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People] KT 위즈 강백호

조회수 2022. 1. 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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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의 주역

드디어 마법이 통했다. 신생팀 중 창단 후 최단기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KBO리그의 역사를 새로 쓴 KT 위즈. 그야말로 ‘마법 같은 2021’이라는 캐치프레이즈와 걸맞은 한 해였다. 관록의 베테랑부터 에너지 넘치는 신인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단단한 원팀이 된 마법사 군단의 기세는 일찍이 우승 후보로 거론될 만큼 심상치 않았으나, 144경기 내내 순조로웠던 건 아니었다. 후반기엔 연이은 패배로 왕좌를 위협받기도 했고, 무려 35년 만의 타이브레이커까지 맞닥트렸다. 그런데도 꿋꿋이 순위표 최상단을 사수해낸 그들의 우승은 우연도, 운이 좋아서도 아니다. 하나가 된 팀의 저력은 막중한 순간에 필연적으로 빛날 수밖에 없었다. 우연을 필연으로 바꾼 팀, 그 중심엔 ‘명불허전’ 야구천재 강백호가 있었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Yerang Lee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금의환향한 야구천재

본지와 여섯 번째 만남이죠? 오랜만인가 싶다가도 자주 봐요. (12월 15일 인터뷰)

제가 <더그아웃 매거진>에 여섯 번이나 나왔어요? 언제 그렇게 자주 나왔죠. 항상 좋은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해요.

스튜디오는 첫 방문이죠?

맞아요. 처음 와봤어요. 예전 신사동에 있던 사옥은 가봤는데 이사를 했을 줄이야. (경기장이 아닌 곳에서의 촬영은 어때요?) 촬영 경험이 많이 쌓여서 어색하진 않아요.

시상식에서 안경을 착용했더라고요. 패션의 일부인가요?

시력이 안 좋아졌어요. 경기 중에는 렌즈를 끼거든요. 근데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끼기는 힘들어서 안경을 쓰게 됐어요.

최근에 슈트를 입을 일이 많았어요. 가장 마음에 드는 착장이 있다면요?

되게 다양하게 입었는데 모두 협찬을 받았거든요. 매번 제게 잘 어울리는 착장을 맞춰 주셔서 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난 10일, 2년 연속으로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 수상자가 됐어요. 올해 수상자 중 최다득표더라고요.

기분이 굉장히 좋았어요. 일단 정말 많은 분이 투표해 주셨잖아요. 덕분에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큰 상을 받을 수 있었어요. 수상한 만큼 앞으로 또 큰 기대가 따라올 테니,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 8번만 더 받으면 되죠?

수상 소감에서 총 10번 받겠다고 일단 한번 질러봤는데 후회가 조금 되고요. 더 받을 수 있게 부단히 노력해야겠어요.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을 비롯해 다양한 상을 받았어요. 수상 소감은 사전에 준비해 가나요?

아뇨. 미리 준비해 가면 외워야 하잖아요. 제가 외우는 데는 소질이 없어서 단상에 올라가면 생각나는 얘기 위주로 말하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항상 못다 한 이야기가 많아요. (못다 한 수상 소감을 여기서 한번 해볼까요?) 음… 실제로 상을 받은 상황이 아니잖아요. 수상의 영광이 안 느껴져서 못하겠어요. (하하)

최고로 뜻깊은 상이 있다면요?

뜻깊지 않은 상은 없어요. 일단 한 해 동안 제가 잘해서, 또는 고생했다는 의미로 주어지는 거잖아요. 모두가 소중하고 뜻깊어요. 그래도 굳이 하나 꼽으라면 신인상이요. 신인 때 딱 한 번 기회가 주어지고 앞으론 아무리 잘해도 누릴 수 없는 영광이잖아요. 살면서 다신 받지 못할 상이니까 가장 뜻깊어요.

자선 야구대회에서도 재밌는 장면들을 연출했어요. 그중에서도 피츠버그 파이리츠 박효준과의 벤치 클리어링은 사전에 합의된 장면이었나요?

합의된 건 아니었어요. 효준이 형이랑 어릴 적부터 친했거든요. 형이 투수로 나왔고 제 타석이었는데 발목에 공을 던지더라고요. 순간 장난으로 받아치고 싶어져서 그런 장면이 연출됐어요. 재밌게 봐주셨다니 좋네요.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비시즌을 보내고 있어요.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가요?

이제야 시상식들이 끝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어요. 잠깐 쉬는 시간을 갖고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금방 운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마법 같은 V1

창단 7년 만에 통합우승을 했어요. 늦었지만 우승 소감을 안 들어볼 수가 없죠.

