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Story] 키움 히어로즈 조상우

조회수 2021. 12. 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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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쉼표

마운드 위에서 발사하는 날카로운 눈빛이 인상적인 투수가 있다. 그가 포스를 뽐낼 때면 상대 타자는 어김없이 헛스윙을 휘두르기 일쑤였다. ‘조상우 보유 팀’이라는 키움 히어로즈 팬들의 자부심에 화답하듯 언제나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이는 ‘조승사자’ 조상우다. 그런데 이 사람, 경기장을 벗어나니 위압감은 온데간데없이 무장해제된 웃음을 보여준다. 야구장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와는 달리 환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이어가는 그에게서 아이 같은 모습마저 보였다면 착각일까. 프로 데뷔 후 숨 가쁘게 달려온 8년이라는 시간을 뒤로하고 잠시 휴식기를 맞는 그와 모처럼 편하게 웃으며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Narae Kim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한 해를 돌아보며

다사다난했던 시즌이 끝났네요. 푹 쉬고 있나요? (11월 22일 인터뷰)

시즌이 끝났는데도 이런저런 일정이 많네요. 여유롭게 드라마도 보며 쉴 줄 알았는데 그럴 여유는 없었어요. 그래도 크게 아픈 곳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워낙 많은 공을 던졌다 보니 후유증이 있진 않을까 걱정이 됐어요. 생각해보면 올해 스프링 트레이닝 때 전치 12주의 발목 부상을 입고 놀라운 속도로 회복하기도 했네요.

원래 다쳐도 조금 빨리 회복하는 편이긴 한데, 사실 12주는 병원에서 일부러 길게 선고한 거였어요. 실제론 6주에서 8주 정도면 회복할 수 있을 정도였죠. 사실 누구나 어느 정도의 통증을 안고 시즌을 치러요. 조금 심하다 싶을 때 휴식기를 가졌다가 복귀했던 거라 금방 돌아올 수 있었어요.

허벅지가 매우 튼실한 거로도 유명하더라고요. 신체적으로 타고난 점이 있나 봐요.

팀 내에서 허벅지 두께로는 TOP3 안에 들죠. 옛날에 유니폼을 만들 때 신체 치수를 잰 적이 있거든요. 당시 29인치인가 나왔어요. (웃음)

도쿄 올림픽 때 전 국민의 응원을 받았는데, 아쉽게도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했어요.

정말 열심히 준비했던 만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죠. 팀원 모두가 이기겠다는 마음 하나로 매 순간에 임하며 최선을 다했어요. 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지만, 제 모든 열정을 쏟았어요.

그래도 당시 조상우의 투혼을 기억하는 팬이 많아요. 본인에게 태극마크는 어떤 의미였는지요.

그야말로 영광스러운 자리예요. 나라를 대표해서 큰 대회에 나가는 거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하는 사람들을 선발한 팀이 국가대표인 거잖아요. 태극마크를 단 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뽑힐 때마다 기분 좋고 영광스러운 마음입니다. 책임감도 들고요.

원태인이 올림픽 무대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어요. 이제는 대표팀에서도 선배 역할을 할 연차인가 봐요.

후배가 많아지긴 했지만 제 조언들이 그렇게 큰 도움이 됐을까요? 한국에서 플레이하는 것과 국제대회에서 던지는 게 크게 다르진 않으니, 너무 긴장하지 말라는 얘기 정도만 해줬어요. 개개인 모두 훌륭한 선수니 제 조언보다는 알아서들 잘한 게 컸을 거예요.

올림픽 때도 혹사 논란이 있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도 구원 등판해 43구나 던지며 팬들의 걱정을 샀어요.

워낙 중요한 순간이었잖아요. 평범한 한 경기였다면 투구 수가 늘어나면서 감독님은 물론이고 저도 쉬어야겠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 한 게임으로 대회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이거나 바로 시즌이 끝나는 거였으니 쉬겠다는 옵션은 없었어요. 어떻게든 내가 막아야 한다는 마음뿐이었죠.

포스트 시즌에선 위기 상황에 홍원기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왔을 때 오히려 미소를 짓더라고요.

저는 상대 타자를 막고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사람이잖아요. 최대한 편한 마음으로 있어야 수 싸움을 할 때 머리를 유연하게 굴릴 수 있어요. 안 그러면 위기 상황에 던져서는 안 될 구종을 선택하거나 실투가 나오기도 하죠. 그래서 마음에 여유를 찾으려고 웃는 편인데, 같은 상황이 아니었을까요.

올해 유독 보직 변경이 잦았어요. 마무리로 시작해서 중간계투, 다시 마무리로요. 루틴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법도 한데요.

