플 40~50여 가지를 만들었다. 발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직접 테스트를 계속했다. 각질을 부드럽고 깔끔하게 잘 갈리게 하는 패턴을 찾아야 했다.


그렇게 반도체 특수 커팅 기술을 적용한 특수 가공 유리로 만든 ‘베베풋 글라스’를 개발해 2018년 5월 출시했다. 발 각질 제거에 최적화한 유리 돌기 모양은 특허 출원했다. 유리 재질로 만든 발 각질 제거기는 전 세계 최초였다. 피부 손상 없이 각질이나 굳은살만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세척 방법도 쉽다. 각질 제거 후 흐르는 물에 간단하게 세척하면 된다.


제품은 출시 이후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제품 홍보 영상이 결정적이었다. 노 대표가 직접 출연했고, 제품을 이용해 발 각질을 제거하는 모습이 담겼다. 지금까지 베베풋 글라스는 약 20만개가 팔려나갔다. 

출처: 엘엔티테크 제공
중국에서 유사 제품들이이 나왔지만, 차별화한 기술력이 들어가는 제품이라 중국 짝퉁 업체도 따라 하지 못한다고 한다.

◇중국도 따라 하지 못한 기술


기쁨도 잠시 중국에선 곧바로 유사 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기존 발 각질 제거기와 달리 투명하고 깔끔한 유리 모양의 베베풋 글라스가 인기를 얻자 중국 업체들이 ‘짝퉁’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거였다.


“제품이 인기를 얻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사 제품이 한두 개씩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중국 제품을 분석하니 우리가 특허 출원한 유리 돌기 모양 제작 기술이 없었어요. 유리에 대해 테스트도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유리에 특허 출원한 돌기 모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 유리 가공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수천 개의 마이크로 단위의 유리 패턴을 만드는 데 반도체 패턴 기술이 들어가요. 처음 제품을 만들기 위해 수십 개의 국내 유리 공장을 돌아다녔습니다. ‘패턴이 미세해 가공이 어렵다’면서 거절당하기도 했습니다. 또 제작해도 샘플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았어요.


발품을 팔아 반도체 관련한 PCB(인쇄회로기판) 및 필름업체를 찾아냈고, 유리에도 미세패턴을 적용하는 작업에 성공했습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미세한 패턴 차이로 각질이 갈리는 정도나 피부 자극 등 차이가 큽니다. 제품을 만들려면 국내 유리 전문 가공 공장,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공장 등 최소 2개 공장은 거쳐야 합니다. 차별화한 기술력이 들어가는 제품이라 중국 짝퉁 업체도 따라 하지 못합니다.”

출처: 엘엔티테크 제공
흐르는 물에 세척하면 된다.
출처: 엘엔티테크 제공
최근 출시한 전동 각질 제거기.
출처: 엘엔티테크 제공
노 대표가 직접 제품을 시연한 모습.

이후 노 대표는 제품의 기능과 사용감을 보완한 신제품들을 꾸준히 만들어냈다. 영업이익의 10%씩은 계속해서 신제품 기획과 기술 개발에 투자했다. 베베풋 글라스 이후에 나온 제품에는 손잡이가 생겼다. 유리 모양의 제품이 깨질까 봐 걱정인 고객을 위해서였다. 또 한 손으로 편하게 제품을 쥐고 발 각질을 제거할 수 있도록 손잡이 각도와 방향 등을 설계했다. 해외에서는 크기가 너무 작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더 큰 사이즈의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2019년에는 유리를 양면에 붙여 발 각질 상태에 따라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 한쪽은 각질이 많고 두꺼운 경우 쓰면 좋다. 반대쪽은 각질이 적거나 얇고 고운 각질을 제거할 때 쓰게 했다. 최근엔 전동 각질 제거기를 론칭했다. 지금까지 전동 제품은 많았지만 유리로 된 제품은 전세계 최초다. 각질을 제거할 때 팔이 아프고 힘들다는 고객의 의견을 듣고 개발을 시작했다. 발에 제품을 대기만 하면 자동으로 각질을 제거해준다. 또 각질 흡입기가 붙어있어 각질을 제거함과 동시에 각질 부스러기를 흡입한다. 

출처: 엘엔티테크 제공
노종국 대표.

엘엔티테크의 매출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2017년 6억원, 2018년 매출은 12억원, 2019년 2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매출은 33억원에 달한다.


수출도 활발하다. 현재 미국, 캐나다, 일본, 대만, 스웨덴, 베트남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작년 수출 매출액은 약 20만달러(약 2억2600만원)에 달한다. 2018년, 2019년 세계 3대 미용 전시회인 코스모프로프 인 홍콩에 단독 부스로 참가하기도 했다.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와디즈, 텀블벅뿐 아니라 일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마쿠아키에도 론칭했다. 15일 만에 목표금액 1000만엔(약 1억원)의 절반이 넘는 600만엔(약 6100만원)을 달성했다. 또 국내 TV홈쇼핑뿐 아니라 타이완 TV 홈쇼핑에도 나섰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소비자의 의견을 계속해서 반영해 다양한 발 각질 제거기를 개발할 예정이에요. 또 유럽 등 수출에도 집중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미용 제품, 헬스케어 제품 등 소비자가 필요로하는 제품을 계속해서 개발·생산할 계획입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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