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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건 배달'에 관한 오해와 진실

조회수 2021. 04. 24. 07: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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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건 배달은 좋은 것이고 묶음 배달은 나쁜 것일까

배달업계에서 쿠팡이츠가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는 쿠팡이 배달의민족의 주문 수요를 위협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물론 시장 점유율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특정 지역, 단기 매출 실적은 두 회사가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이상 알기 어렵다.


만족도에 따라 언제든 앱을 갈아타는 소비자의 낮은 충성도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에 쿠팡은 ‘한 번에 한 집 배달’하는 단건 배달로 음식을 받는 고객의 체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업계 관행인 ‘묶음 배달’에 소비자의 불만이 있음을 노린 것이다. 묶음 배달은 서로 인접한 픽업지, 전달지를 엮어 여러 가게의 음식을 한꺼번에 픽업, 전달하는 방식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빠른 배달을 위해 빈번한 신호위반, 인도 주행 등이 묶음 배달 때문이라고 오해하기도 한다(왜 “오해”인지는 뒤에서 설명하겠다). 그래서인지 배달 관련 기사에는 이런 댓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원래 배달은 단건 배달이 당연하다. 음식이 무슨 택배도 아니고 3개씩 받아서 배달하나.”


“묶음 배달하려고 속도 내는 배달 오토바이가 많다. 돈 버는 것도 좋지만 도로가 무법천지다.”


하지만 현실은 ‘단건 배달=좋은 것’, ‘묶음 배달=나쁜 것’이라는 도식으로 명쾌히 설명하기 어렵다.




과거에도 ‘공짜 배달’, ‘단건 배달’은 없었다


소비자가 단건 배달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빨리빨리’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지점이 있다. 여기에는 배달비를 냈으면 당연히 내 음식에만 충실해야 한다는 권리 의식도 있다. 배달비를 내는 것 자체가 불만인 소비자도 있다. 한 소비자는 “배달 대행이 중간에서 산적처럼 통행세를 걷는다. 옛날 중국집, 치킨집 사장님들처럼 그냥 ‘서비스’로 배달해 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풀어야 할 오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배달 앱 정착 전에는 배달비가 공짜였나. 둘째, 단건 배달이 정말 고객에게 좋기만 한 서비스인가. 사실 배민이나 쿠팡이 배달 음식 주문 중개를 하기 전에도 배달은 공짜가 아니었다. 그것은 느슨한 형태의 ‘멤버십 혜택’이나 ‘공동구매 할인’과 비슷한 무엇이었다.


기존에는 배달이 가능한 가게가 제한적이었다. 짜장면, 치킨, 피자, 족발 등 몇몇 충분한 수요가 있는 메뉴를 취급하는 가게만이 배달을 했다. 배가 고픈데 꿈틀거려 뭔가 만들어 먹기는 귀찮은 것이 사람의 심리일 수 있는데, 배달하는 가게가 제한적이니 몇몇 가게에 수요가 몰렸다.


단골손님들이 계속 넣어주는 주문을 처리하고자 배달 기사를 직고용 했다. 굳이 손님에게 배달비 명목의 돈을 안 걷어도 가게 구성원 모두가 먹고 살 만큼 매출, 영업이익이 나왔다. 지금도 이러한 멤버십 혜택의 흔적은 남아있다. 일부 가게는 아직 살아남아 직접 배달을 한다. 필자는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쓰는데, 이걸로 배민에서 2만 원 이상 주문하면 2천 원의 캐시백을 준다.


혜택의 직접 제공 주체가 가게에서 플랫폼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물론 예전에도 ‘단건 배달’을 끼얹으면 타산이 나오지 않으니 묶음 배달은 불가피했다. 배달원이 가방에서 피자 한 판을 꺼내줄 때 내가 시키지 않은 피자들이 보였거나, 철가방에서 다른 집이 시킨 탕수육을 보고 부러움을 느낀 적 있나. 그게 바로 묶음 배달이다.


45분째 오지 않는 치킨의 안부를 가게에 물으면 “가고 있어요.” 하던 답변이 꼭 거짓말은 아니었던 것이다. 현재는 상황이 바뀌었다. 치킨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도 치킨 집이 여러 곳으로 분화됐다. 필자가 사는 먹골역 5, 6번 출구 사잇길은 50m 안에 치킨을 파는 곳만 다섯 곳이다. 카테고리 자체도 짜장면 뿐 아니라 스테이크, 가츠동, 마라탕, 쌀국수 등으로 늘어났다.


