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라떼 한잔 줄였더니..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재테크 공식

조회수 2021. 04. 18. 08:3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카페라떼 효과

큰 고민 없이 지갑을 여는 것들이 있다. 출근길에 습관처럼 사는 커피 한잔, 5분 잠과 맞바꾸는 택시비 등이 그것이다. 이런 소비들은 소소해서 티가 나지 않지만 워낙 빈번하다 보니 쌓이고 쌓이다 보면 큰돈이 된다. 문제는 너무 사소한 것들이어서 그 실체를 알기가 쉽지 않다는 거다. 하지만 이 돈을 아껴 저축하거나 투자하면 그 돈은 더 이상 사소한 돈이 아닌 게 된다. 이른바 ‘카페라떼 효과’다. 

“매일 카페라떼 한잔 값을 아끼면 훗날 기대 이상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2003년 미국의 개인 자산 전문가 데이비드 바흐(David Bach)는 「자동으로 백만장자 되기(The Automatic Millionaire)」란 책에서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카페라떼를 예로 들었다. 생활 속에서 새어나가는 작은 소비를 아끼면 큰 자산을 만들 수 있다는 그의 말은 ‘카페라떼 효과(Latte factor)’라는 경제 용어로 쓰이고 있다.

‘커피 한잔 안 마신다고 얼마나 많은 돈을 모으겠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여기에 투자수익률까지 얹으면 그 돈은 커피 한잔 값을 훌쩍 넘어선다. 바흐는 한잔에 5달러인 카페라떼를 일주일 동안 사 마시지 않으면 일주일에 35달러를 아낄 수 있고, 1년이면 1885달러, 10년이면 3만727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돈으로 투자를 하면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바흐는 여기에 11%의 수익률을 적용해서 계산했다. 그랬더니 40년 후엔 100만 달러가 넘는 은퇴자금을 저축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참고: 11%라는 수익률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미국 주식시장을 대변하는 S&P500지수의 수익률은 연평균 10%대를 상회한다.]

자, 그럼 이제 바흐의 ‘카페라떼 효과’를 우리 식으로 계산해보자. 기준은 스타벅스 카페라떼 그란데 사이즈(473mL)다. 이 커피의 한잔 가격은 5100원이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카페라떼 한잔씩을 사서 마신다고 가정하면 한달에 15만5125원을 쓰게 된다.

1년이면 186만1500원을 카페라떼 마시는 데 지출하는 셈이다. 이는 1인 가구가 두달 저축하는 금액과 맞먹는다. 지난해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연소득 1200만원 이상인 만 25~59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인 가구의 월평균 저축액은 74만원이었다.

이번엔 시간을 더 멀리 내다보자. 첫 취업이 늦어지고 은퇴하는 시기가 빨라지긴 했지만 25세에 취업해 65세에 은퇴할 때까지 우리는 40여년 동안 경제활동을 한다. 그 기간 매일 카페라떼를 사 마신다고 하면 내가 마신 커피값이 7446만원에 달한다.


이제 바흐가 그랬던 것처럼 수익률을 적용해보자. 바흐가 S&P500지수의 연평균 수익률과 비슷한 11%를 적용했다면 우리는 지난 40년(1981~2020년) 코스피 평균 수익률인 8.23%를 적용해봤다. 그러자 라떼를 포기하고 아꼈던 5100원이 40년 후 5억5457만원으로 눈덩이처럼 커졌다.

물론 카페라떼 한잔을 그저 경제적인 논리로만 생각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커피 한잔을 마시며 누군가는 고된 하루의 피로를 날려버리기 때문이다. 다정한 사람과의 ‘커피 타임’을 그 어떤 시간보다 행복하게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게다. 그런 이들에게 커피 한잔마저 끊으라고 하라는 건 가혹한 말로 들릴 수 있다.

중요한 건 바흐가 얘기하려는 게 카페라떼 한잔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페라떼 한잔을 아껴 좋은 금융습관을 기르라는 것이 핵심이다. 사소하고 빈번한 소비를 최소화하고 현명하게 재테크하라는 걸 강조하는 거다.


카페라떼를 예로 든 김에 카페라떼를 많은 이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믹스로 대체해봤다. 물론 커피믹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1개당 100원이 채 되지 않는 것도 있고, 1000원을 넘기는 커피믹스도 있다. 평균값을 내보면 저가는 100원, 고가는 600원선이다. 이 커피믹스를 스타벅스 카페라떼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살펴보자.

먼저 저가 커피믹스다. 1개당 100원짜리 커피믹스를 하루 한개씩 소비한다면 총 드는 돈은 한달에 3000원, 1년에 3만6500원이다. 40년으로 계산해도 146만원밖에 되질 않는다. 고가의 커피믹스를 마실 땐 1년에 21만9000원, 40년에 876만원을 쓰게 된다. 스타벅스 카페라떼를 마셨을 때와 비교하면 저가 커피믹스는 7300만원, 고가 커피믹스는 6570만원 아낄 수 있다. 8.23% 수익률을 적용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나는 커피를 마시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겐 택시비가 라떼일 수도 있고, 온라인게임 유료아이템이 라떼일 수 있다. 언급했듯 라떼는 그저 하나의 예시일 뿐이다.

택시로 계산해보자. “5분만” “5분만 더”를 외치다가 예정된 기상시간을 넘겨버린 경험 한번쯤 있을 것이다. 평소처럼 버스를 타면 늦을 테니, 그럴 때 선택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이 사례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버스로 두 정거장쯤 되는 거리를 “기본요금인데 뭐”라면서 택시를 타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이 역시 쌓이면 목돈이다. 버스요금은 1200원, 택시요금은 3800원.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많아졌다는 점을 감안해 한달에 10일 출퇴근을 한다고 계산하면 버스요금은 한달에 2만4000원이 든다.


택시요금은 7만6000원. 1년으로 계산하면 버스요금은 28만8000원, 택시요금은 91만2000원이다. 1년인데도 기본요금 거리의 택시를 탔을 때 62만4000원을 더 지출하는 셈이다. 2년이면 124만8000원, 3년이면 187만2000원, 10년이면 624만원, 40년이면 2496만원이다. 

복잡한 계산이 더해졌지만 요점은 단순하다. 알게 모르게 새어나가는 지출을 잠그면 목돈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재테크 공식이다.

조동우 밸류챔피언 애널리스트

roy@valuechampion.asia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