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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공부만 했던 카이스트생 "제가 놀고싶어 만들었더니 대박났죠"

조회수 2021. 09. 09. 15: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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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출신이 만든 여가 플랫폼
100만여 명의 마음 홀려

국내 시장 넘어 글로벌 진출 꿈꾸는 '프립'

“병원에 실려 갔을 때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공부하면서 지냈던 적이 있었어요”

특목고를 다니다가,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다가 창업에 뛰어든 임수열 프립 대표가 타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당시 임수열 대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왔고,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상위 1%의 삶을 꿈꾸며 공부에 매진하던 그는 어느 날 전환점을 맞아 전혀 다른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는 한평생 해오던 공학 공부를 포기하고, 배낭을 들고 떠났다. 먼 타지에서 외국인과 생활하며 다양성을 느꼈다. 그 과정에서 반복되는 삶을 살아오던 그의 마음에선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비슷한 나이에 전혀 다른 꿈을 꾸고 있던 사람들을 만나며, 경험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됐다. 그렇게 창업 전선에 뛰어든 지 어언 8년이 지났다. 오늘은 사람들이 도전에 뛰어들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임수열 프립 대표를 만나 이야기 나눠보았다.

임수열 프립 대표

프립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프립은 여가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에어비앤비가 방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라면 저희는 개인의 여가생활이나 라이프 스타일 액티비티를 공유하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빨라요. 누구나 호스트가 될 수 있고 참여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누적 100만여 명의 가입자가 있고, 활동 호스트는 1만6000여 명 정도 됩니다.

프립 서비스 지표, 회사의 성장세를 보여준다.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을 여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가는 매우 큰 시간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는 라이프스타일 기반 커뮤니티를 지향하고 있어요. 서비스 자체가 유저들 간의 소속감을 일으키는 것인데요. 당근마켓이 지역 기반 커뮤니티라면 우리는 동일 관심사, 취향 기반 커뮤니티인 셈이죠.”

업무를 보고 있는 임수열 대표

소위 말하는 명문대,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습니다. 어쩌다 창업에 뛰어들게 됐나요?

“제가 학교에 다닐 당시 사건, 사고가 많았어요. 그 때 사회 키워드가 삶의 만족도였거든요. 저는 좋은 학교에서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삶을 어려워하는 주변 모습을 많이 보다 보니, 정말 삶에 있어서 행복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죠. 그러다 저희 누님이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어서 아웃도어에 캠프를 자연스럽게 알게 됐고 기분전환 겸 참가했어요. 거기서 만난 선생님이 ‘지금 세상이 아파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며 살아야 한다’는 말을 해주시더라고요. 그전까지는 이런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었어요. 성적을 잘 받아 상위 1%에 들어 좋은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였어요.

이 말을 들은 이후에 제 좌우명이 됐죠, 삶의 질이나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여러 경험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프립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따로 있어요.”

영국 아웃도어 캠프에 참가한 임수열 대표

그렇다면 프립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태국에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었어요. 전 거기서 또래 한국 친구들처럼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인턴 자리를 알아보고 있었죠. 그러던 중, 그 곳에서 만난 여러 외국 친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들이 말하길 ‘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거야’, ’인권 문제가 중요하지 않냐?’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을 하더라고요. 전 그곳에서 인턴 공고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비교가 됐어요.

태국 봉사활동 시절, 외국인 친구들과 소통하며 경험의 폭을 넓혔다.

그때 느꼈던 게, 경험의 폭이 사고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과 경직된 사회에서 지내는 사람의 생각이 다르고, 경험에 대한 중요성을 실루엣처럼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어요. 제가 느낀 것들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어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어떠냐는 생각을 가졌죠. 그렇게 목표를 잡게 됐어요.

사람들이 뭔가를 해보고 싶은데 생각에서만 그치는 경우가 많았어요. 결국엔 트리거가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했죠. 그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촉매제 역할을 하자라는 생각을 가졌죠. 다들 패러글라이딩을 경험해보고 싶지만,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잘 없잖아요? 실제로 정보를 찾는 것도 귀찮고 같이 갈 사람도 구하기가 힘들죠. 그런데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이 하거나 모임을 하게 된다면 많이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아웃도어 활동을 할 수 있게 프렌드와 트립을 합친 프렌트립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죠.”

