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Inside The Park] 연세대학교 야구분석 강의 임수아 박사과정

조회수 2022. 4. 2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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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야구

때는 지난 1월 말. 연세대학교의 1학기 수강편람이 공개됨과 동시에 KBO리그 팬덤의 관심을 집중시킨 강의가 있다. 지난 시즌 이슈와 FA 결과에 대해 리뷰하고 과제로 이번 시즌 순위를 예상해 써오는, 야구 ‘찐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야구 관련 수업이었다. ‘낭만과 합리주의’부터 세이버메트릭스까지 거를 타선이 하나 없는 이 과목은 ‘프로야구 분석하기’라는 이름으로 개설돼 수많은 대학생 야구팬의 수강 욕구를 불태웠다. 대관절 무슨 이야기가 오갈지, 혹시 교수가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건 아닌지 숱한 추측이 난무했다. 겨우내 팬들의 이목이 쏠리다 지난 3월 초 드디어 개강을 맞은 기념으로, 이번 호 ‘더그아웃 인사이드 더 파크’에서는 화제의 강의를 개설한 주인공을 만나봤다. 그런데 잠깐. 당연히 초면일 줄 알았던 인물이었건만, 알고 보니 6년 전 본지와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었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Yoonjeong Jeon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안녕하세요.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3월 11일 인터뷰)

좋은 기회가 닿아서 <더그아웃 매거진>과 오랜만에 다시 만났네요.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에서 박사과정으로 공부하고 있는 임수아입니다.

햇수로 6년 전, 연세대 스포츠 매거진 ‘시스붐바’의 야구부장으로서 인터뷰이가 된 적이 있었죠. (67호, 2016년 11월 호) 다시 만난 소감을 듣고 싶어요.

여기 오는 길에 예전에 인터뷰했던 걸 다시 찾아봤는데요. 확실히 6년 가까이 지난 때여서 그런지 뽀송뽀송했다고 해야 할까요. 속세의 때를 묻히지 않고 순수한 모습이더라고요. 저 당시에는 야구에도 진심으로 미쳐 있을 때였는데… 지금은 좀 멀어졌지만. 아무튼, 그 당시의 열정이 떠올랐어요.

이번 학기 개설한 강의가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는데요. 알고 있었나요?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아는 분이 사이트 링크를 보내주셨어요. 들어가 봤더니 제가 쓴 수업계획서가 올라가 있더라고요. 무척 부끄러웠어요. 더구나 이게 대학원생들이 진행하는 거라 원래는 사람들이 크게 관심을 두지 않거든요.

전보다 야구에의 관심이 줄어든 상태라고 했는데, 주제를 이처럼 선택한 이유가 뭔가요?

지난 학기에 제가 맡았던 수업이 폐강될 뻔했거든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지도 교수님께서 폐강되지 않도록 무척이나 신경 써 주셨어요. 이번 학기에는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의미에서 ‘어그로’를 끌 수 있는 주제를 떠올려 본 거죠. 일단 사람들이 제법 좋아하는 주제니까요. 결과적으로는 예상했던 것보다 어그로를 너무 심하게 끌었던 거죠.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고 인기가 많았던 이유는 뭘까요?

요즘 인기가 식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제일 인기 많은 프로스포츠니까 그런 것 아닐까요? 게다가 요즘에는 스포츠 기사 댓글난도 막혀서 소통의 창구가 거의 없잖아요. 거기에 코로나19 때문에 야구장에 모여서 떠들기도 힘들고요. 팬들의 갈증이나 니즈를 잘 공략한 거랄까요.

강의 개설 두 학기 차인데, ‘교수님’이라는 호칭이 어색하진 않아요?

진짜 너무 부끄럽고요. 저는 교수님이 아니에요! 강단 앞에 서기는 하지만, 아직 학생일 뿐입니다. 교수님과는 하늘과 땅 차이죠. 그나마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낫겠네요.

주로 어떤 내용을 가르치나요?

