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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에 오픈해 인근 집값까지 올렸다는 이 호텔

조회수 2021. 04. 07.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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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 여행을 대체할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요즘 호텔은 그 어느 때보다 친숙하다. 위생과 청결에 신경을 쓰면서 펜션이나 민박 대신 호텔 방을 가기 시작했고, 해외여행의 빈자리를 달래려 특급호텔을 찾아 기분을 내기도 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국내 손님들로 채우기 위해 호텔마다 다양한 마케팅 정책을 펴고 있다. 가격대를 조정해 문턱을 낮춘 호텔도 있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눈길을 끄는 곳도 있다. 코로나 시국에 오픈해 방문객 리뷰와 입소문만으로 명소가 된 곳도 있다. 인근 집값까지 오르게 만들었다는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이다.


출처: 출처: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제공

주저앉은
이태원 상권에서
살아남은 호텔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2020년 8월 오픈했다. 호스피탈리티 그룹 SBE와 아코르가 아시아 지역 최초로 한국에 몬드리안 호텔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는 전 세계 5번째 몬드리안 호텔이다. 몬드리안 서울은 오픈 직후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기자간담회도 급하게 취소하고 홍보도 거의 못했어요.
그런데 손님들이 어떻게 알고 찾아와
알아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죠.

호텔 관계자의 말이다.





사실 이 호텔이 이렇게까지 잘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없었다. 관광명소 이태원과 호텔을 연결지으려고 했지만 호텔은 이태원 중심가에서 한참 떨어져 있어 6호선 녹사평역에서도 용산구청 방향으로 15분 정도 걸어 내려가야한다. 무엇보다 코로나 시국에서 이태원 상권도 바닥을 쳤고, 이 시기에 대규모 호텔을 오픈한다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코로나가 끝나기만을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호텔 문을 열고 최대한 조용하게 움직였다. 오픈 행사는 물론 언론 홍보도 하지 못했는데 호텔은 문을 열자마자 이슈가 됐다.


당시 가장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건 지하에 꾸며진 ‘아케이드’ 공간이었다. 큐레이션 서점 ‘아크앤북’과 라이프스타일숍 ‘띵굴마켓’ 등 호텔 투숙객이 아니어도 호텔을 방문할 수 있도록 쇼핑가를 꾸미고 ‘태극당’처럼 이미 유명한 가게들을 입점시켰다. 알록달록한 예술작품과 오브제로 로비를 꾸며 발 닿는 모든 공간이 포토존이다. 몬드리안 서울은 오픈 후 1년도 안돼 이태원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떠올랐다.





싱가포르? 그리스?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
첫 번째로 생각나는 곳





몬드리안 서울 자리엔 1988년 오픈한 ‘캐피탈 호텔’이 있었다. 요진건설산업이 캐피탈호텔을 인수해 리모델링한 다음 문을 열었다. 해서 몬드리안보다 '캐피탈 호텔'이 익숙한 분들도 많다. 특히나 택시 기사님들이 그렇다. "옛날에 여기 한참 잘나갈 때는 나이트클럽 가는 손님 태운 택시들이 줄을 섰어요. 저 앞 큰길에서부터 차가 꽉 막혔다니까." 기사님의 '라떼는'이 신기하기만 하다. 참고로 몬드리안 호텔 지하에는 예전 나이트클럽을 리모델링한 연회 공간이 있다.

옛 나이트클럽 위치에 자리잡은 연회장. 이곳에서는 스몰웨딩 등 각종 이벤트가 진행된다. 무대 양쪽으로 설치된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아크앤북이 나온다.

몬드리안 서울은 화려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호텔’ ‘어반 엔터테인먼트 호텔’이라는 컨셉을 구현하기 위해 호텔 곳곳을 채우고 꾸몄다. 로비는 1층과 2층 두곳이 있다. 경사도가 있어 정문 쪽으로 들어오면 1층 로비로 호텔 뒤 야외 주차장 쪽으로 들어오면 2층 체크인 데스크가 있는 로비가 바로 보인다. 1층 문을 열고 로비로 들어서자 화려한 분위기에 사로잡힌다. 1·2층을 뚫어 층고를 높이고 2층에서 1층까지 세로로 긴 전광판을 설치하고 예술작품을 늘어뜨렸다. 곡선이 돋보이는 소파 뒤로 SNS에서 숱하게 봤던 몬드리안 대표 사진 스폿 ‘포레스트’가 보인다.


1층 로비

포레스트는 선인장과 각종 나무, 의자와 그네 같은 오브제들로 장식됐다. 중앙에는 유리 천장을 설치해 자연 채광을 들인다. 포레스트 공간 천장에 거울을 붙였는데, 일렁이는 모습이 마치 바닷속 산호초를 보는 듯했다. 이밖에도 2층 로비, 엘리베이터 홀, 프론트 데스크 옆, 객실 복도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시선을 압도하는 대형 스크린이 걸린 공간은 바 ‘블라인드 스팟’이다. 스크린이 걸린 천장 역시 거울로 돼 있어 공간감이 극대화된다. 개방감과 밝은 채광 때문인지 어딘가 모르게 이국적인 분위기가 났다. 딱 떠오르는 곳은 싱가포르. 마치 여행이라도 온 것 같아 마음이 살짝 설레기 시작했다.





