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수 있는 건 다 팔아라" 회장님 지시로 급매물 쏟아지고 있는 대기업 현황

조회수 2021. 10. 13. 12: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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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SNS로 소통하며 호감형 이미지를 쌓고 있다. 언론에 노출을 꺼리는 다른 이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최근 신세계 그룹이 부동산이 폭등하는 와중에도, 여러 매물을 내놓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7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사업의 확장과 생존을 위해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본사를 매각했다.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 이베이와 M&A를 맺기 위한 절차였다. 인수 금액은 총 3조원에 달했고, 토지와 부동산을 팔아 실탄을 마련했다.

신세계 그룹은 온 오프라인을 호령할 대형 유통망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고, 시총은 7조 원에 달했다. 그런데 정작 그들이 일궈놓은 회사보다 부동산 가격이 더 높아 눈길을 끌고 있다. 시총보다 높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신세계 그룹, 이들이 왜 건물을 매각하면서가지 사업을 확장하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신세계 그룹 유동성 위해
부동산 및 토지 매각 단행

"부동산 깔고 있지 말라" 지난 7월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본사와 부지를 매물로 내놓으며 던진 말이다.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본사와 부지의 장부가는 960억 원이다. 이마트가 보유 중인 장부 가치로만 상위 10 안에 드는 금액이기도 하다. 매각을 진행하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 부동산 회사 CBRE를 자문사로 내정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

해당 건물은 이마트 사옥과 성수점이 합쳐져 있어, 면적만 해도 9만 9000㎡ 규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본점의 상징성이 크기에 섣불리 손을 대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경쟁사인 롯데그룹 또한 서울 잠실 월드타워나 백화점 본점을 어지간해서는 손대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확실해졌다.

쿠팡의 10분의 1도 안되는 시총
위기의식 느낀 정용진

결국 신세계 그룹은 매각에 성공했다. 이런 결정에 의아함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았다. 실제로 이마트 본사 매각 가능성은 계속해서 제기됐었다. 그간 유통 공룡의 자리를 지키던 신세계 그룹은 쿠팡으로 인해 결정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79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시가총액은 4조 3347억 원으로, 신세계까지 합친다면 7조 300억 원에 달한다. 이마트의 유무형 자산이 46조 원에 달하지만 시가총액은 그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마트가 소유한 대표적인 부동산으로는 올 1월에 거래된 이마트 가양점이 있다.

해당 부지는 2만 2871㎡로 약 6820억 원에 매각됐다.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규모의 판매시설이 들어서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13년, 스타필드를 짓기 위해 매입한 마곡역 북측 부지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소유보단 급매물로 내놓은 대표적인 부지인데, 이는  8158억 원을 제시한 태영건설이 선점했다.

마곡역 북측 부지

이 같은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본사 매각 결정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 유통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줬던 쿠팡 덕에 정 부회장은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부동산을 매각 후 임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후 매각 자본을 바탕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다.

현재 정 부회장은 쿠팡에 맞서 인프라 확충과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배송 인프라와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를 개선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내부 회의를 통해 “지금까지 유통기업의 힘이 가격, 대량 매입, 부동산을 바탕으로 승부했다면, 이젠 콘텐츠와 디지털”이라고 강조했다.

이커머스 디지털 자산에 집중
새로운 시대의 흐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이베이와 조 단위 인수합병을 진행한 정 부회장은 "얼마짜리 회사로 키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라며 신세계가 이커머스 시장을 평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부동산을 깔고 있지 말고 이커머스와 같은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이커머스, 풀필먼트 개념의 중요성을 임원에게 강조해왔다.

위와 같은 신세계 그룹의 행보엔 이유가 있다. 과거 재테크 수단으로만 여겨졌던 부동산은 이젠 매력을 잃었고,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로 환골탈태하기 위해서다. 이런 기업의 부동산 매각 움직임은 2010년대부터 시작됐다. 이마트가 벤치마킹하는 월마트도 자사 소유 부동산 비율을 50%대로 줄였다. 국내에선 롯데그룹이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매각하며 자산 유동화에 뛰어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삼성, SK그룹 등도 일찌감치 본사 건물을 매각해 자산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대기업 부동산 유동화에 신세계도 합류했다. 최근엔 호텔업체들도 이런 흐름에 가세해 대기업의 부동산 매각은 계속해서 진행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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