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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Report] 덕수고등학교 이서준

조회수 2022. 3. 3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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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을 열다

여기 엘리트 체육에 대한 편견을 깬 고교선수가 있다. 지난해 4할에 가까운 시즌 타율을 기록하고,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최다득점상의 영예를 안는 등 번뜩이는 공격력을 뽐내며 주목받았으나 그의 앞길은 또래 친구들과 사뭇 달랐다. 비록 2022 신인드래프트에서 이름이 불리진 못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운동과 학업을 병행해 명실상부 국내 최고라는 서울대학교의 체육교육과에 당당히 입학하는 데 성공했다. 남들과 같은 정석적인 길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이서준. 그의 눈은 이제 서울대 최초 프로야구선수라는 목표를 향한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Hagyeom Jo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이서준

출생 2003년 03월 28일 신체조건 183cm 77kg 출신학교 서울배명중 – 휘문고 – 글로벌선진 – 덕수고 포지션 내야수 투타 우투우타 2021시즌 성적 23경기 타율 0.397 29안타 2홈런 21타점 7도루 OPS 1.037

만나서 반가워요. 본인 소개 부탁해요.

올해 덕수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입학하게 된 이서준이라고 합니다. 많은 덕수고 선배와 친구들이 인터뷰했는데 저도 이 자리에 나오게 돼 영광입니다.

평소 <더그아웃 매거진> 즐겨 봤나요?

야구부에 잡지가 비치돼있어서 쉬는 시간에 한 번씩 읽어봤습니다.

#새로운 출발

야구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서울대에 진학했어요. 기분이 어때요?

축하도 엄청나게 받았고 관심도 많이 주셔서 신기합니다. 또 감독님과 부모님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합격 소식에 누가 가장 기뻐해 줬나요?

우선 부모님이 가장 기뻐하셨어요.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굉장히 좋아하셨습니다. 합격한 후 친구들한테도 연락이 많이 왔고 야구부 친구들도 진심으로 축하해줬어요.

학업과 야구를 둘 다 잡기 힘들었을 텐데,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려주세요.

고1 때 공부를 따라가기 힘들어서 포기하려 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평소 수업 시간에 열심히 집중하고 시험 기간에는 공부 시간을 좀 더 늘리며 학업을 놓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학업 병행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저처럼 대학에 가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또 나중에 사회에 나갔을 때도 열심히 공부했던 게 자산이 될 거라는 조언을 자주 들었습니다.

대학에 진학한 선배들에게 들은 조언이 있나요?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해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훗날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히라는 조언이 특히 기억납니다.

#야구도 지지 않아

야구는 어떻게 시작했나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 보러 갔다가 직접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시작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취미로 야구를 하면서 꿈을 가지게 됐어요. (어느 팀 경기를 보러 갔나요?) 저는 사실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거든요. 두산 경기를 보러 갔습니다.

롤 모델은 누구인가요?

예전에 인터뷰에서 허경민 선배님을 롤 모델로 언급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수비하는 모습을 보며 많이 참고했고, 또 두산 팬으로서도 응원했어요. 허슬플레이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고 공수 양면에서 같은 3루수로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사실 허경민 선배님으로부터 개인적으로 연락도 왔었어요. 기사를 보고 연락했다고 하셨어요. 작은 선물을 해주신다고 해서 정말 감사하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실제로 만나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좋아하는 등번호도 있어요?

등번호에는 연연하지 않아서요. 중고등학교 때는 5번을 주로 달았습니다. 이번에 서울대에서는 같은 덕수고 출신의 이정호 선배가 달던 1번을 이어받게 됐어요.

고등학교 시절 야구선수 이서준에 대해 스스로 몇 점을 주고 싶나요?

그래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10점 만점에 9점은 주고 싶습니다. 훈련뿐 아니라 공부에도 대단히 큰 노력을 쏟았고 스스로 시간을 내서 자신에게 투자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점수를 좀 더 높게 주고 싶습니다. (평소 시간 관리를 잘하는 편인가요?)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거기에 초점을 맞춰 시간 관리를 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운동과 공부를 같이 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할 때가 많아서, 이를 채우기 위한 노력을 더 했습니다.