예전처럼 소수 가게에 수요가 몰리는 시장은 깨진 지 오래다. ‘멤버십 모델’ 대신 어떤 메뉴든 배달을 붙일 수 있는 ‘주문 중개 모델’이 대세가 된 이유다. 그 과도기에 족발을 시켰는데 가격은 그대로고 양만 줄었다고 느끼거나, “홀에서 드시면 할인”이라는 중국집 전단지를 봤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소비자는 배달비를 잃은 대신 간편한 앱과 메뉴 선택의 다양성을 얻었다.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어느 날 갑자기 “지금부터 타인을 위해 공짜 배달, 단건 배달을 해줘야지.” 할 도덕 군자는 거의 없다. 소비자가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 든다면, 비즈니스 환경이 변했을 뿐 예나지금이나 배달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 때문은 아닐 것이다.





‘단건 배달’은 어떻게 가능한가


그럼에도 이왕 돈을 낸다면 자신에게 유리한 서비스 경험을 하고 싶은 소비자의 욕망은 정당한 게 아닐까? 물론 정당하다. 필자도 음식을 주문할 때 ‘일반 배달’보다는 배민의 단건 배달과 유사한 서비스인 ‘번쩍 배달’을 주로 이용한다. 다만 그것은 요즘 배민이 매일 번쩍 배달 전용 쿠폰을 뿌리고 있기 때문이지, 번쩍 배달이 꼭 빠르다고 판단해서는 아니다.

출처: 중앙일보

필자는 서울 중랑구에 산다. 앱 상에서 일반 배달 예상 시간이 50~60분으로 떠도 보통은 번쩍 배달처럼 25~35분에 음식을 받아왔다. 그렇다면 예상 시간과 실제 배달 시간의 ‘오차 15분~35분’의 정체는 뭘까. 또한 누군가는 “나는 강남구에 사는데(혹은 나도 중랑구에 사는데) 배민은 50분, 쿠팡이츠는 30분 걸리던데.”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동네마다, 또 같은 동네라도 소비자 간 경험이 다른 이유는 알고리즘과 현실 세계의 간극 때문이다.


우선 알고리즘의 세계부터 보자. 위 사진의 오른쪽은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마켓컬리’의 새벽배송팀이 사용하는 배송 시스템이다. 시스템은 차량 별 캐파(Capacity, 물량처리 가능량)에 따라 배차하고, 배송 순번과 최단 경로를 제시한다. 물류거점 출발부터 귀환까지 비용을 최소화는 ‘SWEEP’, ‘TSP’ 등 물류관리 이론 기법들이 녹아있다. 이 기법들의 산출물은 결국 ‘묶음 배송’이다.


같은 물량을 처리할 때, 한정된 차량으로 하나씩 배송보다 여러 건을 한꺼번에 픽업해 ‘순차적인’ 배송을 하는 편이 훨씬 시간과 적재 공간을 절약한다. 배달도 물류다. 실제로 배민 기사들이 콜 받을 때 쓰는 앱은 두 모드가 있다. 거리 및 이동 수단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비용을 절약해 줄 5명 내외 기사에게 콜을 보여주고 먼저 수락하는 이에게 배차하는 ‘일반 배차 모드(경쟁 추천배차)’가 있다. 가장 비용을 최소화해줄 기사 한 명에게 먼저 보여주는 ‘인공지능 배차 모드’도 있다.


이러한 알고리즘 조건 하에 기사들이 묶음 배달을 할 경우, 기사는 인접한 가게 세 곳의 콜을 받고 조리 요청이 들어간 뒤 몇 분 사이에 가게들을 돌며 픽업-픽업-픽업 후 인접한 고객들에게 전달-전달-전달하는 식이다. 지난 4월 2일,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서비스연맹 배민라이더스지회 조합원들은 쿠팡과 배민 본사 앞에서 “라이더안전과 생존권 확보”를 위한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인터뷰 요청을 수락한 기사는 “배민이 쿠팡을 따라해 번쩍 배달을 도입하기 전에는 ‘3배차(픽픽픽배배배)’ 기준으로 보통 35분 이내면 고객 주문부터 전달까지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이제 현실 세계를 보자. ‘배송’과 달리 ‘배달’은 기사가 고정된 물류 거점 없이 여러 가게를 돈다. ‘배송’의 경우 차량은 물류센터 도크(dock)에 미리 접안하고 상품 출고가 끝나면 포장된 박스를 실어간다. 출고팀의 연장 근무로 출차 지연이 있을 수 있지만 예정 시간을 크게 안 넘긴다. 안정화된 시스템으로 캐파를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다.


