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주식에 물린 저스틴 비버..30억 손실, 알고는 있나?

조회수 2022. 6. 29. 14: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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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증권가에서는 할리우드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 주식에 물렸다는 소식이 화제입니다. 하이브는 2021년 4월 2일 공시를 내고 자회사 빅히트 아메리카가 미국의 미디어 기업 이타카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인수 당시 이타카홀딩스의 주요 임직원과 소속 아티스트들이 하이브의 유상증자에 참여했죠.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도 이 기회로 하이브 지분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하이브가 2021년 6월 17일 발표한 유상증자 결정 공시를 보면 저스틴과 아리아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서 각각 5만3557주를 확보했습니다. 신주 발행가가 21만608원이었으니, 112억7953만2656원씩 투자한 것입니다. 보호예수 기간은 1년이었습니다. 보호예수는 증권사나 증권예탁원이 고객 명의의 주식을 보관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새로 상장하거나 인수·합병·유상증자 등이 있을 때 주요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일정 기간 팔지 못하게 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대주주의 지분 정리로 주가가 급락하면 소액투자자가 피해를 입기 때문에 도입한 제도입니다. 보호예수 중 투자자는 주식을 단 1주도 처분할 수 없죠.

토크쇼에 출연한 아리아나 그란데(왼쪽)와 저스틴 비버. /유튜브 캡처

2021년 6월 하이브의 주가는 20만원 후반대였습니다. 같은 해 11월 42만원까지 올라갔다가 최근 방탄소년단의 활동 잠정 중단 뉴스가 나오면서 15만원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고점 대비 약 3분의 1 토막이 난 셈이죠. 방탄소년단 측은 “당분간 개별 활동에 집중한다는 이야기”라고 해명했지만, 시장은 이를 악재로 받아들였습니다. 일부 투자자는 폭락장에 지분을 정리했지만, 보호예수가 걸려 있는 저스틴과 아리아나는 주식을 매각할 수 없었습니다. 이들의 보호예수 해제일이 오는 6월 30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이브 물렸지만 ‘치킨값’ 수준

물론, 이들이 재산 상에 큰 피해를 입었다거나, 손절에 실패해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최근 주가 기준 각각 약 30억원대 평가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저스틴의 재산은 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 경제지 포브스 조사 결과 아리아나는 코로나19 확산세로 문화계가 타격을 입었던 2020년에만 7200만달러, 우리 돈으로 934억원을 벌었다고 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치킨값 하나 정도 잃고 있다고 생각할 것”, “물렸는지 아닌지 관심이 없을 지도 모른다”, “팝스타 걱정할 때가 아니다” 같은 반응이 나왔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세계에서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국가별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보면 우리나라는 5월 31일 기준 코스피 전체 PER이 9.9배, PBR은 1.0배 수준이었습니다. 블룸버그 조사 같은 시기 페루의 PER은 10.5배, PBR은 1.7배였습니다. 대만은 각각 13배와 2.5배, 브라질은 6.3배와 1.7배입니다. PER과 PBR은 기업의 실적이나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인데요, 한국 기업의 주식은 대만이나 페루보다 저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라는 용어까지 있죠.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우리나라 기업의 주가가 비슷한 수준의 외국 기업 주가보다 저평가받는 현상을 뜻합니다. 예전에는 북한과의 갈등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투자를 꺼린다고 했지만, 요즘 증권가에서는 회계 불투명성이나 후진적인 기업 지배구조가 한국 주식의 인기를 떨어뜨린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기업이 주주친화적인 경영을 하지 않고, 소유주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탓에 다른 나라 투자자들의 관심을 못 받는다는 이야기죠.

삼성전자 주주이자 삼성 휴대폰을 썼던 워런 버핏. /CNBC 유튜브 캡처

◇버핏도 소유했던 삼성전자

이런 와중에도 하이브처럼 외국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한국 기업도 여럿 있습니다. 2018년 50대 1로 액면분할해 국민주식으로 등극한 삼성전자가 대표적입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한때 삼성전자 주주였습니다. 그는 2018년 CNBC와 인터뷰에서 “(액면분할 전) 삼성전자 주식을 적당히 매입했고, 팔았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주식을 판 뒤로 삼성전자 주가는 더 올랐다고 하는데요, 그래도 삼성전자 투자로 수천억원대 수익을 냈다고 워런 버핏은 밝혔습니다. 워런은 삼성전자에 투자한 이유를 두고 “보유 현금이 많고, 주가도 저렴했고, 튼튼하고 좋은 기업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2020년 아이폰11로 휴대폰을 교체하기 전까지 10년 가까이 삼성전자의 폴더폰을 쓴 것으로 유명합니다.

◇‘놀부’ 먹다 체한 모건스탠리PE

모든 투자자가 한국에서 좋은 기억을 안고 떠난 건 아닙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모건스탠리PE)는 2011년 놀부보쌈, 놀부부대찌개 등을 운영하는 놀부 지분 100%를 인수했습니다. 당시 놀부는 7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우리나라 최대 한식 프랜차이즈 기업이었습니다. 중국이나 태국 등 외국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었죠.

하지만 모건스탠리PE 인수 이후 놀부는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2020년 매출은 530억6000만원습니다. 모건스탠리PE가 인수했던 2011년 매출은 1084억원입니다. 인수 후 9년 만에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입니다. 2021년 매출은 403억원으로, 2020년보다도 20%가량 하락했습니다. 다만 영업적자는 2020년 40억9000만원에서 2021년 28억5000만원대로 줄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모건스탠리PE가 놀부 매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오지만, 아직 적절한 매각 대상은 찾지 못했습니다. 재무건전성이 나날이 나빠지는 탓에 ‘엑시트(exit)’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놀부TV 유튜브 캡처

☞유상증자(Capital Increase with Consideration)

기업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증자라 한다. 증자는 새로 발행하는 신주를 돈을 주고 사는 유상증자와 무상으로 나눠주는 무상증자로 나뉜다. 신주를 발행할 때 주주로부터 인수가액을 현금이나 현물로 납입하게 하면 유상증자다. 유상증자를 하면 발행 주식 수와 함께 회사 자산도 늘지만, 무상증자 때는 주식 수만 늘고 자산에는 변화가 없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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