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50만원 직원에 1억씩"..4000% '미친 상여금' 쏜 회사

조회수 2022. 1.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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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성과 직원과 나눈 기업들
업계 호황에 직원 챙긴 해운사부터
어려워도 직원 먼저인 마이너리그까지

직장인들이 연말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상여금 때문입니다. 상여금은 성과급이라고도 하며 기업이나 기관에서 직원에게 임금 외에 지급되는 현금 급여를 말합니다. 보통 보너스라고 많이 부르죠.

얼마 전, 모든 직원에게 두둑한 상여금을 챙겨준 한 대만 기업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화제였습니다. 이 기업은 40개월 치 월급에 해당하는 연말 상여금을 지급했는데요, 퍼센트로 따지면 무려 월급의 4000%입니다. 수백km 떨어진 한국에서도 소문이 퍼질 만한 액수네요.

월급이 6만 대만달러(한화 약 258만원)인 직원인 경우 240만 대만달러(약 1억315만원)의 상여금을 받은 셈입니다. 단, 개인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했기 때문에 직원마다 받는 상여금은 조금씩 달랐다고 합니다. 또 근속연수가 10년이 넘는 이 회사의 한 사내 커플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총 500만 대만달러(약 2억1500만원)에 달하는 보너스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한 직원은 자신의 통장 잔고를 보고 “지금까지 이런 액수를 본 적이 없다”며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는 후문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에버그린 유튜브 캡처

주변 나라까지 소문이 퍼질 만한 ‘미친’ 상여금을 지급한 기업은 바로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마린’입니다. 에버그린마린은 대만 3대 해운업체입니다. 해운 업계는 코로나19로 화물 운송 수요가 급증하고 운임료 상승 등에 힘입어 큰 호황을 누렸습니다. 해운사의 경우 항공 운송과 달리 해상 운송을 하지 못하는 시간에도 선박 사용료를 받습니다. 전 세계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항만에서 지체하는 시간이 고스란히 해운업체 수입으로 돌아간 것이죠.

에버그린마린도 이런 수혜를 누린 기업 중 하나입니다. 이 회사는 세계 7위 해운사로, 2021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582억7900만 대만달러(약 6조79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달성했습니다. 4분기까지의 실적은 약 2000억 대만달러(약8조58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당초 업계는 최대 1000% 정도의 상여금을 줄 것으로 예상했는데, 기대치 않은 코로나19 수혜로 예상치보다 4배나 많은  보너스를 지급한 것입니다.

에버그린마린 소식을 접한 한국 누리꾼들은 “회사가 잘 됐다고 전 직원을 이렇게 챙겨주다니, 멋있는 회사다”, “이러면 일할 맛 나지”, “회사가 잘 나가면 오너들 주머니만 채우는 곳과는 다르다”, “이게 정상이지”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마이클 가트너 구단주. /유튜브 캡처

◇시즌 취소에도 직원 모두 챙겨준 구단

미국에서도 에버그린마린처럼 회사의 실적을 직원과 함께 나눈 훈훈한 사연이 들려왔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마이너리그 야구 구단 아이오와 컵스입니다. 아이오와 컵스는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산하 트리플A팀입니다. 메이저리그를 1부 리그라고 한다면 마이너리그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2부 리그인 셈입니다. 마이너리그도 세부적으로 트리플 A, 더블 A, 싱글 A, 싱글 A 쇼트 시즌, 루키 등으로 나뉩니다.

아이오와 컵스 공동 구단주인 마이클 가트너는 2021년말 연휴 직전 구단 정직원 23명을 소집해 ‘두툼한’ 봉투를 건넸다고 합니다. 봉투 안에 들어 있던 건 다름 아닌 수표였습니다. 1년에 2000달러씩(한화 약 238만원) 계산해 각 직원별로 근무한 연차를 계산해 상여금을 준 것입니다. 23명에게 총 60만 달러(약 7억1400만원)를 나눠줬습니다.