고교 시절 동안 휘문고에서 글로벌 선진학교로, 또 덕수고로 전학하며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고충도 있었겠어요.

전학을 많이 다니다 보니까 적응하는 점에서 힘들 때도 있었어요. 또 전학을 계속 다니는 게 좋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 가끔은 걱정도 했고요.

여러 팀을 경험했는데, 그중에서도 덕수고 야구부만의 특징 혹은 장점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일단 명문이니까 모두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요, 감독님께서도 제자들에게 많이 신경 쓰면서 한 명 한 명 도와주십니다. 또 덕수고는 감독님이 공부를 강조하세요. 다방면으로 좋은 학교입니다.

작년 1년 동안 덕수고의 주전 3루수로 활약했어요, 본인이 주전을 꿰찰 수 있었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성실함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타격, 수비, 주루가 엄청나게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부족한 면은 없다고 생각해요. 작전 수행 능력도 뛰어나고요. (셋 중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요?) 저는 타격이 제일 자신 있습니다.

21시즌 0.397의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출전한 대부분 경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였어요.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부분이 있나요?

훈련 외에도 개인 연습을 꾸준히 했고, 슬럼프가 있든 야구가 잘 되든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사실 시즌 초에는 좀 부진했어요. 이때 성적이 안 나오면 초조하고 조급해지는데, 길게 보고 스스로 할 일을 하는 데 집중한 덕에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2학년 때 글로벌선진학교에서 손목 부상도 있었고 그 여파로 시즌 초에 굉장히 어려웠거든요. 시간이 지나면서 ‘초반에 부진했더라도 얼마든지 다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구나’ 하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 이후로 한두 타석에 연연하지 않고 길게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이때의 경험이 매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어떤 긍정적인 생각을 했나요?) ‘안타 하나씩은 꼭 치자. 하지만 이번에 못 쳐도 다음 타석이 있고, 다음 경기도 있으니까 괜찮아’ 이런 식으로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본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요?

작년에 홈런 쳤던 청룡기 8강 경주고전이 굉장히 기억에 남고, 마지막 4강전에서 아쉽게 졌던 시즌 마지막 경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방금 이야기한 청룡기 8강전에서의 홈런, 솔직히 의도했나요?

전 진짜 노리고 쳤습니다. 그날 아마 제가 3타석에서 무안타였는데 2아웃에 찬스가 제게 왔어요. 사실 처음엔 장타 욕심이 없었는데 감독님께서 홈런을 쳐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홈런 한번 쳐보자는 마음으로 노렸던 게 진짜 넘어가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기분이 어땠나요?) 기분 좋았죠. 중계되는 전국대회에서 홈런을 친 거라 매우 좋았습니다.

데이터도 많이 활용하나요?

많이 보는 편입니다. 각 선수가 어떤 장점이 있고 보통 어떤 타구를 만들어 내는지, 도루 시도를 하는지 등을 정리해서 미리 준비해둬요. 또 상대 투수들의 투구 패턴 등도 파악할 수 있으니까 시합 전에 미리 대비할 수 있었어요. 덕수고가 원래 시합 전에 준비를 충분히 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신경을 썼습니다.

데이터가 도움이 된 순간이 있나요?

희생번트를 자주 시도하는 타자가 있었는데 번트를 대겠다고 예상하고 압박 수비를 해서 선행주자를 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또 투수가 볼이 많은 편이면 더욱 끈질기게 승부해서 볼넷을 골라 나가기도 했고요.

이번 봉황대기에서 3학년 없이도 후배들이 우승을 차지했어요. 후배들이 우승하는 걸 보며 특별한 감정이 들었겠어요.

후배들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그때 수능 공부 때문에 독서실에 있어서 경기 전체를 보진 못했지만,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축하해 줬어요. 재방송을 보면서 뿌듯하더라고요. 한편으로는 저희가 나갔을 땐 우승을 못 했으니 아쉽기도 했고요.

