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테슬라 AI데이, 거세지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패권 경쟁

조회수 2021. 7. 3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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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AI데이 개최 ‘예정’!

  2021년 7월 22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AI데이’를 조만간 개최할 예정임을 알렸다. 또한, 말미에 “Purpose is recruiting”이라고 적으며 완전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새로운 인재 영입에 행사 목적이 있음을 밝혔다.

테슬라 AI데이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트윗 (출처 : 트위터)

이는 머스크가 지난 2020년 5월, “연내 완전자율주행 가능하다. 나는 5단계, 완벽한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매우 확신한다.”고 강조했던 약 1년 전의 발언과는 사뭇 거리가 있는 내용이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이 당초 목표달성에 차질을 겪고 있음을 어느 정도 인정한 셈이다. 또한 머스크는 21년 5월, 캘리포니아 교통당국에 연내 완전자율주행 기술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자율주행은 아직 오지 않았다

완전한 자율주행의 상상도 (출처 : Shutterstock)

  일론 머스크가 2020년 언급했던 ‘5단계, 완벽한 자율주행’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에서 제시한 자율주행기술 5단계중 가장 높은 수준인, 완전 자동화된 ‘무인자동차’를 뜻한다. 쉽게 말해 운전자가 운전대를 전혀 잡을 필요도 없고, 심지어 잠을 자고 있어도 완벽히 자동운전이 가능한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뜻하는 것이다.

하지만 머스크가 내비쳤던 자신감과 달리 현재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력이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자율주행 기술력에 있어서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바로 ‘안정성’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의 문제로 인해 미국내에서만 24건의 사고가 발생, 사망자는 10명에 이르렀다.

특히 2020년 4월엔 텍사스주 휴스턴 북부에서 테슬라 모델S 차량이 나무와 충돌, 남성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경찰은 이들이 운전자 없이 오토파일럿을 켜 놓은 상태로 주행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운전자가 오토파일럿을 운전자가 전혀 필요 없는 기능이라고 오해한 데에서 사고가 비롯되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어쨌든 테슬라가 완벽자율주행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나무와 충돌 후 전소되어 뼈대만 남은 테슬라 사고차량. (출처 : 월스트리트저널)

테슬라는 왜 라이다를 사용하지 않는가

  테슬라 자율주행의 미래를 살펴보기 위해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어떤 기술들이 적용되어 왔는지 먼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2019년 테슬라 자율주행 시연당시, 머스크는 “라이다는 멍청이들의 심부름(LiDAR is a fool’s errands)”이라며 라이다에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머스크는 왜 그렇게 라이다(LiDAR) 를 비판했을까?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라이다(LiDAR)는 레이더(Radar)보다 정밀한 주변 환경 인식이 가능하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 일례로 구글의 자율주행차 웨이모가 2010년 자율주행을 선보였을 때 사용한 라이다 센서의 가격은 1대에 무려 7만 5,000달러였다. 이후 자체 생산등을 통해 7,500달러까지 낮추는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레이더에 비하면 훨씬 비싼 수준이다. 라이다를 전기차에 적용하는 순간 가격 경쟁력면에서 크게 뒤쳐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 라이다는 레이더에 비해 전력소모가 큰 편이다. 전기차의 중요한 요소인 긴 주행거리와 최적 자율주행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즉, 라이다(LiDAR)는 성능면에서는 우월하지만 가격경쟁력과 전력 효율면에서 레이더에 아직 밀리는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테슬라는 “레이더+카메라” 조합을 통해 가격 우위를 확보하고, 전 세계에 퍼져 있는120만대의 테슬라 차량으로 확보한 데이터 기반의 AI딥러닝 기술로 자율주행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그런데 테슬라는 2021년 5월, 북미 시장에 새로 출고되는 모델3와 Y 차량에는 레이더(Radar)도 완전히 배제하고 오직 카메라 만을 장착하여 출시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사람처럼 눈으로 보고 운전하는 AI의 탄생?