놀고먹기 좋은 곳
레스토랑은 1개지만
바는 4개나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는 호텔 직영 레스토랑이 단 한 곳밖에 없다. 나머지 식음업장은 임대업장으로 외부 업체가 운영한다. 호텔 직영 레스토랑은 한 곳이지만 바는 4곳이나 된다. 이태원이라는 입지를 살려 바를 호텔 곳곳에 네 개나 배치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정상영업을 못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지중해를 컨셉으로 한 클레오 레스토랑

1층 로비에 위치한 '클레오'는 지중해 스타일 레스토랑이다. 기간을 정해 지중해 인근 나라들을 컨셉으로 메뉴를 구성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3월 말까지는 ‘메디테라니안 저니’, 다음으로 준비 중인 프로모션은 이탈리아가 주인공이다. 가격대는 그릭 샐러드 1만9000원, 포크 립 4만2000원, 킹피쉬 세비체 2만4000원, 그리스식 가지 샐러드를 올린 피자 2만5000원 등 이태원에 있는 양식 레스토랑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이거나 약간 비쌌다. 프로모션 메뉴판에는 음식마다 페어링 와인도 함께 소개한다.


음식은 새콤한 것이 봄에 딱 어울리는 메뉴들이었다. 올리브유와 치즈나 후무스, 발효 소스 등 그리스 음식의 기본 재료들과 이국적인 향신료가 어우러져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이 됐다. 후기를 찾아보니 ‘음식 양이 적다’는 의견도 있는데, 가격대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래도 호텔에서 이 돈 주고 이 정도 음식을 먹는 건 흔치 않다. 그래도 이 정도면 호텔치고는 가성비가 좋다는 생각이다.


1층 로비에 있는 블라인드 스팟

앞서 소개한 블라인드 스팟은 와인과 칵테일 같은 술은 물론 차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캐주얼 바다. 2층 로비에 위치한 '럼퍼스 룸‘ 역시 사진 포인트다. 두 벽과 천장 일부에 아치형 유리창을 설치해 낮에는 따스한 볕을 들이고 밤에는 야경을 담는다. 전체적으로 클래식하게 꾸몄지만 컬러풀한 가구를 배치해 이색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2층에 위치한 럼퍼스룸 [출처: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제공]

5층 야외 수영장 풀사이드에는 '알티튜드 풀 & 라운지'가 있다. 이곳에서는 트로피컬 스타일 시그니처 칵테일과 풀사이드에서 즐기기 좋은 스낵 메뉴를 판다. 아쉽게도 호텔 구경을 갔던 날 야외수영장이 공사중이어서 들여다보지는 못했다.


5층 야외수영장 모습 [출처: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제공]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루프탑에 자리한 '프리빌리지 바'는 이곳은 우리가 상상했던 그런 호텔 바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양한 종류 싱글 몰트 위스키와 와인 셀렉션을 만날 수 있고, 각 잡힌 전문 바텐더가 스페셜티 칵테일을 만들어준다. 같이 간 남자 동행인은 이곳이 호텔 전체에서 가장 이국적인 분위기가 난다고 칭찬했다. 루프탑에는 이글루를 형상화한 ‘더 돔 (The Dome)’ 공간과 냉각탑을 고스란히 살려 만든 구조물도 있다.


루프탑에 위치한 프리빌리지바 [출처: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제공]

제대로 놀려면

5층을 노려라






몬드리안 서울의 객실은 모두 296실. 스탠다드/ 슈페리어/ 프리미어/ 코너 스위트/ 스튜디오 스위트/ 카바나 스위트/ 몬드리안 스위트로 등급이 나눠진다. 다가오는 여름 가장 기대가 되는 건 카바나 스위트. 14평형으로 야외 수영장이 있는 5층에 위치하는데 객실에서 폴딩도어를 이용해 수영장으로 곧장 나갈 수 있다. 객실은 알록달록해 어느 앵글이라도 예쁜 사진이 나온다. 호텔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화려한 가구들과 벽지, 카페트가 배치되어 있어서 어느 작가의 작업실 혹은 가구 쇼룸에 온 듯하다. 폴딩 통유리창으로 쏟아지는 봄볕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카바나 스위트 [출처: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제공]

카바나 스위트 객실 가격은 비싸다. 야외 수영장이 오픈하는 5월부터는 100만원부터로 가격이 책정돼 있다.




5층 일부 스탠다드 객실에서는 ‘플레이룸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전 혹은 오후 4시간 동안 수영장과 객실을 이용하는데 스낵과 음료가 제공된다. 이용인원은 최대 6인으로 가격은 아직 미정.


18층에 위치한 몬드리안 스위트(25평)는 욕조가 설치된 넓은 욕실과 발코니 공간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스튜디오 스위트(14평)는 침실과 거실 공간이 구분된다. 욕조는 코너·스튜디오·몬드리안 스위트에만 설치돼있고 스탠다드/ 슈페리어/ 프리미어/ 카바나 스위트엔 레인 샤워를 구비했다.



객실 전반적인 분위기는 톡톡 튄다. 객실 전체가 아니라 침대 주변, 일부 가구 근처에만 카펫트를 깐 것도 마음에 든다. 세로형 긴 타일과 테라조를 사용해 꾸민 욕실, 테두리에 조명이 들어오는 거울도 요즘 감각을 반영한 디테일이다.





아쉬운 점





▶ 어정쩡한 뷰: 먼 남산 그리고 세모난 용산구청 그리고 넓디넓은 개발부지 공사장과 텅 빈 미군부대. 그나마 특별한 건 수십년 간 미지의 세계로 닫혀있던 미군부대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 점.

▶ 아케이드 숍: 사실 호텔이 오픈하고 가장 이슈가 됐던 건 지하 띵굴마켓과 아크앤북 같은 아케이드 공간이었다. 오픈 후 8개월이 지난 지금은 한적하디 한적하다.




▶ 조금 깨는 커피빈: 호텔을 마주하고 가장 먼저 보이는 커피빈. 사라져가는 커피 브랜드를 여기서 만날 줄이야. 세상 힙한 분위기 호텔에 ‘커피빈’ 브랜드는 좀 깬다.





홍지연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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