마이클 가트너는 자신의 아들과 다른 동업자 3명과 함께 1999년 아이오와 컵스의 공동 구단주가 됐습니다. 23년 동안 구단을 운영해 오다가 2021년 12월 구단을 매각했습니다. 그리고 매각 대금을 23년간 구단을 위해 일해준 직원들과 함께 나눠 갖기로 한 것입니다. 마이클 가트너는 “많은 직원들이 20년 넘게 우리와 함께 일했고, 힘을 합쳐 성공적인 팀을 만들었다”고 상여금 지급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가트너는 2021년 12월 글로벌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엔데버의 자회사 다이아몬드 베이스볼홀딩스에 구단을 매각했는데, 경영진이 운영에서 물러나며 직원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한 셈이죠.

마이클 가트너와 아이오와 컵스의 이야기가 더욱 감동적인 이유는 해운업과 달리 스포츠 업계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이었을 때는 리그가 중단되기도 했었죠. 어려운 와중에 가트너는 직원을 우선으로 챙겼습니다. 뉴욕타임즈는 “2020년 마이너리그가 코로나19 팬데믹에 시즌을 취소했을 때도 이 구단의 모든 정규직 직원들은 급여를 제대로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에스티아이 유튜브 캡처

◇위기 함께 극복한 직원에 1200% 상여금 준 중소기업

국내에서도 회사의 성장을 직원과 함께 나눠 화제가 되 중소기업이 있습니다. 경북 구미시에 있는 주식회사 에스티아이입니다. 에스티아이는 금속, 세라믹 소재 분야의 열처리장비 제조 전문업체입니다. 2013년 ‘500만불 수출의 탑’ 수상, 중기청 구매조건부 과제선정, 2014년 ‘대구경북첨단벤처산업 대상’, 2015년 ‘제52회 무역의 날’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한 국내 강소기업입니다.

꾸준히 성장한 에스티아이는 2016년 공을 직원에게 돌렸습니다. 2016년 12월 당시 직원 48명 모두에게 1200%의 연말 보너스를 지급했습니다. 통상임금(기본급+수당) 기준으로 1년 치 연봉인 셈입니다. 당시 상여금을 받은 직원은 “회사 사정이 나아진 걸 알고 있었지만 1200%나 되는 성과급을 받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죠. 당시 서태일 에스티아이 대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위기를 함께 극복해 준 직원을 위한 고마움의 표시”라고 밝혔습니다.

서 대표가 에스티아이를 설립한 건 2007년입니다. 2014년까지 대기업 납품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그해 말 매출 절반 이상을 책임지던 대기업이 에스티아이가 맡던 사업 부문을 외국기업에 넘기면서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하루아침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서 대표는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살길을 찾기로 하고 그동안 번 돈 모두 설비와 기술개발에 투자했습니다. 연구, 마케팅 인력을 채용해 직원도 30여명에서 40여명으로 늘었습니다.

노력의 성과는 2016년부터 나타났습니다. 2016년 초 중국 업체와 100억원이 넘는 수출 계약을 맺었고 인도, 미국 등 해외 판로 개척에도 성공했죠. 2016년 매출은 전년보다 6배 정도 늘었습니다. 서 대표는 “회사가 어려울 때 직원이 모두 자기 일처럼 함께 고민하고 고생했다. 위기를 극복하고 거둔 성과를 회사가 독차지해선 안 되는 이유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에스티아이는 지금도 국산 신기술 및 장비 개발에 큰 힘을 보태는 강소기업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2021년 포항 나노융합기술원과 전력반도체 웨이퍼용 잉곳 생산장비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잉곳은 분말 상태 폴리실리콘이나 탄화규소(SiC)를 화학 처리해 원통(또는 육각형) 모양으로 만든 실리콘 덩어리입니다. 이 덩어리를 균일한 두께로 자른 것을 웨이퍼라고 하죠. 수급난을 겪고 있는 잉곳 생산 장비를 국산화에 성공한 사례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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