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히트곡에 등장한 '고디바'의 정체는?.. 'Don't Stop Me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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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상영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인기를 끌자, 퀸의 히트곡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퀸의 노래 중에서 'Don't Stop Me Now'라는 곡이 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가 에피쿠로스적 환락을 찬양한 노래로 알려져 있기도 한데요.
"Tonight I'm gonna have myself a real good time (오늘 밤 진짜 멋진 시간을 보내려고 해)"라는 가사로 조용히 시작하는 노래는 중반에 들어서면서 흥이 올라갑니다.
I'm a shooting star leaping through the skies
Like a tiger defying the laws of gravity
I'm a racing car passing by like Lady Godiva...
난 하늘로 튀어오르는 유성
마치 중력의 법칙을 맞서는 호랑이처럼
난 레이디 고디바처럼 달리는 레이싱카...
여기서 잠깐, 가사에 등장하는
'레이디 고디바'는 누구일까요?
(프레디는 '고다이바'라고 발음합니다)
전설처럼 전해지는 인물인 '레이디 고디바'는 11세기 영국 코벤트리 지방의 영주 레오프릭(Earl Leofric)의 아름다운 부인입니다. 당시는 북유럽 바이킹족인 데인(Dane)인들이 영국을 침략해 통치하던 시절인데, 레오프릭도 데인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데인인은 영국을 통치하면서 지나치게 높은 세금을 부과해 원주민인 앵글로 색슨 농민들이 큰 고통을 받았다고 합니다.
앵글로 색슨족인 레이디 고디바는 세금을 경감해줄 것을 간청하지만, 남편은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계속되는 애원에 영주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벌거벗은 채로 말을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면 감세를 고려해보겠다."
고귀한 신분의 여인이 벌거벗고 남의 앞에 선다는 것은 당시로선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레이디 고디바는 이 제안을 수용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고디바의 고귀하고 고마운 마음에 감동해 영주 부인이 '누드 행진'을 감행한 날에 외출을 삼가고 모두 집안에서 커튼을 내린 채 밖을 보지 않기로 약속합니다.
환락 속으로 질주하는 자신의 기분을 '레이디 고디바처럼 달리는 레이싱 카'에 비유했습니다. 최대한 빨리 나체로 마을을 돌아야했던 레이디 고디바의 상황은 숭고한 노블리스 오블리제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고결한 레이디 고디바는 나체의 노출에서 최대한 빨리 벗어나고자 말의 속력을 높여야 했겠죠.
하지만 프레디는 황홀한 쾌락을 강조하기 위해 고디바의 전설을 빌어왔습니다. 'Don't Stop Me Now' 가사 안에서 황홀한 쾌락 속으로 가속페달을 밟으며 질주하는 모습과 고디바의 정반대 상황이 '속력'이라는 하나의 고리로 묶이면서 역설적 상상력을 불러 일으켜 엑스터시를 가중시킵니다.
※ 이 글은 <이무경의 ‘퀸 히트곡에 고디바? 달콤함에 감춰진 비밀>을 재구성하였습니다.
사진 | 위키피디아, BBC, 네이버영화,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