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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는 왜 알뜰폰을 선택했을까

조회수 2021. 04. 04. 11: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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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약진 이유와 분기점

바닥만 연신 닦고 있던 알뜰폰이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가입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통3사보다 저렴하다는 강점이 MZ세대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가성비를 따지는 MZ세대 덕에 ‘벼랑’에서 탈출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알뜰폰의 약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통3사가 가만히 앉아서 ‘가입자’를 빼앗기진 않을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 승부 지점은 2년 전 5G에 처음으로 가입했던 27만1686명의 약정 만기가 끝나는 올 4월입니다.


비싸고 느린 5G에 불만을 느낀 이들이 알뜰폰으로 갈아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알뜰폰은 그간의 부진을 딛고 화려하게 날아오를 수 있을까요? 더스쿠프(The SCOOP)가 알뜰폰의 현주소와 미래를 함께 살펴봤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오늘은 알뜰폰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알뜰폰은 ‘스마트폰 요금제가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의 불만에 2011년 6월 정부가 내놓은 해결책 중 하나입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통신망을 빌려 저렴하게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서비스의 골자입니다. 하지만 알뜰폰은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이통3사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인지도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5G의 상용화가 시작된 2019년까지 실적이 신통치 않았으니, ‘알뜰폰이 알뜰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은 건 당연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이통3사에 요금을 인하할 것을 꾸준히 종용한 것도 알뜰폰에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실제로 2019년 1월 803만2267명(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었던 알뜰폰 가입자는 같은해 12월 787만2886명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우울했던 알뜰폰 업계 분위기에 ‘반전’이 일어난 건 지난해 10월부터입니다. 이때 가입자 수가 898만1998명을 기록했는데, 한달 만에 21.9%(전월 736만5881명 대비)나 증가한 수치였습니다. 바닥을 헤매던 알뜰폰의 가입자가 늘어난 이유는 뭘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탄 이용자가 가파르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과기부에서 제공하는 통계자료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알뜰폰으로 번호이동을 한 이용자는 총 119만3017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2019년(85만5966명)보다 37.7%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런 기세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 1월에만 14만7644명(전년 동기비 13.4% 증가)이 알뜰폰으로 갈아탔습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11만2153명·-23.3%), KT(8만2098명·-15.6%), LG유플러스(8만5344명·-25.2%) 등의 번호이동 가입자가 줄어들었다는 걸 감안하면 알뜰폰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선 알뜰폰 이용자가 급증한 원인으로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가 알뜰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을 꼽습니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전체 가입자 수의 10% 안팎이던 20~30대 가입자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크게 늘었다. 대부분이 중고 공기계를 구입해 알뜰폰에 가입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쉽게 말해 저렴한 중고폰+저렴한 요금제(알뜰폰)를 조합해 통신비를 아끼려는 젊은 소비자층이 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번엔 이향은 성신여대(서비스·디자인공학과)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본주의 생리를 체험해온 MZ세대는 돈과 소비에 관한 편견이 없다. 자신의 욕구에 솔직해 돈을 쓰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얘기인데, 그렇다고 물 쓰듯 낭비하진 않는다. 구매 과정에서 꼼꼼히 따져 돈을 헛되게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알뜰폰을 택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가격 대비 가장 높은 만족감을 주기에 알뜰폰을 선택한 것이다.”

이런 MZ세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알뜰폰 업체가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도 가입자 증가에 한몫한 듯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2020년 10월 아이폰12가 출시됐을 때입니다. 아이폰12의 사전예약자 중 20대가 52.6%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KT 알뜰폰 자회사 엠모바일 등 알뜰폰 업체들은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선보였습니다.


헬로모바일(LG유플러스)도 아이폰 이전 모델인 중고 스마트폰의 판매지원금을 늘려 저렴하게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알뜰폰 가입자가 지난해 10월을 기점으로 크게 늘어난 게(9월 736만5881→898만1998명) 알뜰폰 업체들의 노력 덕분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알뜰폰 찾는 MZ세대


알뜰폰이 각광을 받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5G에 거부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상용화 당시 이통3사는 ‘LTE보다 20배 빠른 서비스’란 점을 내세워 이용자들에게 5G를 어필했습니다.


하지만 2년이 흐른 현재 5G의 서비스품질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수시로 LTE서비스로 전환하거나 데이터 전송이 지속적으로 끊기는 등 문제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용자들은 고가의 5G요금제가 LTE보다 못하다는 점을 불만으로 지적했지만 ‘뒤늦은 후회’였습니다. 5G보다 저렴한 LTE 요금제로 바꾸는 게 쉬운 작업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통3사가 5G→LTE로 변경할 수 없도록 시스템상에서 제한하고 있거나 변경하더라도 적잖은 위약금을 내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5G 이용자들의 눈에 들어온 게 알뜰폰입니다.


알뜰폰의 장점은 유심칩을 바꾸기만 하면 어떤 스마트폰에서도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원리에 따르면 5G 전용 스마트폰에서도 LTE 요금제를 이용하는 게 가능해집니다.

알뜰폰 판매업자는 “최근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을 하는 5G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면서 “5G 요금제가 이통3사보다 저렴하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끈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알뜰폰 업계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요? 업계 관계자들은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말합니다.

통신업계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MZ세대나 5G 이용자들이 알뜰폰을 이용하게 만든 건 결국 알뜰폰 업체들이 할인을 통해 이통3사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더 돋보이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프로모션이 끝나면 가입자 증가율이 눈에 띄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런 맥락에서 올 4월은 알뜰폰의 흐름을 가늠할 만한 분기점입니다. 2019년 4월 5G에 처음으로 가입했던 27만1686명의 약정 만기가 끝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MZ세대처럼 중고폰+알뜰폰 요금제로 알뜰폰으로 갈아탈지, 아니면 이통3사 요금제를 계속 이용할지는 업계의 최대 관전 포인트입니다.


알뜰폰 흐름 가늠하는 4월

이통3사의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양한 부가 서비스와 인터넷·TV 결합할인 서비스 때문에 5G 약정이 끝나더라도 이통3사 요금을 계속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도 혹시 모를 이탈에 대비하고 있긴 하다. 5G 이용자들이 저렴한 LTE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요금제’ 서비스를 선보이는 방식이다.”


이런 상황이 끝없이 추락하던 알뜰폰 업계엔 낯설지 모릅니다. 공룡 같던 이통3사가 알뜰폰을 내심 의식하고 있어서입니다. 이통3사의 견제 속에서 알뜰폰 업계는 4월에 어떤 성적표를 남길까요?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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