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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팬터뷰] 한화 이글스 최재훈

조회수 2021. 12. 2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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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함과 유쾌함 사이

‘갭모에’라는 시쳇말이 떠오른다.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후 벌써 다섯 번째 시즌을 마친 최재훈을 두고 하는 말이다. 타석에서의 투지 넘치는 강렬한 눈빛과 사석에서의 수줍지만 유쾌한 미소 사이의 갭으로부터 그가 가진 매력이 대량 살포되기 때문이다. 자신과 합을 맞춘 투수들의 성공을 가장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참된 포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의 인간미를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인터뷰를 읽기 전 구단 유튜브부터 정주행하기를 추천한다.

에디터 전윤정 사진 한화 이글스

dugout_mz 이제 이 정도 연차면 인터뷰는 아주 익숙할 것 같은데 어때요? (11월 3일 인터뷰)

아니요. 인터뷰는 그렇게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요. (구단 유튜브에는 자주 나오잖아요?) 그건 웃기려고 하는 거고요. 인터뷰같이 진지한 거에는 취약해요.

dugout_mz 시즌을 마치고 주로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요즘은 집에서 아들이랑 놀면서 쉬고 있어요.

#안방마님

s00nj00 잡았을 때 제일 기분 좋은 구종과 코스가 궁금해요.

변화구보다는 직구요. 노 볼 투 스트라이크에 바로 몸쪽 직구를 받는 게 짜릿하더라고요.

_junho_park 지금까지 배터리 합을 맞춰 본 선수 중에서 제일 공이 좋았던 선수는요?

얘기하기가 곤란해요. 공이 다 좋은데 한 사람만 얘기하면 무조건 삐치거든요. 위험합니다.

soonheesee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던 2013년,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보여준 투혼을 잊을 수가 없어요. 당시 이대형과 문선재를 홈에서 잡았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요?

우선 긴장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1점 차였기 때문에 하나 맞으면 동점이 되는 거고, 경기를 끌면 저희한테 불리할 거 같았거든요. 당시에 워낙 긴장하고 집중하다 보니까 기분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안 나요. 근데 마지막엔 주자랑 부딪혀서 팔이 빠진 거예요. 탈골인데 심판이 콜을 안 하더라고요. “태그가 안 된 거다” 해서 어떻게든 팔을 올렸는데 그게 닿은 거죠. 태그아웃 콜이 들리자마자 너무 아파서 쓰러졌어요. (다들 이겨서 좋아하는데 혼자 실려 가는 모습이 안타깝더라고요.) 형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저는 못 보고 있었어요. 끝나고 나서 너무 아픈 와중에 경기 영상을 봤는데 형들이 소리도 지르고 난리가 났더라고요. 난 아파죽겠는데. 그래도 팔을 내주고 승리를 얻었잖아요.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는 마음이 더 좋았어요.

minn050829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됐을 때 주전 포수가 되리라고 예상했나요?

한화에서 공을 받아본 선수들이 없었으니까 지켜보다가 투입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알렉시 오간도가 선발인 날에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오간도를 모르는데. 실망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긴장을 많이 했어요. 팀에서 인기가 많았던 신성현이라는 선수와 트레이드됐으니까 부담이 됐거든요. 그래서 주전이 되고 싶긴 했지만, 그것보다는 일단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어요. 그때는 내 모든 걸 보여줘서 나라는 사람을 팬분들이 인식하게 하고 제 이름도 많이 불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 되게 잘 된 것 같죠?) 네. 좋은 케이스가 된 거죠.

#나의 야구는

jja0016 지금까지의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어떤 경기였어요?

두산에 있을 때는 아까 그 플레이오프 경기도 저한텐 무척 컸어요. 한화 선수로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동점 3점 홈런을 쳤을 때요.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데 날짜가 기억이 안 나네요. 17년도인데… 그때 동점 홈런을 치고 나서 (이)성열이 형이 끝내기를 쳐서 역전승했을 때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최재훈은 2017년 6월 22일 넥센 히어로즈전 8회 말 2사 상황에 3점 홈런을 때려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eagles_baseballs 최재훈에게 ‘2번 타자 최재훈’이란?

도전. (사실 포수로서 2번으로 나서기는 정말 쉽지 않죠.) 처음엔 솔직히 2번을 치고 싶긴 했어요. 장타를 치는 것보다는 살아나가서 타자들이 더 편안하게 점수를 낼 수 있게 만드는 쪽이 좀 더 자신 있었거든요. 근데 제가 달리기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뒤에 있는 주자들이 홈에 못 들어올까 봐 부담감도 컸어요. 그런 점에서 저한테는 도전이었죠.

donghahaha 최재훈에게 이토 쓰토무 코치(두산 시절 수석코치)는 어떤 존재인가요?