제가 입단했을 때는 팀이 순위권에 오르지 못했어요. 입단한 첫해에 정규 시즌 9위, 2년 차에 6위, 3년 차에 2위, 그리고 올해 1위를 거머쥐었어요. 하위권이던 시절부터 동고동락한 동료들과 함께 성장하며 맨 위까지 올라올 수 있어서 너무 뜻깊었고 감회가 남달랐어요. 이번 시즌을 보내면서 배운 점도 많았고, 힘든 순간마저도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거든요. 모든 과정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우승 당시에는 너무 행복했어요. 이 느낌과 기억을 잊지 않고 팬들께 내년에도 행복의 순간을 재현해 드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어요.

올해도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우승의 순간은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었어요.

너무 좋았어요. 그전까지 무관중 경기가 많았잖아요. 팬들과 떨어져서 치른 게임이 많았던 만큼 우승하는 모습은 꼭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모두가 고대했던 순간을 가장 가까이서 같이 즐길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내년엔 상황이 좀 나아져서 처음부터 끝까지 긴 레이스를 함께하고 싶어요. 그리고 내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수원KT위즈파크에서 이루고파요.

패넌트 레이스가 끝나고 타이브레이커까지 치렀어요. 당시 어떤 기분이었나요?

후반기에 2위 팀과 약 5게임까지 격차를 벌렸는데, 연패가 길어지면서 역전을 당하기도 했어요. 그 당시에 팀의 사기도 좀 떨어졌죠. 하지만 선배님들이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셨고, 어린 선수들도 선배님들의 노련함과 끈기에 자극받다 보니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었어요. 타이브레이커까지 가기 전에 최종전인 SSG 랜더스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많이 긴장되긴 했으나 꼭 이겨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의지가 컸어요. 모든 선수가 이기자는 집념으로 하나로 뭉쳤고, 전반기에 보여줬던 우리의 저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죠. 선수단의 투지도 다시 불타올랐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대구로 이동했어요. 가는 길에 “우리도 멀리 원정을 가지만 많은 팬 또한 우리를 응원하러 오실 거다. 지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최선을 다해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보자”라며 다 함께 다짐했거든요. 굳센 결의가 결실로 이어져 뿌듯했어요.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투수였던 원태인이 계속해서 호투를 이어갔어요. 두 번째 타석에선 스스로 화가 난 모습이었어요.

화가 많이 났죠. 지금까지 달려온 144경기의 결과가 이 하루, 한 타석에 결정 나는 거였잖아요. 근데 두 번 모두 삼진을 당해서 욱하는 마음이었죠. 그러고 난 후 더그아웃에 들어가니 코치님께서 “이런 게임에선 네게 중요한 순간이 꼭 온다. 그 한 번의 기회만 잘 살리면 돼”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 말을 듣고 ‘내가 결정짓고자 하는 욕심은 버리고 침착하게 잘 이어가자’라며 여러 차례 속으로 다짐했어요. 침착함이 다행히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죠.

다음 타석에서 첫 득점이자 결승타를 만들어냈어요. 가장 소중한 한 점이 아니었을까 해요.

맞아요. 제게는 정말 소중한 타점이었고, 그때가 한해를 돌아보면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짜릿한 타석이었어요. (그럼 나머지 두 타석은 언제인가요?) 너무 많아서 지금 당장은 못 꼽겠어요. 아무튼, 타이브레이커에서의 1타점은 잊을 수 없을 거예요.

가을야구에선 인생 첫 한국 시리즈를 치렀잖아요. 다른 경기와 비교했을 때 무게감이 남달랐을 듯해요.

저도 그럴 줄 알았어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동료들도 제 말에 공감하더라고요. SSG전, 삼성전 등 중요한 일전을 치른 후라 마음이 편했어요. 우리에겐 내일도, 모레도 있었잖아요. 그래서 선수들끼리 편한 마음으로, 또 하고 싶은 대로 경기를 풀어가자는 말을 많이 했어요. 당연히 긴장은 됐지만 즐기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한국 시리즈에서 전승을 거뒀잖아요. 우승을 직감한 순간이 있다면요?

1차전에서 이기고 나서 한 번 느꼈고, 2차전에서 (박)경수 선배님이 멋있는 다이빙 캐치를 하셨잖아요. 그 모습을 보고 ‘아, 우리 우승할 수 있겠다’ 하는 확신이 들었어요.

작년부터 좋은 기세를 이어오다 드디어 우승했어요. 과거와 비교했을 때 팀 분위기가 얼마나 달라졌나요?

제가 입단했을 때부터 (유)한준 선배님, 경수 선배님, (황)재균이 형께서 많이 노력해주셨어요. 어린 선수가 많아졌지만, 하고 싶은 대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셨고요. 조언도 자주 해 주시고 응원도 아낌없이 해 주셨어요. 선배님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저희가 점점 빛을 발하고 발전할 수 있었죠. 과거와 비교하자면 어떤 선수가 ‘이렇게 해 보는 게 어때?’라고 하면 성실하게 따르고자 하는 움직임이 커졌어요. 동료의 말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따라주죠.