처음에 의도한 건 가볍게 야구 얘기를 나눠 보는 거였어요. 그런데 예상보다 더 관심을 받으면서 소위 ‘고인 물’이라고 일컫는 분들이 들어오게 생긴 거예요. 그렇게 되면 가벼운 수준으로는 성에 안 차는 거죠. 그래서 좀 더 전문적인 특강을 많이 포함할 수 있도록 연사들도 알아봤어요. 그런데 막상 첫날 오리엔테이션을 해보니까 그저 소소하게 타팀 팬들과 얘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되게 재밌겠다는 반응이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원래대로 우리끼리 가벼운 토의나 토론을 하는 쪽으로 가게 될 듯해요. 물론 세이버메트릭스와 같이 전문적인 분야에 대해선 특강도 준비돼있습니다.

세이버메트릭스에 관한 공부도 진행한 적이 있는 건가요?

제가 알고 있는 분야라기보다는 저도 배워 보고 싶었던 분야예요. 시스붐바에서 활동할 때도 세이버메트릭스까지는 아니지만, 잘 없는 대학야구 기록들에 대해 혼자 엑셀에 정리하기도 했어요. 이 선수가 어느 상황에 타율이 어떻게 나오는지 하는 것들이요. 이 기회에 저도 학생들이랑 같이 앉아서 배워 보는 거죠! (웃음)

수업계획서에 따르면 바로 직전 수업에서 2021시즌 리뷰가 이뤄졌을 텐데, 어떤 내용의 대화가 오갔나요?

일단 지난 시즌에 만족했던 팬이 있는지부터 물어봤어요. 확실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 팬분들이 손을 들더라고요. 그리고 ‘잔루’에 대한 얘기도 나왔어요. 제가 삼성 라이온즈 팬인데 우리끼리는 ‘잔루 라이온즈’라고 부르거든요. 문득 궁금해져서 여쭤봤더니 다들 또 자기 팀을 ‘잔루 베어스’, ‘잔루 자이언츠’ 이런 식으로 말하데요. 역시 응원하는 팀은 달라도 마음은 다 비슷하구나 싶었어요.

학부생 시절 야구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강의가 없어 아쉬웠다고 했어요. 해당 과목을 개설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수업 내용과 자료를 준비했나요?

중간고사 기간 전까지는 야구 관련 이슈에 대해 논하다가 그 뒤부터는 데이터 분석 활동을 해볼까 계획했죠. 평소에 잘 안 읽던 야구책도 사서 열심히 읽었어요. 말했다시피 야구를 본 지가 꽤 오래돼서 따라잡을 필요가 있겠다고 느꼈거든요. 알던 선수가 다른 팀에서 뛰고 있고 상황이 좀 바뀌었더라고요.

상상만 하던 수업을 실제로 개설하면서 특별히 기대했던 부분이 있다면요?

우선 대학에서 야구 강의가 열리는 것이니만큼 KBO리그에만 쏠리던 관심이 대학야구로도 이어지기를 바랐어요. 저도 프로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학보사 활동을 하면서 대학야구의 실정을 보게 됐거든요. KBO리그의 인기에 가려져서 대학야구선수들이 소외된 느낌도 들고요. 그래서 이번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전공 수업으로 열리는 것이니만큼 야구부 선수들이 들어오는 그림도 그려봤어요. 다른 과목은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이 수업에서는 본인들이 제일 잘 아는 주제를 다룰 테니까요. 그런 기대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전공생이 15명 중 1명뿐이긴 하더라고요.

수업계획서에 적힌 ‘낭만과 합리주의’라는 소제목이 눈에 띄어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저 소제목이 들어갔을 때 굉장히 그럴듯해 보인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게 팬들 사이에서 꽤 뜨거운 감자더라고요? 제 의도는 기본적으로 이런 거였어요. FA 제도로 프랜차이즈 선수가 팀을 떠나는 일이 낭만 없는 일인 것인지, 아니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하는 직장인인데 고연봉을 찾아가는 게 당연한지에 대한 시각 차이를 논하는 거죠. 민감한 주제가 될 수도 있을 듯해요.