반면에, ‘배달’은 물류 거점 즉 가게가 실시간으로 계속 바뀐다. 배민과 쿠팡이 이를 고려할 생각이 있는지는 모르나, 가게도 엄연히 캐파가 있다. 그리고 일정하지가 않다. 어떤 가게는 주어진 20분 안에 조리를 완료한다. 다른 가게는 20분을 다 쓰고도 추가로 30분을 초과한다. 가게도 입장은 있다. 주문이 몰리는 점심, 저녁 피크타임은 가게도 감당이 힘들고, 알바 고용은 비용이 부담된다. “우리 집은 쌈요리라 원래 하나 싸는 데 오래 걸린다.”며 음식 특성에 호소하기도 한다.


가게에서 생기는 문제인 조리대기만이 아니라, 배달 거리에 비례해 늘어나는 신호대기, 단지 출입부터 승강기까지 다세대 주택보다 5분 이상 걸리는 고층 아파트, 이륜차에 그다지 친화적이지 못한 노면 상태 등 다양한 변수가 끼어들며 계획을 틀어지게 한다. 기사는 열심히 달려도, 컴퓨터가 잘못 예측한 시간을 넘길 수 있고 그 비난은 고객의 마지막 접점인 기사에게 돌아간다. 기사는 문제를 커버하려고 더 빨리 달린다. 일부는 신호위반, 인도 주행을 한다.


물론 여기서 파생되는 비난도 기사의 몫이다. 필자가 경험한 일반 배달 ‘오차 15~35분’의 정체는, 다행스럽게도 이런 문제 없이 순탄하게 배달이 이루어져 절약한 시간 값일 것이다. 이처럼 ‘순차적인’ 최적 경로를 찾는 문제는 결코 쉽지 않다. 최적치 혹은 근사치를 찾으라는 요구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긴 쉬우나, 실제로는 복잡한 연산과 알고리즘이 필요할 수 있다.


플랫폼이 물류 플레이어답게 문제를 푼다면 가게 별 실제 조리 대기 시간을 데이터화 콜을 띄우고, 지역별 교통상황 및 아파트 특성에 따라 배달료를 차등화할 것이다. ‘라지 음료 18잔’ 같은 것은 운행 중 상세 메뉴를 들여다보기 위험하고 배달통 캐파가 작은 기사들에게 원천적으로 콜을 안 띄우도록 관제나 물류 프로세스의 고도화에 더 역량을 쏟을 것이다.


하지만, 쿠팡이츠나 배민이 밀고 있는 방법은 그런 것들보다는 ‘단건 배달’이다. 위 사진 오른쪽 그림처럼 묶음 배달을 배제하고 그냥 콜 하나당 기사 하나씩을 붙여 버렸다. 기사가 한 건씩 배달을 수행한다면, 중간에 문제가 생겨도 여러 주문 건의 오차가 누적되는 것보다 큰 오차 없이 배달 수행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 경우, ‘계획대로 기사를 충분히 확보’해야 서비스 품질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콜은 적은데 기사는 많은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의 ‘배민 북부센터’, 콜이 많아 하루에도 3~4번씩 기사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해 줄 테니 로그인하라고 프로모션 문자와 카톡을 보내는 ‘쿠팡이츠 강남지역’은 그게 가능하다.


그러나 기사는 타산을 맞추려면 더 장시간 일하거나, 거리 할증이 붙는 장거리 배달을 해야 한다. 실제로 4월 2일 쿠팡 본사 앞에서 만난 한 기사는, “저는 예전에는 요기요를 했고 지금은 쿠팡이츠를 하는데요. 단건 배달이라 같은 시간 일하면 예전 요기요 할 때보다 돈이 안돼요. (3월 2일부터) 쿠팡이 배달 기본료까지 3100원에서 2500원으로 줄이고, 픽업 거리 할증을 100m당 100원에서 70원으로 줄여 (요기요보다) 수입이 30% 줄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사는 이번에도 문제를 커버하려고 더 빨리 달리게 되고, 여기서 파생되는 비난도 기사 몫이다. 배민 본사 앞에서 자유발언에 나선 한 기사는, “일을 하다 보면 단톡방에 누가 다쳤다, 그리고 가끔은 누가 죽었다고 올라옵니다. 저희도 압니다. 저희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인식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요. 도로 위에 폭주족! 무법자! 죄송합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다 저희 탓 이기만 합니까. 부디 한 번만 구조를 봐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플랫폼 입장에서는 계획대로 되고 있을까. 아직은 시기 상조로 보인다. 쿠팡 본사 앞에서 만난 한 기사는, “단건 배달이 꼭 고객한테 좋지만은 않아요. 들어온 주문들을 못 빼고 있는데 하나씩 배달하면 3건 50~60분 걸려요.“라고 말했다. 콜은 많은데 기사는 적은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비가 올 때는 배민도 프로모션을 잘 붙여, 기사가 굳이 배민보다 기본 배달료가 낮은 쿠팡을 택할 이유가 부족하다. 우천 시 쿠팡이츠 예상 시간이 55분이 뜨기도 하는 이유다.