사실 루틴이 딱 정해진 타입은 아니에요. 아침에 몸 상태를 확인하고 뭉친 부분이 있으면 경기장에서 스트레칭하며 집중적으로 풀어주는 정도예요. 마무리로 나설 땐 클리닝 타임 이후에 준비했고, 필승조로 바뀐 후로는 준비 시간을 앞당긴 정도니 사실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체력적인 면도 선발과 중간계투만큼 소화 이닝 수가 크게 바뀌는 것도 아니잖아요. 평소에 잘 준비해온 만큼 그렇게 문제가 되진 않았죠.

#히어로즈의 파이어볼러

어느덧 선수 생활 8년 차네요. 어린 시절에 구속 160km/h를 달성해보고 싶단 말을 했는데 아직 이루진 못했어요.

신인 때는 구속에 많이 집착했어요. 빠르게 던지고 싶어서 더 세게 던졌는데, 세게 투구한다고 속도가 증가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요즘은 볼 스피드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그야 달성한다면 좋겠지만, 제가 가진 메커니즘 내에서 나오는 속도에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어엿한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더 발전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류현진 선배 하면 체인지업, 김광현 선배는 슬라이더가 떠오르는데, ‘조상우’ 하면 바로 떠오르는 변화구가 없어요. 강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패스트볼을 많이 가다듬어 왔지만, 막상 아쉽긴 하더라고요.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죠.

구단 내에서 본인을 포함한 몇몇을 ‘독버섯’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사실 의미가 좋은 말은 아닙니다. (웃음) 룸메이트 상대가 2군에 내려가거나 경기 결과가 안 좋아지는 이상한 징크스가 생겼는데, 억울하지만 그 원인 제공자를 독버섯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특히 올해에 들어 경기력이 좋았던 동료가 저와 룸메이트를 하고 나서 고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유독 많더라고요. (누가 당했나요?) 작년에는 (김)성민이가 2군에 내려갔다 왔고요. 올해는 룸메이트를 한 어린 후배들이 1군과 2군을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독버섯 때문이 아니라 어린 친구들이니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긴 한데…. 어쨌든 비슷한 일이 많다 보니 이런 별명이 붙었어요.

‘원조 독버섯’은 이승호라고 하더라고요. 둘이 방을 함께 쓴 적도 있다면서요?

아무리 그래도 승호는 못 이겨요. 정말 최고의 독버섯이에요. 일단 제가 먼저 자려고 해도 얘는 눈치가 보일 정도로 늦게 잠이 들어요. 저는 승호가 깨어 있어도 알아서 잘 자는 편이니, 다음 날 컨디션에 영향을 받진 않았지만…. 제가 룸메이트를 가리는 타입은 아니라 대부분 잘 맞는데 이승호는 아니에요. (웃음)

워낙 피지컬이 좋다 보니 ‘우량아’라고도 불려 왔어요.

신인 때부터 들어와서 친근한 별명인데, 8년 차가 됐는데도 선배들이 아직도 저를 이름 대신 우량아라고 불러요. 이젠 정이 붙었죠. 태어났을 때는 3kg대 초반의 평범한 아이였는데 집안 내력 때문인지 빠르게 컸어요. 사실 아버지와 형, 저 셋이 있으면 제가 제일 작을 거예요. 집안사람들이 풍채가 좋은 편이죠. (상상이 안 되는데요. 팀 내에서 본인의 계보를 이을 만한 후배가 있나요?) (박)주성이요. 종아리가 어마어마하거든요.

본지 83호(2018년 3월호)에서 더블 인터뷰를 했던 한현희와의 케미가 유명해요. 그런데 막상 두 사람의 성격은 달라 보이더라고요.

둘이 비슷해서라기보다는 서로 완전히 다르니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봐요. 관심사나 식성이 너무 닮으면 오히려 싸울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현희 형은 밝고 붙임성이 좋은데, 정말 닮고 싶은 모습이에요. 야구에도 영향을 미쳐서 결과가 안 좋을 때 부정적인 감정을 오래 이어가지 않고 금세 다음 게임에 집중하곤 하더라고요. 밝은 성격이 경기력으로 이어지는 거죠. 반대로 형은 제 조용한 면을 좋아해요. 서로의 장점을 부러워하는 이상적인 사이에요.

#다가온 휴식

얼마 전 사회복무요원 입대를 결정하며 8년의 여정 끝에 잠시 쉼표를 찍게 됐어요.

아직 실감은 안 나요. 일단 들어갈 날을 기다리고는 있는데, 날짜도 안 정해졌고요. 입영 통보가 나와야 입대 전 계획을 짤 텐데 마냥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주변에 군 복무에 조언해준 사람은 없나요?

