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Twins]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조원태

조회수 2021. 10. 13.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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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로 보이는 그릇

언어는 한 사람의 격(格)을 보여준다. 대화할 때는 상대방의 눈을 보고, 어미는 흐리지 않으며 완결된 문장으로 말하는 것이 화법의 정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처음 만난 사람과 그렇게 대화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조원태가 단어와 어투의 결을 골라 조심스럽게 인터뷰에 임하는 모습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그의 인격이 느껴졌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는 많아도 인품까지 훌륭한 이는 찾기 힘든 법이다. 아직 성장 중인 그의 그릇이 제 모습을 갖추고 나면 어떤 야구를 보여줄지 즐거운 상상을 해봤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Narae Kim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지난 122호(6월 호)에서는 두산 베어스 팬이라고 밝혔는데, LG 트윈스에 입단하게 됐어요. 라이벌 팀에 입단하게 된 기분이 어떤가요? (8월 31일 인터뷰)

어릴 때는 두산 팬이었는데, 그때는 부모님의 팬심을 따라서 좋아했던 거고요. 야구선수로 성장해가면서 팬이라는 개념은 좀 사라졌죠. 이제는 지명을 받은 LG에 뼈를 묻겠습니다.

경쟁상대이자 동료로 꼽히는 서울고 이병헌은 두산의 지명을 받았는데요. 서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나요?

지명받았을 때 축하한다고 말하고, 밥 한 끼 같이 먹었습니다.

#금보다 귀한 좌완

LG 차명석 단장이 1차 드래프트 이후 한 인터뷰에서 몸 상태만 괜찮으면 즉시 전력감이라고 얘기했어요. 팀 레전드인 이상훈도 중학교 때 이미 나를 뛰어넘었다고 평하기도 했고요.

이 정도로 저를 좋게 봐주신다는 게 저로서는 엄청난 영광이고 기쁩니다. 그런 평가에 누가 되지 않게 제가 잘해야죠.

선린인고 선배인 LG 김영준이 좋은 후배라며 기대된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어요.

선린인고에 오셨을 때 몇 번 본 적이 있어요.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야구를 열정적으로 하는 선배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군에 등록돼 첫 타자를 상대할 때 어떤 공을 던지고 싶어요?

첫 공인만큼 패스트볼로 승부하고 싶습니다.

투수로서 아마추어와 프로일 때 가장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스트라이크 존의 크기 차이라고 하잖아요. 이에 대비해서 훈련하거나 준비하는 것이 있나요?

확실히 프로 무대의 스트라이크 존이 아마추어에 비해 작습니다. 그래서 너무 구석으로 공을 던지지 않으려고 해요. 제 공에 대한 자신감으로 스트라이크 존에 맞춰가는 식의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구석으로 던지다 보면 존을 빠져나가 볼넷이 되는 경우가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조금 중앙 쪽으로 맞춰 피칭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 무대에 올라 상대해보고 싶은 타자가 있다면 누굴까요?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 선수요. 전학 오기 이전 학교인 덕수고 선배님이었어요. 제가 2학년 때 라이브 피칭을 한 적이 있는데, 승엽이 형이 타석에 들어올 때마다 제 공을 항상 맞혔거든요. 프로에 가서는 제가 꼭 이기려고 벼르는 중입니다.

다른 친한 프로 선수로는 누가 있나요?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 선수, LG 김유민 선수와 친합니다. (김유민은 지명 이후 뭐라고 하던가요?) 기사 났을 때 바로 전화해줬어요. 축하한다고, 좋은 곳이니 같이 잘해보자고 말했습니다.

#성장으로 증명한 근면함

선린인고로 전학하며 탈삼진 개수가 4배 늘어나고 평균자책점을 2.61점이나 줄였어요.

덕수고 때는 잔부상이 많아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피칭이 중심을 잡지 못했습니다. 선린인고에 전학하고서는 부상을 한 번밖에 당하지 않아서 훈련을 따라가며 제구력을 키울 수 있었어요.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 서울 3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을 펼친 비결은요?) 발을 다쳐서 발목과 몸의 밸런스가 떨어져 있는 상태였어요. 그래서 밸런스를 중요시하는 훈련을 했고 또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어요. 하체 운동은 달리기와 점프를 중심으로 했고, 섀도 피칭 훈련도 꾸준히 했습니다.

반면 150km/h를 넘지 못하는 구속과 체인지업은 단점으로 꼽혀요. 단점은 어떻게 보완할 계획인가요?

속구 같은 경우에는 신체 균형을 중시하며 몸을 더 만들면 구속 150km/h를 넘길 자신이 있습니다. 체인지업은 프로에 가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며 섬세하게 다듬으려고 해요.

지난 청룡기에서 성남고와의 경기 중 105개 투구 수 제한까지 집중해서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주로 어떤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나요?

보통 저는 위기 상황일 때 선발 다음으로 경기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기가 시작되면 선발투수가 위험해졌을 때 막아준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고 있다가 마운드 위에서는 항상 최선을 다해 던집니다. 그다음부터는 모든 이닝을 제가 다 막겠다는 책임감으로 경기에 임하죠.

105개를 던진다는 건 선발투수로 뛸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해요. 전에는 선발로 나서기에 체력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그 인터뷰 당시보다는 체력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선발투수라면 평균 100개의 공을 비슷한 구속으로 던져야 합니다. 프로에 가서 점차 투구 수를 늘려가며 평균 구속을 보완하는 게 먼저예요.