제 아버지였죠. 젊은 혈기로 진짜 많이 따라다녔거든요. 쫓아다니면서 계속 귀찮게 하니까 마음을 여시더라고요. 지금의 절 있게 해준 아버지이자 스승이었죠.

1988.6.14. 최재훈에게 한화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저한테는 큰 선물이자 행복이고 행운이죠. 저한테 날개를 달아준 게 한화니까요.

magicboy_no.13 트레이드된 후 올해까지 있었던 일 중 가장 뿌듯했던 일은 무엇인가요?

(김)민우 14승 한 거요. 한화에서 한 시즌에 10승 이상을 한 토종 선발이 몇 년 동안 없었거든요. 그리고 전에 (정)우람이 형한테 세이브왕 시켜준다고 했던 약속을 지킨 것도요. 그 두 개가 정말 저한테는 큰 기쁨과 영광이었어요. (투수부터 챙기는 멋진 포수네요.) 지금 제가 잘하고 있는 건 주변 사람들이 많이 도와줘서 그래요. 혼자였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baseball_._._hw 이번 시즌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각각 언제였는지 궁금합니다.

올 시즌 초반에 안 좋은 모습들만 보여드려서 정말 힘들었어요. 지옥을 맛본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팬분들이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그 뒤로 치고 올라오지 않았나 싶고, 그런 부분이 좋았던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magicboy_no.13 데뷔 후 처음으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FA 자격을 처음 받아봐서 그냥 얼떨떨해요. 기분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고 그냥 ‘시즌 끝났구나. FA가 됐구나’ 이 정도예요. 그래도 언젠가는 떨리겠죠?

magicboy_no.13 내년이 1군 데뷔 10주년이란 사실을 알고 있나요? 지난 10년간의 선수 생활을 돌이켜봤을 때 감회가 어떤가요?

10주년이래요? 음, 그렇다고 해도 지금은 일단 끝까지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부터 들어요. 이성우 선배님처럼요. 야구는 언제 그만두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요.

shining_books 야구를 하면서 배운 인생의 팁이 있나요? 야구를 통해 깨달은 최재훈만의 인생의 진리가 궁금합니다.

야구가 안 되든 잘 되든 똑같았으면 좋겠어요. 전에 안 됐을 때는 저도 별짓 다 해보고 시합할 때 기분 안 좋게 있고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오히려 안 좋은 모습이 계속 나오더라고요. 근데 나이를 먹다 보니까 야구는 즐겁게 해야 결과도 좋게 나온다는 걸 느꼈어요.

43.51.hhh 곧 다가올 내년 시즌의 목표가 있을까요?

꾸준함이요. 나이를 먹으면 에이징 커브가 온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그런 거 없이 꾸준하게 하고 싶어요. 원래는 골든글러브이며 타율이며 이런 걸 목표로 삼았지만, 지금은 그럴 시기는 지났고요. 그냥 지금처럼만 오래 야구를 하고 싶어요.

43.51.hhh 선수 생활 중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기록적인 목표는 수비며 타격이며 다 있긴 있는데요. 그걸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꾸준하게 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인간 최재훈

s00nj00 치킨 vs 피자 vs 햄버거, 가장 좋아하는 건?

햄버거! 롯데리아 새우버거를 좋아해요. 셋 중 제일 별로인 건 치킨이요. 퍽퍽살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피자나 햄버거가 맛있고 먹기도 편해요.

s00nj00 쓰고 있는 글러브 제품명을 공유해줄 수 있나요?

저는 원에이티 미트 쓰고 있어요. 야구 하는 분이면 마크 보고 아실 거예요.

43.51.hhh 카페에서 즐겨 먹는 커피나 음료는?

카페를 자주 가지는 않아요. 커피를 못 마시거든요. 아메리카노를 왜 마시는지 모르겠어요. 쓴 걸 왜 먹는지 이해가 안 가. 카페 가면 딸기 스무디만 마십니다.

43.51.hhh 평소에 자주 듣는 노래는 뭔가요?

노래는 자주 듣는데 워낙 여러 가지를 들어서… 야구 안 될 때는 싸이의 ‘좋은 날이 올 거야’ 이런 거 많이 들어요. (구단 유튜브에서는 장범준 노래 불렀잖아요.) 그건 우람이 형이랑 합의해서 부른 거라서요.

dugout_mz 다음에는 어떤 노래를 부를 건가요?