먼저 군대를 다녀온 선배들이 잘 다녀오라고 얘기해주셨고요. 최근 3년 동안 쉬지 않고 많은 공을 던졌는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2년이라는 시간이 심신을 회복할 기회가 될 거라는 아버지의 조언이 가장 도움이 됐어요. 동료들은 농담 섞은 말로 격려를 해주곤 했는데, 아버지는 2년을 쉬면서 선수로서 2년 더 뛸 수 있는 몸을 만들면 된다고 진지하게 말씀하셨어요. 가장 와 닿은 조언이었죠. (부자 관계가 좋은가 봐요.) 그렇죠. 아버지와 얘기도 많이 하고, 가끔은 엄하실 때도 있지만 평소에 친구처럼 지내요.

입대를 앞두곤 흔히 여행을 다녀오곤 하잖아요. 즉흥적인 여행을 좋아한다고 밝혔어요.

최근에 제주도에 다녀왔어요. 계획 없이 돌아다니다가 보이는 맛집에 들어가거나 바닷가에 차를 세우고 구경하는 식으로 다녀왔는데 좋았어요. SNS에서 유명한 핫플레이스나 줄 서서 먹어야 하는 맛집은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러면 제대 후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어딜까요?) 야구장이겠죠. 쉬는 동안 야구가 더 그리울 거고, 코로나19에 대한 걱정 없이 꽉 찬 관중석을 보며 야구를 하고 싶어요. 신인 때 부산 원정 경기에서, 또 몇 번의 포스트 시즌에서 만원 관중의 열기 속에 공을 던졌거든요. 그때가 너무 그립고 팬들이 보고 싶어요.

‘혼밥’하는 걸 정말 싫어한다고요. 쇼핑이나 운동도 혼자 하는 걸 꺼리나요?

운동은 혼자 집중해서 하는 걸 선호해요. 쇼핑은 원체 잘 안 해서 모르겠고요. 맛있는 음식은 나눠 먹어야 더 맛있더라고요. 꼭 혼자 먹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끼니를 때우는 식으로 간단히 먹어요.

혼자 있을 땐 영화를 자주 본다고 하던데, 조상우의 추천작이 궁금해요.

아버지가 추천하셔서 ‘러덜리스’라는 음악을 주제로 한 영화를 봤어요. 스토리에 감동과 재미가 적절히 섞여 있고, 노래도 정말 좋아서 감명 깊었어요.

곧 머리를 짧게 잘라야 할 텐데, 한창 트레이드마크였던 장발 시절이 떠오르네요.

맨날 똑같은 헤어스타일에 좀 질려서 ‘한번 길러볼까?’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운동만 하다 보니 거의 항상 반삭발 머리였고 프로에 와서도 한동안 짧은 머리를 유지했어요. 머리 모양에 변화를 줘보고 싶었는데, 염색이나 파마는 별로 당기진 않아서 한 번쯤 길러보자는 마음이었죠. 초반에는 거슬리는 게 없었어요. 근데 어느 정도 기르고부터는 머리 말리는 데만 20분씩 걸리다 보니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다시 기를 거 같진 않습니다. (웃음)

#야구만 보고 달려왔던

어린 시절부터 운동신경이 워낙 뛰어나 유도와 수영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다음 생을 준다면 어떤 종목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유도를 했다는 소문이 있었나 봐요. 사실이 아니고, 수영과 야구를 병행하다 나중에는 야구에만 전념했죠. 만약 다음 생에 또 운동을 한대도 야구를 선택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장면은 잘 그려지지 않아요. 운동 외에 다른 일을 한다면, 노래 듣는 걸 워낙 좋아하다 보니 타고난 재능이 있다면 가수를 해보는 것도 재밌겠네요.

그러면 다음 생엔 타자가 어떨까요?

물론 아마추어 시절 방망이를 잡아 보긴 했지만, 처음 공을 잡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항상 투수를 꿈꿨어요. 혼자 그라운드 한가운데에 서서 타자를 상대하는 모습을 동경했거든요. 당시 타석에서의 저는 교타자 스타일에 가까웠어요. 하지만 고등학교 때부터는 방망이를 완전히 내려놓았으니 야수에 대한 미련은 없어요. 아마 타자를 선택했다면 지금처럼 프로에서 꾸준히 얼굴을 비추긴 어렵지 않았을까요. 다들 ‘내가 타자였다면, 아니면 내가 투수였다면 이 정도는 했겠다’하는 농담은 자주 하지만, 실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너무 잘 알죠.