  라이다도, 레이더도 없이 오직 카메라로만 작동하는 자율주행 기술을 테슬라는 ‘테슬라비전(Tesla Vision)’이라고 부른다. 전파나 레이저가 아닌, 오직 이미지 정보만을 이용하여 자율주행을 한다는 아이디어는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전문가들은 이미지 센서만으로는 날씨와 주변 밝기 등에 따라 인식도가 현저히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센서를 함께 적용하는 것이 더 안정적이라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한 자율주행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바로 ‘사람이 운전 할 때의 사고 방식을 동일하게 구현하는 것’.

사람은 주변 지도나 환경을 처음 접하더라도 시각 정보만으로 판단하여 운전한다. 자주 다니는 길이라면 익숙한 환경 속에서 더욱 다양한 데이터를 얻어 더 안전한 운전이 가능하다. 이러한 원리를 그대로 자율주행에 적용하는 것이 테슬라의 목표다.

테슬라의 이런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은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을 이용한다. AI가 카메라로 본 화면을 이용하여 마치 인간처럼 판단하며 운전하는 형태이다. 이를 적용한 자율주행이 안전한 수준에 올라서기까지는 수십 억 번 이상의 반복 훈련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테슬라는 120만대 이상의 자사 차량에서 얻은 운행 데이터를 이용하여 AI를 발전시키고 있다.

사실 자신들의 차량에서 손쉽게 엄청나게 많은 양의 운행 데이터를 거의 비용 없이 얻고, 이를 바탕으로 AI 를 훈련하고 있는 것이 테슬라의 가장 큰 무기라 할 수 있다. 경쟁자인 구글이 엄청난 비용을 들여 자신들의 실험용 차들에 라이다를 달고 계속적인 데이터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이점이다. 테슬라에 따르면 현재까지 수집된 차량 데이터의 양만 약 48억km로, 지구 12만 바퀴를 달린 양이라고 한다.

전기차 자율주행의 핵심 = 소프트웨어 / 격돌하는 소프트웨어 기업들

  테슬라가 전기차를 자동차가 아닌 IT기기 또는 컴퓨터처럼 다룬다는 것은 이제 비밀이 아니다. 테슬라의 전기차들은 소프트웨어를 자동으로 다운 받고 테슬라의 클라우드와 연결되어 통신한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들의 업그레이드가 자동차 부품의 교체였다면, 테슬라의 전기차들은 내장되어 있는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 된다.

테슬라는 자율주행기술의 핵심이 배터리, 엔진 등의 하드웨어가 아닌 완전한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만드는 인공지능, 즉 소프트웨어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전기차 기업간의 승부가 혁신적인 배터리 개발과 같은 하드웨어에 의해 좌우되는 일이 있을 수 있지만,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는 시기가 오면 하드웨어는 핵심에서 밀려날 수 있다. 성공적인 자율주행을 가능케 한 ‘자율주행 프로그램(소프트웨어)’이 어느 회사의 것인지가 승부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는 컴퓨터 시대의 진정한 승리자가 컴퓨터 하드웨어 업체들이 아닌 소프트웨어를 장악했던 마이크로소프트였던 것과 스마트폰 시대의 승리자 역시 스마트폰 OS를 양분했던 애플과 안드로이드의 구글이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전기차가 완전한 자율주행에 성공하면 달리는 컴퓨터가 될 것으로 사람들은 예측한다. 전기차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이은 주도적인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컴퓨터 시대의 마이크로소프트, 스마트폰 시대의 애플과 구글에 이어 전기차 시대의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현재까지 가장 앞서고 있는 기업은 많은 주행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테슬라로 보인다. 그러나 웨이모(Waymo)를 앞세운 구글, 호시탐탐 전기차 시장으로 진입을 모색하고 있는 애플, AI용 반도체로 전기차 시대의 패권을 노리는 엔비디아 등 경쟁자는 대단히 많다.

특히 이제는 완전한 전기차 회사를 속속 선언하고 있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호락호락 전기차시대의 주도권을 내줄 리 만무하다. 이 모든 경쟁자들을 제치고 테슬라는 전기차 시대의 소프트웨어 패권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인가

엄청난 시가총액으로 고평가 논란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테슬라 주가의 장기 방향도 결국 이런 소프트웨어 패권다툼의 결과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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