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앙과 해방사이, 그 드라마 어땠어요?

조회수 2022. 5. 2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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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나의 해방일지'

이 드라마엔 익명성을 확보하고 싶은 사람들과, 그럴 수 없는 환경이 뒤섞여 있다. '나의 해방일지' 초반 창희(이민기)가 설파하는 ‘경기도론’은 3남매의 지친 일상을 상징한다. 인구밀도가 낮아서 누구나 친구가 될 수밖에 없고, 딱히 선택권이 없고, 아침 출근길엔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집에서 나서야 한다. 서로의 모든 소통이 투명하게 보인다. 밝을 때 퇴근했는데 동네에 내리면 밤인 곳. “서울이었으면 달랐을까?” 생각하면 딱히 그렇지는 않지만, 지금 상황에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 3남매의 바람이다.

이 드라마에선 유난히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수저와 그릇이, 잔과 잔이 부딪는 소리는 생활감을 부각하고, 늘 모여 있는 가족과 친구들, 직장 동료의 모습을 강조하는 듯하다. 사람들 때문에 지쳤지만, 미정(김지원)의 말대로 ‘소몰이하듯’ 나를 열심히 몰아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 TV 화면 사이로 엄마가 휘두르는 파리채, 친구들과 먹는 고기와 맥주, 뜬금없이 “몇 살까지 살 거냐?”는 아버지의 질타까지, 징글징글하지만 모두가 견디고 사는 일이다.

이런 일상에서 인물들에게 ‘추앙’과 ‘해방’은 중요한 키워드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 같은 산포시에서 미정은 구씨(손석구)에게 자신을 추앙하라고 하는데, 많은 시청자, 그리고 주변 인물들이 의아해하듯 추앙은 언뜻 사랑과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서로의 관계 속에서 추앙과 사랑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는 여정일 수 있다. 미정이 만든 동아리 ‘해방클럽’은 갑갑한 일상에서 서로에게 함부로 위로나 조언을 건네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거점이 되어준다.

누구나 갖고 있는 해방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많은 시청자를 공감하게 한다. 진지한 장면들이 나오는 한편 3남매와 친구들, 해방클럽에서 오가는 대화들은 귀엽고 유쾌하다. 산포의 친구들은 누가 더 비참하게 차였는지, 누가 더 바보 같은지 비난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해방클럽도 자신이 느끼는 압박감을 공유하면서 소소한 성과를 일군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처럼 고요한 동네와 시끄럽지만 고독한 서울을 오가는 장면들 속에서 자세히 보면 다양한 등장인물이 북적거리며 대화를 주고받고, 서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아간다. 그리고 이런 장면은 보는 사람에게 큰 위로를 건넨다.

jtbc 주말 밤 10시 3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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