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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새로고침 했다는데 새롭지가 않네

조회수 2021. 05. 06. 16: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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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했다는 '롯데온' 살펴보니..

롯데쇼핑이 지난해 4월 야심차게 선보인 롯데온. 예상과 달리 시장의 평가는 “불편하다” “느리다” 등으로 냉혹했다. 롯데온이 론칭 1주년을 맞아 ‘새로고침’을 선언하면서 대대적 이벤트를 펼친 이유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냉랭하다. “새로고침을 했는데 새롭지가 않다”는 말까지 나온다. 

출처: 롯데쇼핑

“롯데온 ‘새로고침’을 누르다.” 롯데쇼핑의 온라인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롯데온(ON)’이 변신을 꾀했다. 지난해 4월 28일 롯데온을 론칭한 지 1년 만이다. ‘롯데온(ON)세상 새로고침’이라는 1주년 행사(4월 26일~5월 2일)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 롯데쇼핑 측은 각종 할인행사와 함께 롯데온 서비스를 새롭게 강화했다고 밝혔다.

유통업계도 이 행사에 주목했다. 그동안 롯데온 서비스를 두고 “시스템이 불안정하다” “계열사 간(롯데마트·롯데백화점·롯데홈쇼핑·롭스 등 7개 유통사) 통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용이 불편하다” 등 혹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행사가 롯데온의 ‘구원투수’로 영입된 나영호 롯데쇼핑 부사장(이커머스 사업부장)의 취임 후 첫 대형 이벤트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참고: 나영호 롯데쇼핑 부사장은 롯데그룹 광고 계열사 대홍기획 출신이다. 이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4월 롯데쇼핑에 다시 합류했다. 취임 당시 그는 직원들에게 “이커머스 사업부가 롯데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롯데온은 정말 달라졌을까. 롯데쇼핑의 내부 평가는 ‘합격점’이었다. 대규모 할인행사에 제법 많은 소비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롯데온 모든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20% 할인 쿠폰 제공’ ‘매일 오후 7시 선착순 5000명에게 10% 할인 쿠폰 제공’ 등 통 큰 혜택에 소비자가 반응한 셈이다.

실제로 행사 첫날(4월 26일) 롯데온의 방문 고객 수는 평소 대비 5배가량 증가했다. 구매 고객 수도 지난해 롯데온 론칭 때와 비교해 7배 늘었다. 롯데쇼핑 측은 “이날 전체 구매 고객의 15%가량이 첫 구매 고객이었던 만큼 신규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롯데온이 대규모 할인행사가 종료된 후에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만큼 달라졌는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남는다. 롯데온이 내놓은 ‘변신 카드’가 소비자에겐 색다를 게 없어서다.

대표적인 게 ‘배송 도착 예정일 안내 서비스’다. 롯데쇼핑 측은 “최근 6개월간 실제 배송 데이터를 분석해 상품 도착 예정일을 정확하게 안내한다”면서 “소비자의 배송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에겐 새로울 게 없는 서비스다. 예컨대 경쟁사인 SSG닷컴의 경우 ‘최근 15일간 배송된 주문건’을 분석해 평균 배송일을 예측·안내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이 운영하는 H몰 역시 고객에게 상품이 도착할 때까지 걸리는 배송 소요일을 확률(1일~4일 이상)로 분석해 제공하고 있다.

출처: 롯데쇼핑

롯데온이 강조한 또다른 서비스인 ‘상세 필터 기능’도 마찬가지다. 이 서비스의 목적은 소비자가 손쉽게 제품을 검색할 수 있도록 돕는 거다. 배송, 가격, 할인 · 적립 혜택, 별점 등으로 제품을 구분해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옷을 고르는 소비자는 패턴, 의류 핏, 소매길이, 기장 등을 원하는 대로 선택해 관련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당초 ‘검색창 없는 쇼핑 플랫폼’을 내세우며 소비자가 검색하지 않아도 알아서 제품을 추천해 주겠다던 롯데온으로선 큰 변화를 꾀한 셈이다.

하지만 이 역시 경쟁사들이 일찌감치 제공해온 서비스다. 이커머스 1위 업체인 쿠팡은 브랜드, 상품 상태, 사이즈, 색상, 사용계절, 가격대, 별점(소비자 평점) 등을 기준으로 한 ‘필터’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SSG닷컴 역시 컬러, 소재, 패턴, 스타일, 가격, 혜택, 배송유형 등을 기준으로 한 필터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롯데온이 새로고침을 했음에도 소비자로선 ‘새로움’을 느끼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쇼핑 측은 “롯데온의 경우 이커머스 업계에선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지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말은 다르다.

“롯데온이 변화를 꾀했지만 사실상 경쟁사들이 기존에도 제공해오던 서비스다. 롯데온의 새로고침이 아직까진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있다고 본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의 롯데온과 비교해선 서비스가 개선된 게 사실이다”면서도 “하지만 SSG닷컴, 네이버, 쿠팡 등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강점이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는 롯데온에 등을 돌린 지 이미 오래”라면서 “기존의 경쟁사를 ‘따라 하는 것’만으로는 이미 다른 플랫폼에 ‘락인(rock-in)’한 소비자를 되돌리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네이버의 ‘가격 비교’, 쿠팡의 ‘로켓배송’, SSG닷컴의 ‘신선식품’처럼 롯데온을 대표할 만한 ‘킬링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는 거다.[※참고: 락인효과란 소비자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유사한 상품이나 서비스로의 수요 이전이 어렵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1899억원) 대비 27.4% 줄어든 1379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559억원에서 948억원으로 커졌다. 2020년이 롯데온을 론칭한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뼈아픈 성적표다. 새로고침을 꾀한 올해 성적표는 과연 다를까.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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