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 쌍용차 인수 예정자로 선정..자금력은 충분, 경영은 '글쎄'

중견그룹인 KG그룹이 쌍용자동차의 새 인수 후보로 결정됐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인수가 무산되면서 사실상 쌍용차의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그런데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동차로 바뀌면서 중견그룹들에게 쌍용차는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평이다.

과거 자동차 산업은 기술력과 함께 대규모 자본이 필요했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 자동차는 '가전제품'에 가까워지면서, 자동차 산업의 진입장벽은 매우 낮아졌다는 관측이다.

쌍용차는 외형적으로 '부실 덩어리'에 가깝다. 하지만 인수에 성공한다면 전기차를 통해 중견그룹에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KG그룹이 쌍용차의 6번째 '주인'이 될 수 있을까 관심이 커지고 있다.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EY 한영회계법인은 13일 법원의 허가를 받아 KG컨소시엄을 M&A 공고 전 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수대금의 크기 △유상증자 비율 및 요구 지분율 △인수 후 운영자금 확보계획 △고용보장 기간 등을 두고 다수의 입찰자를 검토했다. 그 결과 KG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쌍용차와 EY 한영회계법인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M&A의 실패를 계기로 입찰자의 자금 상황과 향후 자금 조달 계획 등을 다양하게 평가했다.

KG컨소시엄에는 파빌리온PE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가 FI(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는 과거 KG그룹과 동부제철(현 KG스틸)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쌍용차 인수전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이번 인수전의 가장 관건으로 꼽히는 인수자금 측면에서는 KG그룹은 상당한 자금력을 확보했다는 평이다. KG그룹에는 KG케미칼과 KG스틸 등 24개의 계열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상장사는 △KG케미칼 △KG스틸 △KG이티에스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5곳이다. 비상장사는 △KG제로인 △이데일리 △이데일리씨앤비 △KG에듀원 △KFC코리아 △KG써닝라이프 △스룩 △KG에너캠 △KG지엔에스 △KG동부이앤씨 △스마트인슈 △크라운에프앤비 △KG할리스에프앤비 △KG에프앤비 등 13곳의 국내 회사와 8곳의 해외 계열사를 갖고 있다.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도 넉넉한 만큼 쌍용차 인수자금을 대기는 충분하다는 평이다.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KG케미칼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3636억원에 달했다. KG스틸과 KG이니시스는 각각 678억원, 2727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으며, KG모빌리언스는 878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다.

FI인 파빌리온PE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의 자금력까지 합할 경우 쌍용차의 인수대금을 마련하기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쌍용차는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빚을 떠안고 있다. 회생채권은 약 8300억원, 공익채권은 7700억원 규모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당시 쌍용차 인수 후 당장 갚아야 할 회생담보권은 2320억원, 조세채권은 558억원 규모였다. 협력업체 미지급금 규모는 547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협력업체는 40~50%의 변제율을 원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G그룹은 쌍용차 인수자금으로 최소 6000억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G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금액은 1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다만 KG그룹은 자동차 산업에는 경험이 전무하다. 현재 전기차 시장은 다양한 메이커들이 앞다퉈 진출하면서 경쟁이 극심한 상황이다. KG그룹이 격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쌍용차를 회생시킬 수 있는 적임자일지는 불분명하다. 철강업에 경험이 전무했던 KG그룹이 동부제철을 정상화한 저력을 볼 때 가능성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