2022시즌 KBO리그 순위를 예상하는 과제가 있던데, 교수자로서는 어떻게 예상하나요?

올해는 NC 다이노스가 무서워 보이더라고요. 거기는 테이블 세터진부터 좋던데요. 타율은 물론이고 통산 기록으로 봤을 때 출루율 순위가 높은 선수가 많더라고요. 만약 박건우, 박민우, 손아섭 이렇게 세 선수가 1, 2, 3번을 구성한다고 하면 이 중에서 적어도 한 명이 출루할 확률이 대략 8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또 양의지까지 나오잖아요. 다른 팀 투수들이 이 타선을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커리큘럼을 보니 기말시험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만약에 있더라도 어렵거나 외워야 하는 내용은 아닐 거고, 야구팬들이라면 지금 당장 말하라고 해도 대답할 수 있는 것들을 적으라고 하겠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들 이런 1학점 P/NP 과목에 그렇게 큰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걸 저도 알고 있어요. 애당초 부담을 줄 의도는 전혀 없었거든요. 보시면 시험이건 과제건 아주 재미있어 보이지 않나요? 순위를 예상하는 과제를 받아보고 종강일 기준으로 10개 팀 순위를 다 맞힌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는 다른 거 아무것도 안 해도 패스를 주려고요. (웃음) (선견지명이 있는 학생에 대한 보상이군요?) 그 정도면 당신은 ‘야잘알’이니까 무조건 패스다, 하는 거죠.

막간 질문으로 가장 좋아하는 선수와 이유를 소개하자면요?

좋아했던 선수가 있는데요. (어쩐지 과거형이네요.) 제가 집에 유니폼이 일곱 개는 넘게 있는데 전멸했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박해민 선수가 있어요. (그렇다면 ‘이번에 유니폼을 하나 새로 산다면 누구로 마킹할 건지?’로 질문을 바꿀게요.) 그나마 눈여겨보던 선수에 최충연 선수가 있고요. 또 고려했던 선수가 이학주 선수였는데 말이죠. (웃음) 그래서 결론적으로 다년 계약한 구자욱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저는 아이돌 같은 스타일은 또 오히려… 하하. 결국 요새 최애는 김윤수예요. 혹시 모르니까 유니폼을 파기에는 불안하지만요.

많은 학생이 수강하지 못해 아쉬워하는데, 이런 인기를 고려해서 다음 학기에도 개설할 의향이 있는지 궁금해요.

제가 잘리지만 않는다면 개설되지 않을까요? 지난 학기에는 전임자가 하던 걸 넘겨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지만, 이번 학기부터는 제가 원하는 내용을 가르치는 거였거든요. (2학기에 다시 수업이 열린다면 어떤 내용을 새롭게 다뤄볼 수 있을까요? 시기적으로 논할 수 있는 주제가 바뀔 텐데요.) 2학기가 9월부터 12월까지죠?와. 상상만 해도 엄청 재미있겠네요. 가을야구도 하고 아시안게임도 하고요. 시즌 끝나고 총결산도 하고 FA시장 분석도 하고!

이번 야구분석 강의가 대외적으로 주목을 받은 만큼, 대학에서 프로야구 관련 수업을 찾기가 쉽지 않아요. 학계에서 KBO리그에 대한 연구가 잘 이뤄지고 있는 편이 아닌가요?

학계 논문은 그래도 종종 나오는 듯싶지만, 야구만 전문으로 다루는 경우는 없죠. 학회가 하나 있었던 거로 기억하긴 하는데 코로나19로 활동이 중단됐다고 들었어요. 근데 학회라고 해도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와서 활동하는 거지, 학술적으로 야구를 연구하는 분들이 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연구가 되더라도 만족도 조사 정도일 뿐, 심층적인 데이터는 크게 다루지 않는 듯 보여요. (인기 스포츠인 것 치고 학계에서는 블루오션인가 보네요.) 야구를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을 다들 미처 못 하는 거로 추측해요. 사실 이런 분들이 교수를 하고 있지 않으니까 현장에서 특강 강사로 모셔 와야 하는 거죠. 솔직히 그런 분야에서 인적 자원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구단에서부터 혈안이 돼서 찾지 않나요?