경기가 끝나고 마인드 컨트롤은 어떻게 하나요?

일단 쉬다가 마음이 좀 진정되고 나면 경기 영상을 복습해요. ‘이때는 뭘 잘못했지, 뭘 잘했지’ 하며 경기 내용을 분석합니다. 확실한 실수가 있는 날에는 이런 일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하며 머릿속에 각인해요. (실수한 것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잖아요.) 그 생각에 너무 깊게 빠져든다고 느낄 때는 생각 자체를 멈추는 편이에요. 아무것도 떠올리지 않고 다른 취미생활을 하면서 머리를 비우죠.

취미생활은 뭐예요?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하거나 드라마, 영화를 봅니다. (KBO리그 선수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 친선 경기를 했는데 봤나요?) 그때 대회를 한다는 소식만 듣고 경기는 못 봤어요. (실력은 어떤 편이에요?) 중상위권 정도는 돼요. 친구들 중에선 그나마 잘하는 편입니다.

영화는 어떤 장르를 좋아해요?

상황에 따라 달라요. 텐션을 끌어올리고 싶으면 액션 영화를 보고, 감상에 젖고 싶으면 로맨스를 보는 편입니다. (최근에 뭘 재밌게 봤어요?) ‘킬러의 보디가드 2’가 괜찮더라고요.

계약금을 받으면 뭘 하고 싶어요?

일단 부모님께 다 드리려고 해요. (용돈 받아서 쓰나요?) 네. 사실 지금 용돈 개념은 없고, 엄마 카드를 쓰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명받은 뒤 부모님은 어떻게 반응했어요?

고생했고, 수고했다고 하셨어요. 굉장히 좋아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야구 조기교육에 공들였던 만큼 특히 기뻐했겠어요.

정말 야구에 대한 열정이 많으세요. 어릴 때부터 제 모든 경기를 따라다닐 정도로요. 이제 제가 프로다 보니 아버지가 모든 경기에 올 수는 없잖아요. 아쉬우면서 동시에 홀가분한 상태인가 봐요.

집에서는 어떤 아들이에요?

위로 누나가 있고 둘째예요. 아버지, 어머니가 저를 아주 많이 챙겨주셨고 야구를 하다 보니 제 뒷바라지를 더 해주셨어요. 참 감사하죠. 누나는 두 살 터울이라 어릴 땐 많이 다퉜는데, 중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매우 친해졌습니다. (선발된 후 누나의 반응은 어땠어요?) 믿기지 않아 했어요. 기사가 뜨자마자 인터넷에 제 이름이 나왔다고 좋아해 줬습니다.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니 본인을 ‘둘리’라고 부르더라고요. 자주 불리는 별명인가요?

어릴 때 지금보다 좀 통통하던 시절이 있었거든요. 초등학생 때부터 친구들이 ‘둘리’라고 불러요. (좀 닮긴 했어요.) 네. 볼살 때문인가 봐요.

#두 번째 국가대표

오는 9월 10일부터 19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에서 개최되는 제30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WBSC U-23)에 참가하게 됐어요. 국가대표로는 두 번째 출전하는 셈인데, 어떤 각오로 훈련하고 있나요?

저와 (문)동주 빼고는 다 스무 살 이상인 선배들이 참여하는 경기예요. 퓨처스리그나 대학에서 오는 형들도 있어서 동주나 저보다는 경험이 많으시겠죠. 배워야겠다는 자세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6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때와 비교해 보면 어때요?) 그때는 주축으로서 부담감을 가지고 임했어요. 이제는 제일 막내이니 한 이닝만 올라가더라도 씩씩하게 경기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올림픽은 어떻게 봤어요?

올림픽에서 야구 할 땐 2021 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위해 횡성에 내려가 있어서 경기를 잘 챙겨 보진 못했어요. 결과가 조금 아쉽기는 했어요.

그래도 올림픽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는 누구인가요?

이의리 선배님이 제일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국과의 경기에서 홈런을 맞고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 멘탈을 가져야 투수로서 성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2028 LA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 명단에서 조원태의 이름을 볼 수 있을까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조원태의 인생에서 야구란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야구를 고무줄에 비유하고 싶어요. 고무줄은 늘어났다가도 다시 줄어들잖아요. 저에게서 떼어내려고 해도 뗄 수 없는 존재이자 결국 제게 다시 돌아오는, 평생 함께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2022 KBO리그 1차 지명자 공통 질문입니다. 조원태에게 마지막 1차 지명이란 어떤 의미죠?

마지막 1차 지명인 만큼 주변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느끼고 있어요. 부담감도 좀 느끼지만, 이걸 잘 이겨내고 내년에 더 성장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조원태에게 <더그아웃 매거진>이란?

가장 사진을 잘 찍어주는, 화보 같은 매거진이요. (특히 마음에 들었던 사진이 있나요?) 지난 6월 호에서 야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한 사진 중 하나가 마음에 들었어요.

벌써 ‘엘원태’라고 불리며 LG 팬들의 기대가 높은데요. 팬과 독자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오랜 연습 기간을 거쳐 잘 준비한 모습으로 내년에 팬들 앞에 서겠습니다. 그때까지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더그아웃 매거진 126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6호(10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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