올해 성적이 좋았는데 드래프트에서 이름이 불리지 못했어요. 아쉽지는 않나요?

아쉬움도 있지만 제가 부족했기 때문이죠. 대학에 가서도 야구를 놓지 않고 열심히 할 계획이니까 이후 또다시 프로 무대에 도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공부하는 야구선수

서울대 야구부는 약팀으로 꼽히는데 그럼에도 진학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울대에 간다는 게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고, ‘서울대에 간다면 나중에 프로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다양한 길이 열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근 신일고 출신 박건우도 재수 끝에 서울대에 합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이처럼 서울대로 향하는 이가 점점 늘고 있는데요.

선수 출신이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중고등학교 때 야구를 했던 학생이나, 저나 건우 형처럼 선수 출신인 부원을 좀 더 모집해서 올해는 꼭 1승을 했으면 합니다. 아직 서울대는 대학리그에서 승리가 없거든요.

앞으로 어떤 부분을 발전시키고 싶나요?

근력운동을 열심히 해서 몸을 키우고 싶어요. 또 타격에서 발전해야 프로에서 관심을 주지 않을까요?

개강이 머지않았어요. 캠퍼스 라이프가 기대될 텐데요.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학교생활에 충실하면서 좋은 교우 관계도 유지하고. 자기 계발도 열심히 해야죠. (대학 생활에 대한 로망은 없나요?) 개인적으로는 밴드부를 해보고 싶은데 아마 야구부 스케줄 상 밴드부는 힘들지 않을까요? 대신 다른 동아리를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우선 학업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고, 음악이나 요리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대학 진학을 고려하는 후배들도 많을 텐데 조언 한마디 해준다면?

야구선수가 목표라면 프로에 가는 게 당연히 좋겠지만, 자신의 상황에 맞게 우선 대학에 가서 여러 가지를 배워보고 프로 진출을 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여깁니다. (입시 관련 조언을 준다면요?) 물론 대회 개인 성적도 중요하고, 요즘엔 내신이나 생활기록부도 중요하게 본다고 하니 학업을 포기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준비를 해두는 게 진학을 준비할 때 후회가 없지 않을까 해요. 개인적으로 연락해도 괜찮으니 입시나 학업 병행에 대해 후배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건 최대한 알려주고 싶어요.

대학 진학을 이룬 지금 올해의 목표가 뭔지 알려주세요.

올해는 학교에 잘 적응해서 학업과 야구 양쪽에서 모두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팀에 큰 도움이 돼서 꼭 1승을 하는 데 공헌하고 싶습니다.

서울대 최초 프로야구선수가 목표라고 했는데 자신 있나요?

계속 열심히 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 있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본인에게 야구란?

야구란 내 전부다! 야구를 시작한 뒤로 너무 좋고 즐거웠던 적도 있지만, 힘들었던 적도 있어요. 하지만 그 때문에 더 애착이 생긴 게 아닐까 해요. 꼭 프로까지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먼저 프로에 진출한 친구들에게 포부 넘치는 한마디 부탁해요.

얘들아, 프로 지명 너무 축하하고 나도 대학에서 열심히 해서 다시 도전해볼게. 꼭 프로에서 보자!

***

겸손하지만 단단하다. 이서준과 대화하며 느낀 인상이다. 본인이 만들어 낸 특별한 성과에 자만할 법도 한데 오히려 자신에게 냉정한 면모까지 보인다. 그렇다고 또 스스로를 낮추지는 않으니, 그의 성과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 이러한 냉철함과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당당하게 다음 목표를 말하는 이서준이 최초의 서울대 출신 프로야구선수라는 꿈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딜 순간이 벌써 기대된다. 올해는 목표하던 학교의 첫 승을 이룰 수 있기를, 그리고 그와 함께 서울대 야구부가 올해는 조금 더 높은 곳에 도달하기를 바란다.

▲ 더그아웃 매거진 131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1호 (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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