특히 팀워크가 잘 맞는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다면요?

아무래도 프로는 정해진 자리가 없는 곳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사이지만, 그전에 우리는 팀이라는 공감대가 항상 있었죠. 시즌 초부터 모두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았어요. 한 명이 못하면 다들 아쉬워하고, 또 누군가가 잘하면 다 같이 좋아했거든요. 함께 울고 웃는 순간이 쌓이면서 ‘이게 팀워크구나’ 하고 느꼈어요.

이제 강백호의 2021시즌에 관해 이야기 나눠볼게요. 우선 1루수로 보내는 두 번째 해였어요. 작년보다 수비가 안정돼 보이던데요.

작년엔 처음 맡는 포지션이라 그런지 낯설고 어설펐어요. 자리를 잡기 위해 조금씩 배워 나갔지만, 아직도 부족하죠. 올해도 처음 겪는 상황이 많았어요. 이런 상황들을 겪어가면서 올바른 대처 능력을 몸에 익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안정적으로 해나가고 싶어요.

투수, 포수, 내야수와 외야수까지 모두 경험해봤잖아요. 다른 포지션과 비교했을 때 1루수만의 매력이 있다면요?

내야수들이 멋있는 캐치를 한 후에 제게 공을 던져야 하잖아요. 아웃 카운트를 합작할 수 있는 게 1루수의 매력이죠.

골든 글러브 외에 개인 타이틀 수상은 하지 못했어요. 초반 약 70경기 동안 타율 4할을 유지한 만큼 아쉬움이 크지 않았나요?

그 이후 약 80게임을 치르며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무도 모를 거예요. 아쉬움도 남지만 분명 앞선 시간 동안 제 가능성을 보여줬잖아요. 제가 얼마나 정교한 타격을 보여줄 수 있는지 확인했으니까 관리를 잘해서 다음번엔 제 능력을 오래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매년 아쉬운 기간이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슬럼프를 없앨 수는 없지만 되도록 짧게 끝낼 방법을 터득해야 해요. 다행히 부상은 없었는데 체력적으로 꽤 힘들었거든요. 제 가능성과 능력치를 파악할 수 있었으니, 아쉬움으로 남기기보다는 부족한 점을 보완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타격 자세를 바꾸면서 슬럼프를 이겨내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컨디션이 좋을 때도 타격 자세를 바꿨어요. 후반기 중 다시 좋아지려던 시기에도 자세를 계속 바꿨는데, 결과적으론 더 도약하고 싶어서 계속 변화를 줬던 제 욕심이 과했죠. 부담도 가중되고 그에 따른 위험도 따라왔어요. 타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고집부린 데 아쉬움은 없어요. 제가 선택한 길이고 일종의 도전이었으니 그 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죠. 안 해 보고 주저하는 것보다 해 본 후 부족한 점을 찾고 고쳐나가는 게 낫잖아요?

올해는 특히 어떤 투수의 공이 까다롭던가요?

어려운 상대가 꽤 있었어요. 키움 히어로즈의 김성민, LG 트윈스 앤드류 수아레즈요. 제 타석에서 등판하는 좌완 스페셜리스트가 많거든요. 어쨌거나 웬만해서 쉬운 투수는 없어요. 그렇다고 절대 상대하지 못하겠다는 투수도 없어요. (웃음)

이번 시즌에 가장 만족스러웠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을 꼽아볼까요?

만족스러운 건 당연히 우승했을 때고요. 아쉬웠던 건… 껌 씹었을 때요. 앞서 말한 것처럼 제 행동에 자책하고 아쉬워하기보다는 책임을 지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림픽 출전부터 통합우승까지 야구선수로서 많은 걸 이룬 해예요. 2021년은 본인에게 어떤 해였나요?

잊지 못할 한 해요. 제 인생을 돌아볼 때 빠질 수 없는 시기죠. 정말 기쁜 일도, 행복한 일도, 힘든 일도 많았어요. 다사다난했지만 재밌었고 배운 것도 많아서 보람찬 한 해였습니다.

#신인에서 4번 타자로

내년이면 5년 차예요. 신인 강백호와 지금의 강백호는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그동안 투수들을 상대하는 법을 많이 배웠어요. 타격과 수비에서 상황별로 대처하는 법을 터득했고 경험이 꽤 쌓였어요. 주변 사람들이 경험을 강조했거든요. 예전엔 왜 그럴까 싶고 왜 중요하단 건지 몰랐어요. 올해를 계기로 생각도 바뀌게 됐고, 이젠 돈 주고도 못 사는 경험을 쌓은 선수가 됐죠.

이제 후배도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어요. 요즘 눈에 들어오는 후배가 있나요?

