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1년도 안돼 IT 개발자 변신한 문과생의 비결

조회수 2021. 5. 28. 15: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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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부족, 고용 미스매치, 코로나19 등 요인으로 지난해 고용 시장은 1년 내내 한파를 겪어야 했습니다. 고용 한파를 뚫고 취업·이직·전직에 성공한 이들의 합격기를 소개합니다.

네카라쿠배.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등 IT개발자 간 인기 기업을 일컫는다. IT(정보기술), 플랫폼 기업 간 개발 직군 인재를 영입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등장한 신조어다.  
개발 직군 인기가 높아지면서 문과에서 이과로 전향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채진원씨(32)도 그중 한 명이다. 원래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두고 폴리텍대 하이테크 과정에서 IT 기술을 배운 후 AI(인공지능) 기업에 재취업했다. 채씨를 만나 취업 성공 비결을 들었다.  
◇경영지원팀 입사 3개월 만에 퇴사 후 택한 일

출처: 본인 제공

채진원씨 증명사진.

채진원씨는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 경영학과 출신이다. 성적에 맞춰 학교에 갔다. 경영학이 적성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세무사를 꿈꿨다. 대학교 3학년 때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세무사 시험을 준비했다. 2년 반 동안 공부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학교로 돌아와 취업 준비를 했다. 1년 만에 2017년 한 소프트웨어 회사의 경영지원팀 입사에 성공했다.  
취업 성공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입사 3개월 만에 퇴사를 결심했다. “경영지원팀에서 총무 일을 맡았어요. 언제든지 다른 사람에 의해 대체될 수 있을 것 같은 일이었죠. 좀 더 특별하고 활동적인 일을 하고 싶었어요. 저만의 무기가 있어야 겠다고 판단했죠.”

출처: 본인 제공

폴리텍대 창업경진대회에서 은상을 받은 채진원씨

새로운 길을 찾던 중 이모에게서 한국폴리텍대학의 하이테크 과정을 들었다. 대졸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기술 교육을 한 후 취업까지 지원하는 과정이다.  
2020년 1월 폴리텍대 분당융합기술교육원에 지원했다. "IT 산업은 앞으로 더 중요해지리라 판단했어요. IT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학원이 아니면 딱히 IT 기술을 배울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폴리텍대학을 알게 됐고, 실무 위주 교육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바로 입학을 결심했습니다. 학비를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좋았구요."  
◇대학으로 U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함께 배워

출처: 본인 제공

폴리텍대 창업경진대회에서 본인의 아이템을 설명 중인 채진원씨.

채씨는 임베디드시스템 전공을 선택했다. "임베디드시스템이란 어떤 제품 속에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있어서, 그 제품이 작동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말해요. 기계 안의 기계, 장치 안의 장치인 셈이죠. 휴대폰에서 TV를 볼 수 있도록 한다면, TV 기능이 임베디드 시스템이죠. 자동차안의 ‘자동항법장치' 같은 것도 대표적이구요."  
임베디드시스템을 배우면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 등에 쓰이는 각종 장치 개발자로 거듭날 수 있다. “임베디드시스템을 개발하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모두 능해야 해요. 두 가지를 융합해서 배운다면 경쟁력이 생기죠. 임베디드시스템 전공이 저만의 무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과 출신인 내가 과정을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했다. 막상 진학하니 초심자도 배울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짜여 있었다. “실무형 인재를 목표로 이론부터 실습까지 10개월간 집중 교육을 받는 과정이었어요. 기초지식부터 배운 뒤 심화 프로그래밍 실습을 받았습니다.”  
◇모든 걸 쏟아부은 10개월

출처: 본인 제공

마스크를 쓴 얼굴과 쓰지 않은 얼굴을 판단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실습하고 있는 채진원씨.

10개월 간 모든 걸 쏟아붓기로 했다. "코딩부터 실습까지 모든 게 처음이었습니다. 독해지는 수밖에 없었죠. 평일 9시부터 6시까지 매일 수업을 듣고, 수업이 끝나면 자율학습과 실습을 했어요. 배운 건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주말, 공휴일에도 강의실과 실습실이 열려 있어서 쉬지 않고 공부와 실습을 계속 했습니다. 코딩이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하고 또 반복했어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으니까요.”  
교내창업경진대회에 나가 은상을 받기도 했다. “창업경진대회 당시 코로나 사태가 막 터지고 있었는데요. 데이터융합SW과랑 협업을 해서 ‘무인 체온측정 장비' 아이템으로 출전해서 은상을 탔습니다. 이런 성과물을 모아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로 정리했습니다.”  
교수진에게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 첨삭을 받고 모의 면접을 했다. 현직자 특강을 들을 기회도 있었다. "중소기업 대표님이나 기업 연구소장님들이 학교로 오셔서 실무 강의를 해주신 게 큰 도움이 됐어요. 특강을 통해 현장에서 쓰이는 기술과 그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었죠. 어떤 신입사원을 원하는지 등도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AI 전문 기업에 취업 성공

출처: 유투브 채널 ‘LAON PEOPLE INC.’캡처

채씨가 취업한 라온피플에서 제작하고 있는 AI 기반 교통 솔루션 ‘라온로드’.

2020년 11월 졸업과 동시에 AI 기반 솔루션 개발 기업 '라온피플'에 합격했다. 차씨는 교통 솔루션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교차로의 신호 제어시스템, 스마트 횡단보도 시스템 등을 만든다.  “원하는 기업에 합격했지만 이제 ‘큰 산 하나 넘은' 기분이에요. 앞으로 훨씬 더 많은 도전거리가 쌓여 있을 겁니다. 공부할 것 투성이에요."
취업 준비생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시야가 좁아져요. 조금만 생각을 바꿔 주위를 둘러 보면 다른 기회가 얼마든지 많습니다. 기회를 잘 찾아보고 새로운 것에 과감하게 도전해보세요."  
취업을 위해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도 꼭 가져보라고 강조했다. “결국 취업은 기업에 나 자신을 ‘셀링'하는 거예요. 나를 잘 판매하려면 ‘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내 장점이 뭐고 어떻게 포장할지 고민해 보고 기업에 어필하는 거죠.”  
/장유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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