초창기 프립에서 진행한 액티비티

초기에는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나요?

“처음 여행은 세 명으로 시작했어요. 버스를 빌려 게시판에 글을 올리거나 SNS 등을 활용해서 사람들을 모아 삼척 장호항으로 향했어요. 저희가 기획한 모임이 오픈하자마자 하루 만에 마감이 됐어요.

아웃도어 기반의 여행을 많이 추진하다가 주중에도 할 수 있는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달리기를 토대로 가로수 러닝크루를 기획했죠. 주말에는 여행을 가고 주중에는 러닝크루 활동을 유치했어요.

가로수길 러닝크루 ‘임팩트런’

여가활동으로 범위를 넓히기 시작하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1만 명이 모이는 모임이 만들어졌어요. 사람이 많이 모이다 보니 사람 관리가 필요해졌고 수익구조를 생성하기 위해서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어요. 그 당시 에어비앤비가 한참 뜨기 시작한 때였어요. 방도 이렇게 공유하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활동을 공유한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여러 호스트를 영입하고 디자이너, 개발자 등 인력까지 구축한 끝에2016년도 3월에 프립이라는 서비스를 런칭하게 됐어요. 초기 프렌트립 유저들이 있어서 플랫폼에서 자연스럽게 프립으로 이전될 수 있었어요.”

가로수길 러닝크루 ‘임팩트런’

서비스만큼 중요한 게 팀빌딩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은 어떻게 이뤄진건가요?

“시작은 세명이었어요. 한 명은 이 전에 일하던 회사의 인턴이었는데, 회사를 퇴사하면서 함께 일하자고 했더니 흔쾌히 따라와 줬어요. 다른 한 명은 학교 후배인데 여행이라는 관심사가 있어서 함께할 수 있었어요. 그중에 한 명은 지금 와인 모임 등에서 호스트로도 활동 중이에요.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죠.”

함께 프립을 만들어간 초기 동료들

여느 시장이 그렇듯 코로나 여파를 피해 가긴 어려웠다고 생각하는데요, 프립은 어땠나요?

“코로나가 장기화함에 따라, 그 시기별로 달랐어요. 처음에는 물론 타격이 컸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어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이를 통해 다른 여행 서비스들보다는 잘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 내부적 평가가 많았어요. 저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해외여행과 같은 하나에 특화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하다 보니 이용자 유지가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코로나의 악영향을 굳이 꼽자면, 프립은 호스트 기반 서비스이기에 ‘모임성’이 생겨요. 따라서 요즘 같은 인원수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는 모임에 대한 부분이 불리하죠. 하지만 이 역시도 현명하게 극복하려 노력 중입니다.”

회의를 하고 있는 프립

그렇다면 프립이 노리고 있는 시장은 어디까지 커질 수 있을까요?

“앞서 말했듯이 프립은 여가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에요. 저희는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을 여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들이 다양하다고 믿어요. 그래서 단순히 여행시장으로 보고 있지 않고, 이 여가시간에 사람들이 얼마나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서로에게서 연관성을 찾고 함께 커뮤니티를 생성하냐에 따라 확장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사람들의 관심사를 묶어줄 수 있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 보고 있어요.”

프립을 통해 서핑 액티비티, 호스트가 참가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앱 서비스를 런칭한지 5년이 흘렀어요. 돌아보면 참 멀리도 온 것 같은데, 감회가 어떠세요?

“처음 시작했을 때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미션을 시행하기 위한 수단으로 창업을 시작했는데요. 근본적으로 임하는 자세는 변한 게 없어요. 다만 이제 프로젝트가 업으로 바뀌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서비스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과정은 바뀌고 있죠.