좋은 후배가 워낙 많아요. 한 명을 딱 고르긴 쉽지 않네요. 타자 중에서는 한화 이글스의 노시환, 투수 중에선 KIA 타이거즈 이의리도 있고, (원)태인이는 알아서 잘하고 있잖아요. 시환이는 부상 때문에 제 기량을 아직 다 못 보여줬어요. 하루빨리 회복해서 잠재력을 펼쳤으면 하고 의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번외로 고교 선수들이 프로에 가면 상대하고픈 타자로 본인을 꼽더라고요.

보통 (이)정후 형을 뽑지 않나요? 한번 맞붙어보고 혼쭐나고 싶은 건가. (웃음) 농담이고 정말 영광이네요. (이번 호 ‘더그아웃 리포트’에 나온 심준석도 그렇게 말했어요.) 대단한 선수가 언급해주다니요. 얼마든지 환영이고요. 어서 프로에 와서 1군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어요.

다시 넘어와 동료들의 이야기를 하자면, 지난 124호(2021년 8월호) ‘더그아웃 드림’ 인터뷰에서 심우준이 생일선물을 교환하지 못했다고 했어요. 시즌이 끝나면 하기로 했다는데요?

이건 교환이 아니라 제가 받아야 할 차례예요. 제 생일이 7월이었고 심지어 시즌이 끝난 지가 언젠데 아직도 연락이 없어요. 형이 광주에 가 있거든요. 언제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선물은 골랐어요?) 아뇨. 각자 센스 있게 준비해야죠. 기대하고 있을게요.

심우준은 룸메이트라고 딱딱하게 답변했어요. 강백호에게 심우준이란?

가장 친한 선배이자, 친한 형이자, 친한 친구요.

다른 팀인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와의 케미도 돋보여요. 최근에 이웃사촌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지금 역삼동에서 운동하고 있는데, 본가가 수원이라 짧게 자취를 하게 됐거든요. 알고 보니 정후 형이 5분 거리에 살더라고요.

이정후가 방송계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어요. 방송 출연은 욕심나지 않나요?

사실 저도 곧 나갑니다. 지금 프로그램 3개 정도 출연이 예정돼 있거든요. 출연 욕심 때문은 아니고 섭외해 주셔서 재밌게 찍고 왔습니다.

이정후와의 타격왕 경쟁이 불을 뿜었는데, 서로에게 동기부여도 됐을 듯해요.

정후 형은 제가 성공할 수 있도록, 후배들이 1군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길을 터준 선구자예요. 좋은 형이자 존경하는 선배죠. 서로가 있기에 더 성장할 수 있는 존재랄까요. (이정후에게 자극받은 점이 있다면요?) 형에게 라이벌 의식은 없어요. 해내야 한다는 혼자만의 승리욕은 있어도 누구를 빗대어서 이기고픈 마음은 없어요.

다가올 2022시즌에는 타격왕을 노려볼 만 할까요?

개인 타이틀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소중하고 이루기 힘든 우승 타이틀을 얻었잖아요. 이제야 곧 5년 차고 지금까지 야구를 해 온 시간보다 할 시간이 한참 오래 남았으니, 당장 이루지 못해도 언젠가는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해요. 타격왕보다는 또 한 번 우승의 기쁨을 누리는 게 목표죠. 고척이 아니라 수원에서라면 더 좋겠고요.

다음에 또 출연하게 된다면 어떤 일로 오면 좋을까요?

그다음엔 리그 MVP 수상 기념으로 만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새해 인사로 마무리할게요.

다가올 새해엔 코로나19가 종식돼 많은 팬과 처음부터 긴 여정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노력해 좋은 기량을 맘껏 펼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KT에 많은 관심 보내주시고 저 강백호도 응원해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

강백호에게 숱하게 따라붙은 ‘야구 천재’라는 수식어. 벌써 프로에서 4년을 보내며 정상급 타자로 군림했으니 이젠 졸업해야 할 별명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의 천재성을 이만큼 잘 설명할 수 있는 말도 없는 듯하다. 에디터는 여기에 추가로 ‘노력하는 천재’라는 찬사를 얹어주고 싶다.

데뷔 때부터 어린 나이를 무색게 하는 활약을 보였음에도 그는 쉬이 만족하는 법이 없었다. 올해 역시 높은 곳에서도 더 높은 곳을 바라봤고, 이전보다 나은 경기력을 위해 본인을 끊임없이 시험에 들고 채찍질했다. 사람으로서도 더욱 성숙해지기 위해 무수한 질타도 견고히 받아들이며,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질 줄 아는 어른의 모습을 보였다.

과연 2022년의 강백호는 얼마나 더 훌륭한 야구선수이자 성숙한 사람이 돼 있을까. 노력하는 천재는 분명 진화를 멈추지 않을 거다.

▲ 더그아웃 매거진 129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29호(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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