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아한 멋과 품위를 즐기다! 강릉오죽한옥마을

조회수 2019. 6. 15.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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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우리의 역사와 함께 변화하고 발전해온 한옥. 그런데 경제발전과 함께 현대 건축물은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한옥은 언제부턴가 우리에게서 멀어져 갔다. 건축물의 제로에너지 정책에 발맞춰 나아가지 못한다면, 미래엔 민속촌에서나 한옥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정부와 산·학·연이 뜻을 모아 한옥의 미래를 위해 조성한 강릉오죽한옥마을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강릉오죽한옥마을 033-655-1117

               www.ojuk.or.kr

한옥은 작위적인 형태가 아닌 자연을 관찰하고 형태를 거스르지 않으며 주변에서 얻기 쉬운 재료를 사용해 환경과 어울리도록 지었다. 혹자는 초가의 선은 뒷산 모양을 닮았고 기와의 선은 자연스럽게 늘어진 새끼줄의 선을 표현했다고 한다. 처마의 후림(안허리)과 조로(추녀와 사래 위에 거는 휘어 오른 평고대)를 두고 용마루 가운데를 처지게 해 자연스러운 형태로 유연함을 품는다. 이렇게 나무와 돌, 흙 그리고 한지로 빚어낸 한옥은 처마를 따라 부드럽게 흐르는 곡선과 기와를 얹은 단아함 모습이 ‘기품’이란 단어와 잘 어울린다.


강릉오죽한옥마을(이하 강릉한옥마을)은 조선시대 대학자 율곡 이이와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이 태어난 오죽헌을 바라보고 있다. 강릉한옥마을의 모든 가옥은 전통 공법으로 지어 한옥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 자연스럽고 정겨운 느낌이 흐른다. 기교와 화려함은 덜어내고 재료 본연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담백하고 순수한 한국 고유의 절제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마을 곳곳에 심은 대나무는 보는 이들의 마음이 차분해지고 심신의 안정을 제공한다.


권혁문 담당자는 “강릉한옥마을은 오죽헌과 연계해 율곡의 사상을 전파하는 인성 교육장으로 운영하며, 다양한 전통문화체험을 통해 한옥의 우수성과 전통성을 세계에 알리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작은 보급형 객실부터 누마루가 있는 일반실과 6인실인 대형 객실, 고급형 독채와 2층, 장애인을 위한 객실 등 다양한 크기와 형태를 갖췄으며, 전통과 현대 생활시설을 접목해 누구나 편안하고 아늑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전한다.


광명에 거주하는 임효정(40) 씨는 “얼마 전 어머니와 단둘이 이곳에 묵었는데 저렴하면서 깨끗하고 편리한 시설이 좋아, 이번에 형제 가족들과 함께 7명이 단체로 여름여행을 왔다”고 한다. 임 씨는 “아름다운 한옥을 편안하게 즐기면서 접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곳을 추천한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강릉한옥마을은 대청, 툇마루, 누마루, 팔작지붕 등 한옥의 전통 기술과 현대 기술을 접목했다.
율곡 이이 선생의 뜻을 담은 강릉한옥마을

강릉한옥마을 객실명은 율곡 이이 선생이 1577년(선조10)에 저술한 《격몽요결》을 토대로 했다.《격몽요결》은 어린이에게 뜻을 세워 부모를 봉양하고 남을 대접할 줄 알며, 몸을 닦고 학문하는 방법을 교육하기 위해 저술한 것이다. ‘독서장’은 배우고 학문하는 방법을, ‘입지장’은 뜻을 세우고 정진하는 방법을, ‘지신관’은 배우는 자의 자세를, ‘접인장’은 대인관계에 대한 예절을, ‘사친장’은 부모를 섬기는 법을, ‘거가장’은 집안을 이끄는 법에 대한 내용이다. 그리고 ‘구용재’는 마음을 가다듬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아홉 가지 용모를, ‘구사재’는 학문을 진보시키고 지혜를 더하는 아홉 가지 생각을, ‘애일재’는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효도를 다 한다는 의미를, ‘거경재’는 예가 아닌 것은 보지 말고 듣지 말고 말하지 말고 행동하지 말라는 의미를, ‘맹성재’는 지난 잘못을 맹렬히 반성함을, ‘세심재’는 더러운 마음을 깨끗이 씻어 냄에 대해 알려준다. 또한, 예가 아닌 것은 보지 말고[非禮勿視], 예가 아닌 것은 듣지 말고[非禮勿聽], 예가 아닌 것은 말하지 말고[非禮勿言], 예가 아닌 것은 행동하지 말라[非禮勿動]는 뜻의 사물재는 선비가 몸을 닦는 요체라는 율곡 선생의 뜻이 담겨있다.