고등학교 3학년 땐 전국체전에서 대전고 소속으로 이전 모교 동산고와 맞붙어 완봉승을 거뒀어요. 친정팀을 만나 투지가 더 불타올랐을까요.

아뇨, 그런 생각은 안 했어요. (하하) 친정팀이라기보다는 그냥 ‘동산이구나’ 하고 던졌죠. 거의 10년 가까이 된 얘기라 정확한 감정은 기억이 안 나네요.

마운드 위에 올라서기 전에는 어떤 생각을 해요?

상대 팀 타순을 확인한 뒤 전력 분석팀에서 건네준 데이터를 점검하고요. 올라가서 그저 열심히 던집니다. 상황에 따라 마음가짐을 고쳐먹거나 기도하지는 않아요. 징크스를 딱히 믿는 편은 아니라 특별한 루틴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프로에 와서 선발과 불펜, 마무리까지 모두 경험해봤는데, 어떤 보직이 가장 편하던가요?

편하다기보단 제일 흥미진진한 보직은 마무리예요. 접전 상황에 승리를 결정짓는 게 짜릿하더라고요. 선발도 분명 많은 투수가 동경하는 만큼 매력적인 일이지만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네요. 팔 상태가 좋지 않아서 상대 타자뿐만 아니라 통증과도 싸워야 했거든요.

역시 이제는 ‘클로저 조상우’가 가장 익숙해요. 2020년엔 구원왕도 거머쥐었고요.

사실 타이틀은 영광스럽지만, 욕심이 크진 않아요. 그보다는 ‘몇 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같은 꾸준함을 증명할 수 있는 기록을 세우고 싶어요. 아프지 않고 몸 관리를 잘해서 오래 살아남아야 누릴 수 있는 영광이니까요. 지금까지 아파서 온전한 시즌을 치르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 잘 쉬고 돌아와서 좋은 기록을 만들어가고 싶죠.

탈 없이 돌아와서 다시금 키움의 철벽 마무리로 군림할 모습을 기대할게요.

그러길 바라요. 더 좋아진 몸 상태로 팀 역대 최다 기록인 (손)승락 선배의 177세이브를 향해 나아가야죠. 통산 세이브 수도 아프지 않고 오래 운동해야 쌓이는 기록인 만큼 경신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오래오래 건강히 뛰고 싶은 제 꿈과도 결이 맞아요. 골든글러브 같은 상을 몇 번 타는 것보다도 영광스럽지 않을까 해요.

투수로서, 또 야구선수로서 목표하는 바가 있다면요?

항상 이런 질문을 받으면 마흔 살까지 야구를 하겠다는 목표를 밝혀왔어요. 이제 입대로 2년의 공백기가 생겼으니, 마흔두 살까지 던져야죠.

<더그아웃 매거진> 공식 질문이에요. 조상우에게 야구란?

제일 오래된 친구죠. 처음 학교에 들어간 여덟 살 때부터 계속 함께해왔으니 야구 외의 추억이 그다지 많지 않아요. 저와 가장 많은 추억을 쌓아온 친구죠.

마지막으로 공백기 동안 기다려줄 팬들에게 인사 부탁해요.

복무하는 동안 아쉬운 마음을 갖기보다는 쉬면서 신체적으로 회복할 기회로 삼겠습니다. 열심히 몸 만들어서 더 나아진 모습으로 돌아올 테니 그동안 팀 열심히 응원하며 기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

분명 야구선수에게 2년의 공백기는 절대 가볍지만은 않다. 아무리 휴식기라는 말로 포장해봐도 길어야 20년 남짓한 선수 수명인데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과연 조상우라고 달랐을까. 데뷔 초부터 태극마크를 달아왔을 만큼 진작에 군 면제를 받았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선수고, 심지어 올림픽 기간 내내 그의 병역 이행 여부가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더 하면 더 했지 아쉽지 않았을 리가 없었을 거다.

하지만 그 2년을 더해 42살까지 뛰겠다며 의연하게 답하는 그의 미소를 보니 괜한 기우였나 싶더라. 말뿐인 휴식기가 아니라 진짜로 숨 가쁘게 달려와 반환점을 맞이한 듯한 반응에 팬으로서 품었던 아쉬움과 걱정이 녹아내렸다. 숱한 혹사 논란에 시달려 온 그에게 어쩌면 정말로 필요했던 시간일 수도 있다. 이 글을 보는 팬들은 아쉬움 대신 푹 쉬다 오길 바라는 너그러운 맘으로 그의 귀환을 기다려도 좋겠다. 더 건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조상우는 분명 예년과 같은 강속구를 뽐낼 거다.

▲ 더그아웃 매거진 128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8호(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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