어문 계열에서 체육 계열로 전공을 바꿨더라고요. 원래부터 스포츠를 좋아했던 영향인가요?

학부생일 때는 복수 전공부터 시작했어요. 말씀해주신 대로 원래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입시 문제와 사정상 입학은 타과로 하게 된 거였죠. 원래 꿈은 스포츠 기자였어요. 그리고 이건 진짜 말도 안 되는 이유긴 한데요. 연세대 문과대학 건물이 너무 위에 있잖아요! (언덕 경사를 보고 있으면 복수 전공 생각이 들기는 하죠.) 물론 정문에서는 공과대학이 제일 가깝지만 제가 공대를 갈 수는 없으니까요. 아무튼, 전공을 옮겼더니 마지막 몇 학기 동안은 행복하더라고요.

같은 계열에서 대학원 과정까지 밟기로 한 이유는 뭔가요?

여기서 MBTI를 말하는 게 웃기긴 하지만, 저는 P 성향이 거의 90%에 육박해요. 상당히 즉흥적인 사람이라는 건데요. 어느 날 친구가 지금 제 지도 교수님께 대학원 상담을 하러 가는데 함께 가자고 하더라고요. (설마 대학원도 친구 따라서 간 거예요?) 그 교수님 연구실에서는 맛있는 걸 자주 먹나 보더라고요! (웃음) 안 그래도 그때 마침 스포츠 기자에 대한 꿈을 접을 때였거든요. 그래도 스포츠 관련해서 계속 진로를 밟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대학원이라는 루트도 알게 된 거죠. 그렇게 석사과정을 들어갔다가 이렇게까지 됐네요.

박사과정에 재학하면서 야구분석 과목 외에도 다른 운동 종목 수업을 맡아서 송도와 신촌을 오가는 거로 알고 있어요. 박사과정 대학원생으로서 어떻게 일주일을 보내고 있나요?

너무 힘들어요. 야구분석 강의가 있는 목요일이 특히 바쁜데요. 일단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통계학 수업이 있어요. 그다음 3시부터 조교로 들어가는 수업이 있고, 5시에 바로 야구분석 강의를 하러 갑니다. 그 뒤로 또 7시부터 10시까지 수업이 있어서 정신이 없네요. 다른 날에는 피클볼이라는 종목을 가르치는데요. 이건 사실 제 즐거움이라서 부담은 적어요. 야알못인데 야잘알인 분들과 함께하려니까 그게 진짜 부담이긴 하죠.

현재 주력하고 있는 연구 분야가 궁금해요.

우리 연구실 이름은 ‘평생 스포츠 및 여가 행동’이라는 아주 긴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성별 혹은 나이와 관계없이 남녀노소 다 함께 어우러져서 할 수 있는 스포츠나 여가에 관해 연구해요. (야구는 장벽이 꽤 높지 않나요?) 야구 자체는 그렇지만 관람의 측면에서 본다면 좋은 사례가 되지 않을까요? 지금 야구 강의를 하고 있어서 좀 끼워 맞추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요. 아무튼, 그렇게 접점이 있다고 합리화해보고 싶고요. 사실 아까 말씀드린 피클볼이 평생 스포츠 중의 하나예요. 미국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나 장애인분들도 하세요. 오히려 그분들이 더 잘하실 때도 있어요.

그래도 야구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거로 보이는데, 해당 분야를 공부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제가 진짜 깊게 생각을 안 해요. 대학원도 친구 따라갔다가 우연히 얻어걸린 것처럼 이 분야도 그저 교수님이 좋은 분 같아서 무작정 온 거였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저와 잘 맞네요.

앞으로 KBO리그와 프로스포츠에 관해 학술적인 연구를 해볼 의향은 없나요?