강릉한옥마을 중앙에 있는 사물재는 회의, 강의, 세미나 등 다목적 공간을 제공하며, 누마루를 갖춘 대형 한옥이다.
한옥의 미래를 예고하는 신한옥 시범 마을

강릉한옥마을은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지원하는 도시건축연구사업(한옥기술개발-한옥마을 및 신한옥형 공공건축물 최적화 모델 개발 및 구축)의 일환으로 한옥기술개발연구단(명지대학교, 전남대학교)과 유치 기관인 강원도 강릉시와 협업을 통해 한옥기술개발 연구 성과물을 검증하기 위해 구축한 것이다. 전체 31개 동 51개 객실로 조성된 강릉한옥마을은 ‘신한옥 시범 마을’ 30개 동 49객실과 ‘에너지절약형 실험한옥(한옥형 패시브하우스)’ 1개 동 2개의 객실로 나뉜다.


신한옥 시범 마을 국내 최초로 진행된 신한옥형 체험마을로 시공법 및 공정관리 개선을 통한 건축비 절감, 창호 및 벽체 기밀성능 개선을 통한 거주 성능 향상 등 현대 주거 수준의 편리함을 접목한 것이다. 이는 향후 한옥의 전통미 구현과 현대화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고 나아가 한옥의 보급 및 확산에 기여할 것이다.

각각의 객실은 전통 한옥을 재현하면서, 현대 편의시설과 냉난방 기능을 갖춰 편안함을 제공한다.

● 공사명: 강릉 신한옥 시범 마을

● 공사기간: 2015년 7월 23일~2016년 9월 30일

● 공사개요

     - 위치: 강원도 강릉시 죽헌동 885외 5필지

     - 대지면적: 12,300㎡

     - 규모: 건축면적 1,397.70㎡

     - 연면적: 1,498.14㎡

     - 건폐율: 11.36%

     - 용적률: 12.18%

     - 지상 1~2층

● 추진기관: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강원도 강릉시, 명지대학교 한옥기술개발연구단,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 설계: 금성건축사사무소

● 시공: ㈜현영종합건설


에너지절약형 실험한옥 ‘한옥형 패시브하우스’의 초기 구상으로 한옥기술개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건식구성 응용과 성능 개선을 위해 재료를 대체하고 열적 성능 강화와 더불어 에너지 사용의 효율 개선 및 신재생에너지 활용으로 에너지 절감 대책을 위해 계획한 주택이다. 에너지절약형 실험한옥은 미래 주택의 대안으로 한옥의 입지를 더욱 굳히고, 지속 가능한 주거 양식 정착에 기여할 것이다.

거가관은 자체 전력을 충당하기 위해 태양광 시설과 진동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장치를 설치한 실험한옥이다.

● 공사명 : 강릉 에너지절약형 실험한옥

● 공사기간 : 2015년 7월 23일~2016년 9월 30일

● 공사개요

     - 위치: 강원도 강릉시 죽헌동 885외 5필지

     - 규모: 건축면적 81.00㎡

     - 연면적: 81.00㎡

     - 지상 1층

● 추진기관: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강원도 강릉시, 명지대학교 한옥기술개발연구단,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 설계: (주)청어람알앤씨건축사사무소

● 시공: 다경목조건축

지붕에 기와 형태로 개발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모습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01 우리의 살림집, 한옥의 뿌리를 찾아서

02 옛 전통 마을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은평한옥마을

03 법규로 살펴본 한옥 건축 기준

04 단아한 멋과 품위를 즐기다! 강릉오죽한옥마을

05 북촌 근대한옥과 사랑에 빠진 데이비드 킬번(6월 22일 업로드 예정)

06 한옥 대중화를 위해 앞서가는‘기라성한옥’(6월 29일 업로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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