네? 안 부를 거 같은데요? 이젠 아예 못하겠어요. 창피해요. (명치 춤도 잘 봤거든요.) 그건 원래 (오)선진이 시키는 건데 선진이가 창피하다고 같이 해달라고 한 거예요. 근데 이제 나이를 먹으니까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게 부끄럽네요. (구단 유튜브 주요 출연진 중 가장 연장자 아닌가요?) 그렇죠. 그래서 이제 많이 안 나가고 있어요. 주책바가지 소리 들을까 봐 쉬쉬하고 있습니다.

43.51.hhh 대전 맛집 추천해주세요.

음, 대전의 맛집…. 거기 파스타 집 이름이… 맞다. ‘도프차일드키친’이요. 거기 음식이 정말 맛있더라고요. 아, 그리고 중국집은 ‘청춘관’이요.

nuri90102 이준이 야구장 나들이 언제 오나요? (+ 이준이 영상, 사진 많이 올려주세요.)

마지막 경기 날 갔어요. 폭죽 터질 때. 근데 저보다 이준이가 더 인기 많은가 봐요?

dorrido123 본인이 이준이랑 가장 닮았다고 느낄 때는 언제예요?

제 와이프가 자는 모습이 똑같다고 하더라고요.

carrower 이준이 동생 이름은 뭔가요?

최아진이요. 딸이에요.

#팬들에게

nuri90102 최재훈에게 ‘후니후니’란?

그건 제가 어려서 철이 없을 때 지어본 별명인데 그때는 귀엽다고 생각했어도 지금은 좀. 그래도 팬분들이 얘기해주니까 나쁘진 않아요. 다만 트위터에 제가 잘못 썼던 게 문제죠. (‘후니후니가 간다’였죠?) 맞아요. 근데 그거는 안 보셔도 되고요. 삭제해야 하는데 계정을 까먹어서요. (어차피 나무위키에 캡처돼서 올라와 있어요.) 그래요? 하아아….

dugout_mz 이적 후 구단 유튜브에서 만든 최대의 흑역사는 뭔가요?

영화 ‘범죄도시’의 장첸 역할 했을 때요. 웃는 거 보니까 보셨나 봐요? (그럼요. 삼행시도 봤답니다.) 흑역사가 삼행시도 있네요. 그래도 장첸 역할이 더 흑역사지 않았나 싶어요. (은근히 즐기는 것 같기도 해요.) 그때는 어렸으니까요. 한화 와서도 이것저것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서 시키는 건 다 했죠. 어휴, 근데 지금은 제가 그랬던 거 직접 보잖아요? 손이 오그라들면서 ‘이건 왜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뭐 팬분들이 원하니까요. 팬분들이 원하면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지금은 팬들이 원하지 않으시고… 이제는 어린 선수들을 원하는 분들이 많으니까 저는 안 나가려고요. (나오지 말라는 글을 본 적이 없는데요?) 어, 음. 잘 찾아보시면 있어요. (웃음)

43.51.hhh 제일 많이 불리는 별명이 뭔가요?

일단 ‘후니후니’가 있고요. 닥스훈트 닮았다고 ‘닥스후니’도 있어요. 다리 짧고 느리다고. 아, 또 있어요. 웰시코기. 다 그런 거 위주예요. 왜 그렇게만 지어지는지 모르겠어요.

43.51.hhh 따로 불리고 싶은 별명이 있다면?

별명이 많아서…. 그냥 편하게 부르셨으면 좋겠어요.

dugout_mz 한 시즌을 지켜봐 준 팬들에게 마무리 인사하고 마칠게요.

저희가 올 시즌 안 좋은 모습을 보였고 최하위까지 했기 때문에 선수로서는 정말 죄송스러운 게 많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점에서요. 저희 모두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응원 많이 해주시면 그에 대해 최선을 다해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게 된 최재훈을 만난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그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누군가가 너에 관해 물어본다면 실력도 없고 볼 배합도 좋지 못하며 블로킹도 형편없는 포수라고 말해줄 것이다”라고. 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나니 최재훈과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은 수베로 감독의 애정이 십분 이해됐다. 투수들이 자신에게 보내는 신뢰만큼 투수들과 팀을 위해 투혼을 발휘하는 그는 팬들 사이에서도 응원팀을 막론하고 매력덩어리 안방마님으로 사랑받고 있다. 나이도 먹었으니 구단 유튜브에는 그만 출연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농담조의 투정을 부리는 그였지만, 한 명의 멋진 포수로서 분투하는 그의 야구 인생은 아직 한창임이 틀림없다.

▲ 더그아웃 매거진 128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1년 128호(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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