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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고용 대신 '부담금' 내겠다는 기업들, 이유 물으니.."

조회수 2021. 04. 20. 13: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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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 장애인의 날] 장애인 HR 솔루션 전문기업 ㈜브이드림 김민지 대표

장애인에게 최고의 복지란 ‘일자리’ 라고 한다. 생계를 직접 일구고 사회에서 인정받는다는 성취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인재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성공적으로 취업해 능력을 펼치는 장애인 근로자가 늘수록 사회도 더욱 발전한다.


하지만 국내 채용시장에서 장애인 근로자의 우선순위는 여전히 뒤로 밀려나 있다. 50명 이상이 상시근무하는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은 의무적으로 일정 수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며, 미고용시 월 182만 2480원의 부담금을 내야 하지만 고용 대신 부담금을 선택하는 기업들이 많다. 최근에는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 중 장애인 의무고용 대상에 해당하는 22곳 중 8곳이 의무고용률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기업들은 왜 장애인 채용을 꺼릴까. 사회적 편견도 문제지만 현실적인 걸림돌도 있다. 인사담당자들은 직무능력을 갖춘 장애인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우며, 사내에 장애인용 시설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고 말한다. 

장애인 HR솔루션 스타트업 ㈜브이드림은 이 부분에 착안해 사업을 시작한 케이스다. 기업과 근로자를 연결하고, 재택근무시 근태관리 등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업은 부담금을 내지 않고 유능한 근로자를 채용하니 좋고, 장애인 근로자는 능력을 발휘할 직장을 구해서 좋다. 발로 뛰어 ‘윈윈’ 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브이드림 김민지 대표이사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장애인 근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릴 적부터 어머니 따라 봉사활동을 많이 다녔습니다. 특히 점자도서관 시각장애인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그분들도 늘 자활을 걱정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후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된 친구가 취업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장애인 근로희망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IT기업에서 일하게 됐고, 여러 기업 대표님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장애인 고용부담금’과 채용문제에 대해 깊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기업에게는 장애인고용부담금이 정말 ‘부담’ 스러워요.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직접적으로 장애인을 채용하기보다 차라리 부담금을 내는 걸 선택하는 기업이 많이 있습니다. 


중증장애인의 경우는 움직임이 어렵고, 대부분 장애유형에 따라 각종 보조기기를 사용하시기에 사무실로 출퇴근하기가 매우 어렵죠. 회사에서는 장애인 관련 시설을 완벽히 갖추는데 부담을 느낍니다. 여기에서 절충안을 찾은 것이 ‘재택근무’입니다.


브이드림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나요. 수익모델도 궁금합니다.


주 사업 분야는 장애인 특화 재택근무시스템이에요. 근래에는 큰 기업들과 협약을 많이 체결하면서 수요가 늘어 직무교육 콘텐츠 관련 사업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부산 본사, 서울 공덕, 인천 송도캠퍼스에 각각 근무하고 있는 직원 수가 46명입니다. 시스템을 개발하는 개발랩과 장애인근로자들을 양성하고 교육하는 인재개발팀, 취업 전부터 취업후까지 관리하는 플랫폼운영팀이 주력이 되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재택근무시스템은 근태, 노무, 법적인 이슈가 없는 ERP(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기능은 물론이고 장애인 근로자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웹 접근성이 강화된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 사용에 대한 비용을 기업에게 받고 있어요. 


또한 근로자들의 근속율을 높이기 위해서 저희 플랫폼 운영팀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취업이 이루어진 후에도 지속적으로 교육과 심리상담을 진행해서 업무생산성을 높여 드리고 있습니다. 기업과 장애인 근로자 사이를 잘 조율해 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김 대표는 브이드림 창업 전 IT벤처기업에서 대외사업과 제휴를 오래 담당했다. 벤처기업이다 보니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었고, 노력하는 대로 개개인의 성과가 바로바로 반영되는 시스템이라 고속 승진까지 가능했다고 한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며 쌓은 인맥과 경험은 지금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한 기업의 대표가 되니 ‘왕관의 무게’를 실감하게 됐지만 직원들과 가족들, 특히 어린 딸이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힘이 난다고.


직원으로 일하는 것과 대표로 일하는 게 많이 다르잖아요. 조직도 점점 커지고 있으니 일하는 시간과 개인 시간을 분리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평일에는 회사일에 온전히 몰두하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합니다. 사실 한 기업의 대표이다 보니 워라밸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아요. 딸에게도 항상 미안하지요. 그래서 주말에는 어떻게든 함께 하려고 애씁니다. 주말에 딸을 데리고 장애인 근로자 상담을 한 적도 있어요. 딸도 제 일을 옆에서 보면서 정말 뿌듯해하더라고요.

현장에서 장애인 근로자, 구직자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예비) 근로자분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과거에 비해 장애인 채용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 윤리적인 경영이 인정받는 시대이기도 하고요. 장애인 채용에 적극적인 기업이 많아졌습니다. 더 뛰어난 장애인 인재를 원하는 수요가 늘었지요.


물론 능력 있는 장애인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기업들의 채용 눈높이가 올라감에 따라 장애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구직교육과 실무교육이 더 확대돼야 합니다. 실제로 브이드림에 취업교육, 실무교육 문의를 주시는 구직자분들이 정말 많아요. 역량을 더 키우고 싶으신 거죠. 저희도 이 부분을 해결하기위해 정부기관과 취업센터, 일자리센터와 협업하여 적극적인 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일자리 개수가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브이드림에서는 양질의 일자리, 전문성 있는 일자리를 어떻게 확보하고 있나요.


전문성을 갖춘 장애인 인력 양성이 중요합니다. 작년까지는 비대면 온라인 직무교육을 개설해서 디자인, SNS 마케팅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교육 수료생 중 실제로 디자이너와 마케터로 취업한 분들도 계시고요. 올해는 제대로 된 교육시설을 갖춘 전문기관들과 협력해서 커리큘럼을 운영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기대수명이 확 늘어난 ‘100세 시대’가 된 요즘, 100년 가까이 살다 보면 누구든지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될 수도 있고 노화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지기도 한다. 국립재활원에 따르면 비장애인으로 태어났으나 사고나 병 때문에 장애인이 된 사람과 장애를 갖고 태어난 사람의 비율은 9:1이라고 한다(2019년 기준). 누구나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


김민지 대표는 “구직자들의 이력서를 받아보면 대부분 갓난아기 시절 열병을 겪어 장애를 얻은 분, 후천적인 사고로 장애를 얻은 분이 대부분이고 10~20대도 많다. 큰 사고를 당하지 않더라도 50대 이상이 되면 몸 이곳저곳이 불편해지는 분도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장애인을 특별하거나 다른 존재라고 인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브이드림의 목표 또한 장애인을 무조건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스스로 능력을 키우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지지해 주는 것이라고.


브이드림은 향후 해외진출도 꿈꾸고 있다. 장애인 자활 지원 재단을 설립하고, 회사 수익 일부로 장애인들이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사무시스템과 보조기기 등을 개발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김 대표의 꿈이다.

“인연, 가치있는 일, 선한 영향력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늘 진심을 다하고 좋은 마음을 가지면 미래에 어떤 행운으로 돌아올 지 모르는 일이더라고요. 가치있는 일을 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주는 것이 제 삶의 최종 과제이자 목표입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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