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정말 우크라이나에서 곡물을 빼내 수출하고 있나?

조회수 2022. 6. 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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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매년 수백만 톤의 곡물을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수출해 왔다.
우크라이나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주요 곡물 수출국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곡물을 빼내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BBC는 해당 주장에 대해 아직 확인할 수 없었지만 우크라이나 관료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약 60만톤에 달하는 곡물을 훔쳐 일부를 수출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곡물 약탈 관련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비축된 곡물에 대한 접근은 국제적으로도 시급한 문제가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선 매년 수백만 톤의 곡물이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수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 해군이 우크라이나의 흑해 항구를 봉쇄하고 있어 현재는 선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흑해 연안 수역의 채굴 작업을 마쳐야 곡물을 수출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밀을 빼돌려 가뭄 피해를 입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판매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국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5월 중순 곡물을 실은 러시아 화물선이 우크라이나 인근 항구를 빠져나오고 있다면서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14개국 해외 구매업자들에게 경고를 보냈다.

러시아의 주장은?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의 민군 합동정부 책임자인 예브게니 발리츠키는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 곡물이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로 향하는 화물열차에 실려 출발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계약은 터키와 체결되고 있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올레크 크루츠코브 크림자치공화국 대변인은 최근 자포리자주의 도시 멜리토폴로에서 곡물을 실은 마차 11대가 크림반도에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국영방송인 RIA와의 인터뷰에서 점령지역인 헤르손에서도 곡물이 수송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설명을 듣기 위해 러시아 측에 입장을 물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현지시간 8일 터키 앙카라에서 메블루트 카부소글루 터키 외무장관과 곡물 문제를 논의했으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을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면서도 오데사와 다른 항구들의 수역을 채굴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남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해 곡물 통로를 사용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해안을 파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최근 벌어진 글로벌 식량 위기의 책임을 서방의 제재 탓으로 돌리고 있다. 반면 서방국들은 러시아가 식량 공급을 '무기화'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현재 터키는 안전한 해상 통로를 만들기 위해 중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

Map showing areas of southern Ukraine currently under Russian control, updated 5 June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지난주 바실 보드나르 터키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러시아가 크림반도에서 훔친 곡물을 운송하고 있으며 배송지에는 터키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보드나르 대사는 "터키 측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터키 측의 제안에 따라 곡물을 훔치고 판매한 이들에 대한 형사소송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미콜라 고르바초프 우크라이나 곡물협회장은 수출이 정상 재개되지 않을 경우 오는 7월 하순부터 시작되는 다음 수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내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은 최대 2000만 톤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에는 4470만 톤을 수출할 수 있었다.

국제적 문제가 되는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 식용유, 연료, 비료 등의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올랐다. 물론 일부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따른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공급량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기여도는 거의 10%에 달한다.

국제연합 유엔(UN)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옥수수 공급량의 16%, 해바라기유의 42%를 차지했다.

그러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가 봉쇄되고 일부 국가들의 곡물 비축이 늘면서 이미 식량 위기로 타격을 받은 국가들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소말리아 세계식량계획(WFP)의 페트로 윌튼은 이른바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은 이미 가뭄으로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연속 장마 대비에 실패하면서 1500만 명이던 기아 인구가 연말까지 2000만 명으로 치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hart showing Ukraine export crops as % of total for each cr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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