예를 들어 구멍가게에서 야채를 파는 것과 전 세계에 야채 콜드체인을 만드는 것은 같은 미션을 가지고 있는데 다르게 수행하잖아요. 그런 조직적 관점에서 보면, 성장적인 부분을 신경 쓰게 되죠. 조직이 빠르게, 꾸준히 커지니 매년 새로 창업하는 느낌이 들어요.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처음엔 10명이서 이야기할 때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가 지금은 60명이 넘어가면서 구성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선 시스템이 변해야 하는 거죠. 어떻게 보면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어려운 일 같기도 해요.“

액티비티를 직접 체험하고 있는 임수열 대표

대표님은 여행, 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립을 통해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나요?

“집 밖으로 나오는 건 모두 여행이라 생각해요. 여행은 무조건 비행기를 타거나, 박물관을 가는 등 꼭 그런 거창한 활동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일상 루틴을 벗어나는 모든 활동이 여행이에요.

내가 퇴근 후에 간단하게 도자기 공방을 들르는 것도 여행인 거죠. 평소 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프립을 통해 실천해보는 것, 이를 통해 일상에서 소소하게 어디론가 떠날 수 있는 것, 일상이 여행이 되는 것이 우리 서비스의 주안점이죠.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누구나 여행을 갈 수 있는 거죠.

프립을 통해 다양한 액티비티를 체험하며,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저도 프립을 운영하며 많은 경험을 했어요. 꽃꽂이도 해보고 향수도 만들어봤죠. 해외여행과 같이 거창한 것도 좋지만 새로운 것을 경험했을 때 그와 비슷한 만족도를 느낄 수 있었죠. 전 많은 사람이 새로운 도전을 통해 다양한 여행을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이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면 자신에 대해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거든요.

결국엔 글로벌로도 뻗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저는 축구를 좋아해서 해외여행을 간다면 현지에서 일상을 즐겨보고 싶어요. 일본에는 지하철역 근처에 풋살장이 많아서 그곳에서 현지 친구들과 공을 차고 싶었어요. 그런 식으로 다른 나라의 일상을 즐길 수 있다면 확장에 성공한 것 아닐까요?”

임수열 프립 대표, 가방에 꽂혀있는 프렌트립 시절 깃발이 인상적이다.

앞으로 있을 확장을 위해, 채용이 필수적일 텐데요. 프립에서 바라는 인재상이 있다면?

“프립에서 원하는 인재상이라고 하면 첫 번째로, 겸손한 사람을 선호해요. 제 신조가 ‘쫄지 말자. 깝치지 말자. 멈추지 말자’에요. 두려워하지 말고 담대하게 실행하되, 늘 마음은 겸손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도 필요하고요. 가능하면 구성원들이 이 기준을 지켰으면 좋겠어요. 두 번째는 항상 배우는 자세가 있으면 좋겠어요. 메타인지가 잘 되는 사람이라고나 할까요?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잘 배우려 하고 잘 성장시키는 사람이 프립의 조직문화에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스타트업은 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기에 부정적이지 않고 도전적인 사람이 시너지를 내기 좋아요. 그런 사람을 채용하고 싶은 마음이 크죠. 결국 태도를 많이 봐요. 다들 젊은 세대이기 때문에 실력은 비슷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프립 직원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 중이다.

도전을 도와주고 싶은 프립의 대표로서, 창업에 뛰어드는 이들에게 한마디 해주시겠어요?

“창업할 거라면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도전할 수 있는 시기에 최대한 도전해 보는 걸 추천해요. 직원들한테도 퇴사하고 창업할 거면 투자해줄 테니 창업하라고 말하고 있어요.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에요. 제가 창업할 당시 비즈니스 모델 같이 기본적인 어떤 것도 없었어요. 그 당시에 2천만 원을 그냥 투자해주신 분이 있었어요. 내가 가진 게 없어도, 아무것도 묻지 않고 나를 무한히 신뢰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냔 생각을 했어요. 그런 신뢰를 잘 쌓아 나가는 게 중요하죠. 그런 사람이 필요해요. 내 주변에 정말 신뢰할 만한 사람이 3명 정도 있으면 최고예요. 결국 함께할 사람, 지지해주는 사람을 잘 준비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글 석영
viewjoba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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