제가 하는 대학원 공부와 맞닿아 있겠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역시 데이터 쪽이겠죠. 크게 나눴을 때 통계를 이용하는 연구가 있고 인터뷰 위주로 이뤄지는 연구가 있는데요. 통계를 쓰는 쪽에서도 여러 갈래가 있겠지만, 세이버메트릭스와 연결 지을 만한 부분도 있거든요. 그런데 아까도 말했듯이 이쪽 연구가 그렇게 활발하지 않은 거로 알고 있어서… 음, 진짜 블루오션일 수 있겠네요. 통계를 잘하게 되면 해봐야겠어요.

전에는 스포츠 기자를 꿈꿨다고 했는데 현재는 어떤 진로를 희망해요?

지금은 완전히 열어놓고 있어요. 공부도 제법 재미있어서 계속 공부를 하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겠고요. 원래 스포츠 기자가 꿈이었던 건, 전에는 여자로서 야구 현장에서 가질 수 있는 직업이 기자가 전부였던 거로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다른 길도 많이 생긴 거로 알아요. 예를 들어 데이터 연구 쪽에서도 여성분들이 현장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계시잖아요. 그런 모습도 상당히 멋져 보여요. 물론 그런 쪽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시 야구를 열성적으로 좋아해야 하는 게 우선순위가 돼야겠죠.

공부를 계속하는 것도 괜찮다면 교수가 되는 방향은 어때요?

교수님이 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도 뭐가 됐든 간에 본인만의 전문성은 필요하잖아요. 교수가 되는 것도 저만의 특장점이 있어야 할 텐데요. 아, 오늘 얘기 나온 대로 야구에 관한 연구를 강점으로 삼는 것도 괜찮아 보이네요. (만약 정식 교수가 된다면 이 야구 강의도 더 큰 정원 수로 열릴 수 있을 테니까 학생들의 희망 사항이 아닐까요?) 세미나 강의 정원이 적은 건 학교에서 정한 거라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아쉽죠.

스포츠응용산업학과에서 박사과정으로 있는 만큼, 스포츠 기자나 스포츠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같이 스포츠 관련 직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남기자면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다른 분야더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뭐가 됐든 일관성 있게 관련 활동을 해보면 좋겠어요. 대외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그 예시가 될 수 있겠죠. 근데 더 나아가서 관심사에 대해 블로그 같은 플랫폼에 기록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쌓아가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런 것들을 상당히 귀찮아하던 편이어서 남들만큼 많이 하지는 못했는데, 그래도 간간이 했던 활동들을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무척 좋은 경험이 돼 줬어요.

전에 인터뷰했을 때처럼 학교 스포츠 매거진에서 활동하는 것도 예시가 될 수 있겠네요.

그땐 기자가 제 천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어요. 원래는 항상 누워 있는 것만 좋아했는데 경기가 있다고 하면 눈이 반짝 떠지고 그랬거든요. 그 당시엔 한 해 동안 열리는 연세대 야구 경기를 수업까지 빼 가면서 한 경기 빼놓고 다 갈 정도였어요. 하지만 기자 쪽으로 길을 쭉 파다 보니까 현실적으로는 제 길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 순간이 있었죠. 만약 그런 경험이 없었더라면 저는 이제야 기자 준비를 했을 거예요. 그러니까 관심 분야가 있다면 뭐든 한번 직접 해보고 부딪쳐보라고 조언해주고 싶어요.

자신에게 야구란 어떤 존재인가요?

헤어졌는데 이제 다시 붙잡아야 하는 전 남친? 어느 순간부터 인생에서 잊고 살았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니 ‘이 친구가 진국이었네, 잡아야 해’ 하는 느낌이에요. 재회하면 앞으로는 백년해로해야겠어요.

마지막으로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분들께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마칠게요.

저 같은 한낱 미물을 불러주시다니…. 감사드립니다. 다음 학기에는 야구를 더 열심히 보고 더 많이 알아 와서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 더그아웃 매거진 132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2호 (4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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