반대로 강남에서 비가 안 올 때는, 쿠팡이 피크타임에 1건만 배달해도 프로모션 1만 원을 주는 경우가 많으니 그 시간대에 배민은 기사를 일부 뺏긴다. ‘강남에서 배민 50분, 쿠팡 30분’이라는 누군가의 경험은 보통은 이런 상황에서 비롯된다. 배민도 이 문제를 모르지 않는지 최근 피크타임 프로모션 문자를 보내는 등 기사 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나아가 오토바이 기사 입직 자격을 ‘유상운송종합보험’에서 ‘유상운송책임보험’으로 낮추고 부업 배달 기사들인 ‘배민커넥트’의 운행시간제한을 해제하는 등, 기사들 커뮤니티에서는 ‘안전’ 문제나 ‘콜사망(콜에 비해 기사 수가 많아 일자리가 부족한 현상)’을 우려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4월 2일 배민 본사 앞에서 만난 한 기사는 “배민이 쿠팡의 단건 배달을 따라 해 번쩍 배달을 도입했고 같은 시간을 일할 경우 이전보다 30~50% 수입이 줄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입직 자격도 계속 낮아져 일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기사들의 수입 감소 부분에 관해 배민, 쿠팡에 이메일을 보내 사실 확인을 요청했고 보름 이상 기다렸으나 아쉽게도 답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어쨌든 쿠팡은 아랑곳하지 않고 ‘콜 많고 기사도 많은’ 모델을 추구하고 있고, 배민의 의중을 아는 것도 어렵지 않다.


지난 4월 12일 배민은 ‘배민1(배민 원)’이라는 완전한 단건 배달 서비스를 6월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배민이 하는 번쩍 배달은 완전한 단건 배달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45분 내 도착 보장 배달’이다. 기존 배달 수행 중에 다음 배차까지는 미리 잡아주거나(픽배픽배), 드물지만 일손이 부족할 때는 2배차(픽픽배배)까지 허용한다.


현재 배민에는 배민라이더스가 직접 배달을 수행하는 가맹점과, 배민라이더스를 이용하지 않고 배달프로그램사(생각대로, 부릉, 바로고 등)로 콜을 띄워 동네 일반 배달대행 기사들이 배달을 수행하게끔 하는 가맹점이 각각 입점해있다. 배민은 기존에 배민라이더스를 이용하지 않던 가맹점을 흡수해 ‘콜 많고 기사도 많은’ 모델을 만들려는 듯 보인다.


쿠팡이 단건 배달을 무기로 가맹점을 모으고 시장점유율을 높였고, 배민도 ‘배민 원’이라는 완전한 단건 배달을 도입해 업계 1위 자리를 사수하려는 듯 보인다. 고객 입장에서 보자. 똑같이 배민에서 배달을 시켜도 그저께는 배민라이더스가 GPS로 기사 위치도 보여주고 25분 만에 번쩍 배달을 해줬는데, 오늘은 묶음 배달 과정이 다소 틀어져 일반 배달대행 기사가 45분 만에 배달을 했다고 하자. 그러면 고객은 두 경우를 구분할까. 그렇지 않다.


고객에게는 그냥 둘 다 배민에서 시켰는데 오늘은 늦은 것이다. 배민이 해결 하려고자 하는 문제는 이 부분으로 보인다. 고객 경험을 동일하게 해 고객 이탈을 막으려는 것이다. 이 경우, 배민의 전업 배달 기사들인 배민라이더스와 부업 배달 기사들인 배민커넥트는 콜을 어느 정도 확보하겠지만, 일반 배달 대행 기사들은 힘들어질 것이다. 또한 1년에 수백만 원을 오토바이 유상운송 보험료로 내는 기사들이 건당 3000원씩 받고 여러 건을 묶어가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단건 배달로는 배달 일을 해야 할 타산이 도저히 나오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배달료가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이점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배민의 B마트 사례다. B마트 콜은 배달료가 낮은 편이고 봉지 부피가 큰 편이라 기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콜이 아니다. 따라서 콜이 잘 빠지지 않으며, 우천시에 B마트에 가면 봉지가 수북이 쌓인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배민은 B마트만큼은 묶음 배달을 유지하기로 했다. 배달은 사람들의 욕망이 아우성 대는 산업이다. 플랫폼, 자영업자, 소비자, 배달 기사들 각자의 욕망은 모두 나름의 정당성을 갖는다. 다만 그중 누군가가 가장 많이 희생한다면, 아마 그 주체가 그 구조 내에서 가장 약자일지 모른다.


by 하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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