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스칸디나비아 사운드를 찾아서

조회수 2021. 4. 29.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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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phion Argon1 / Primare I15 Prisma

오디오에서 매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어떤 경우는 이 제품에서 이런 소리가 날 수 있나, 의아할 정도의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즉, 매칭이 잘 이뤄지면, 가성비를 넘어 갓성비에 이르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매칭이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매칭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지역이나 국적에 관한 문제다. 무슨 말인가 하면, 앰프와 스피커를 연결할 때 되도록 같은 토양과 언어권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아무래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즉, 미제 앰프는 미제 스피커, 영국제 앰프는 영국제 스피커, 뭐 그런 식이다. 최소한 기본은 갖고 간다.



그런 면에서 같은 북유럽 출신인 프라이메어(Primare)와 앰피온(Amphion)은 들어보나마나. 두 회사의 제품 자체 퀄러티도 뛰어난 데다가, 음향 철학이나 추구하는 미학이 비슷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숙명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두 브랜드의 매칭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본적으로 신뢰가 가는 조합이지만, 어느 레벨에 도달할지는 알 수가 없다. 아무튼 결론부터 말하면 상당히 성공적이다. 왜냐하면 두 제품의 포지션 때문이다. 두 제품 모두 입문기의 가성비에 초점을 맞추었고, 결과물을 놓고 보면 분명 그 이상이다.

우선 프라이메어부터. 보 크리스텐슨이라는 디자이너에 의해 창립된 이 회사는 앰프를 주로 만들지만, 상당한 파이오니어 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AV 프로세서라든가, DVD 플레이어, 유니버설 플레이어도 만든 바 있다. 그러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라든가, 스트리밍 오디오가 대세를 이루는 환경이 되자, 드디어 2017년에 프리즈마(Prisma) 콘셉트를 선보인다. 이번에 만난 I15 프리즈마는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제품이다.



본 기는 소스기와 앰프를 겸하고 있다. 즉,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DAC, 그리고 인티앰프가 결합된 형태인 것이다. 단, 많은 애호가를 염두에 둔 모델이라, 동사가 자랑하는 UFPD 2 앰프 모듈은 없지만, 대신 하이펙스의 UcD102를 동원해서 가격과 성능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것은 이것대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참고로 8Ω에 60W의 출력을 낸다.



일단 본 기에 투입된 DAC는 매우 우수하다. 아사히 카세이 사의 AK4490EQ라는 칩을 동원하고 있는데, 매우 고사양이다. 기본적으로 32비트 포맷이며, 프로세싱 역시 32비트로 이뤄진다. PCM은 768kHz, DSD는 11.2MHz까지 가능하다. 또한 OSR 더블러라는 커패시터 필터가 포함되어 있어 노이즈를 대폭 저감한 부분이 눈에 띈다. 실제로 200kHz 밖으로 노이즈를 밀어내고 있다.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당연히 타이달, 스포티파이 등을 커버하며, 블루투스 역시 양질의 내용을 자랑하고 있다. 

한편 스피커는 앰피온의 아르곤1(Argon1). 일견 평범한 인상이지만, 매우 공들여 만든 제품이다. 2웨이 타입으로 1인치 티타늄 돔 트위터와 5.25인치 알루미늄 미드·베이스로 구성되어 있다. 포트는 뒤에 나 있으므로, 적절하게 뒷벽과 떨어트린다면 더 명료한 3D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감도는 86dB밖에 되지 않지만, 25-150W 정도의 출력이면 충분하다. 당연히 I15로도 충분히 구동이 되었다. 박스 자체는 크지 않고, 무게는 8kg 정도 하지만, 담당 대역폭이 무척 넓다. 무려 45Hz-25kHz까지 커버한다. 데스크톱이나 홈시어터로도 좋지만, 전문적인 하이파이 스피커로 사용할 경우 그 역량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어쨌든 같은 북유럽 태생의 멋진 매칭을 이번에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첫 곡은 앙세르메 지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익히 아는 멜로디가 구슬프게 흘러나온다. 매우 투명하면서 레벨이 높다. 일체 디스토션이 없고, 평탄한 주파수 특성을 보인다. 특히, 장엄하게 펼쳐지는 대목에서 드라마틱한 스케일과 힘을 선사한다. 매우 오래전 녹음이지만, 마치 최근에 한 것처럼 싱싱하게 들리는 것도 특별하다. 확실히 매칭의 시너지 효과를 절감하는 재생음이다.

이어서 존 콜트레인의 ‘Say It’. 다소 어두침침하고, 나른한 분위기지만, 여기서는 약간 밝다. 그렇다고 쨍하다는 뜻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하고, 짜임새 좋은 무대가 나타난다. 무엇보다 관능적이면서 마성적인 테너 색소폰의 음이 살아 있다. 그것도 꽤 상큼한 맛으로 다가온다. 전통적인 JBL, 알텍 스타일의 재즈와는 다르지만, 이것은 이것대로 매력이 있다. 아마 ECM과 같은 계열의 재즈라면 매우 잘 어울릴 듯하다.



마지막으로 다이애나 크롤의 ‘Cry Me a River’. 의외로 육중한 더블 베이스가 출현한다. 보컬에는 힘이 있으면서 적절한 감미로움이 느껴진다. 배후에 흐르는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비상은 듣는 맛을 한결 더하고 있다. 중간에 나오는 생 톤의 일렉트릭 기타 솔로도 감칠맛이 좋다. 전체적으로 투명하면서, 정교치밀하다. 고급 라운지에서 편하게 칵테일 한잔하면서 듣는 듯하다(이종학). 

Primare I15 Prisma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250만원

실효 출력 60W(8Ω), 100W(4Ω) 앰프 테크놀로지 Hypex UcD102 디지털 입력 Coaxial×1, Optical×3, 3.5mm 미니플러그×1, USB A×1, USB B×1 디지털 출력 Coaxial×1 칩 셋 AKM AK4490EQ 아날로그 입력 RCA×1, Aux(3.5mm)×1 아날로그 출력 RCA×1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S/N비 90dB 이상(디지털), 80dB 이상(아날로그) THD+N 0.05% 이하 출력 임피던스 150Ω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크기(WHD) 35×7.3×32.9cm 무게 6.4kg

Amphion Argon1

가격 220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3cm 알루미늄, 트위터 2.5cm 티타늄 재생주파수대역 45Hz-25kHz(-6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600Hz 출력음압레벨 86dB 권장 앰프 출력 25-150W 크기(WHD) 16×31.6×26.5cm 무게 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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