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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형 영화의 끝판왕, IMAX 특별 상영회로 보는 <듄> 관전 포인트

조회수 2021. 09. 1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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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최고 기대작 <듄>이 IMAX 특별 상영회를 통해 국내에서도 베일을 벗었다. 며칠 전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를 통해 처음 공개된 <듄>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좋다.

“프랭크 허버트를 아주 오랫동안 숭배해온 팬들이 꿈에 그리던 영화” 엠파이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이래야 한다는 걸 상기시킨다로튼 토마토

“눈이 마비될 정도로 황홀하다” 조블로스 무비 엠포리엄

“<반지의 제왕> 피터 잭슨이 중간계를 구현한 이후 최고의 판타지 영화” 조블로스 무비 엠포리엄

티모시 샬라메의 카리스마를 확실히 각인시킨다덴 오브 긱

“이게 바로 영화지” 가디언

프랭크 허버트가 쓴 전설적인 SF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듄>의 배경은 10191년, 모래 언덕으로 둘러싸인 메마른 사막 행성 아라키스다. 영화는 아라키스에서만 생산되는 신비하고 귀중한 자원인 스파이스를 두고 패권을 다투는 은하계 가문들의 이야기로, 그 중심에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후계자 폴(티모시 샬라메)이 있다. <듄>은 우주를 구원할 운명을 타고난 폴이 초월적 존재로 각성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폴은 그와 운명적으로 얽혀 꿈속에 나타나는 프레멘족 챠니(젠데이아)와 마주하는 한편,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무너뜨린 하코넨 가문에 맞서 대규모 전쟁을 준비한다.

지난 9월 6일 CGV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에서 있었던 IMAX 특별 상영회는 약 30분 분량으로 구성됐다. 본편 오프닝 시퀀스 10분과, 드니 빌뇌브 감독이 애정하는 일명 ‘스파이스 수확’ 장면, 음악감독 한스 짐머와 빌뇌브의 대화 등을 포함했다. 상영회를 통해 자신 있게 미리 선보인 <듄>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듄>은 10월 개봉한다.


드니 빌뇌브
오랜 덕심을 실현하다

동명의 원작은 전 세계에서 2000만 부가 팔리며 SF 역사상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베스트셀러로, <스타워즈> <매트릭스> <왕좌의 게임> 등에 영감을 준 고전이다. <컨택트> <블레이드 러너 2049>로 관객과 신뢰를 쌓아 온 드니 빌뇌브 감독도 10대 시절부터 이 전설적인 소설의 팬이었다. 그는 “책을 보지 않고도 이 영화를 즐기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큰 과제이지만, 책의 팬들이 책을 읽고 느낀 분위기와 책 속의 그 모든 장치를 구현해내는 것이 내겐 특히 더 중요했다”고 했다. 이런 그의 의지가 잘 드러나는 장면이, 상영회에서 만난 ‘스파이스 수확’ 장면이었다. 아라키스에 도착한 아트레이데스 일당은 행성을 정찰한다. 오니솝터를 타고 모래사막 한가운데 있는 스파이스 수확기에 진입하다가 거대 생물 모레벌레를 맞닥뜨린다. 이 장면은 퀴사츠 해더락으로의 폴의 각성, 이상적인 군주로서의 레토 공작(오스카 아이삭)의 면모를 압축하여 보여주는 것으로 의미 있지만, 스토리 외적으로 봐도 코스튬과 실제 제작된 우주선체, 기계들의 질감을 가까이서 포착하며 디테일을 향한 빌뇌브의 집착과 소설에 대한 그의 애정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모래의 행성 아라키스와 물의 행성 칼라단의 분위기 대비를, 그의 전매특허 장기 익스트림 롱 숏으로 기가 막히게 담아냈다. <듄>을 보고 있으면, 미래, 외계 세계에 대한 과감한 스케치가 돋보였던 감독의 두 SF 전작은 <듄>을 만들기 위한 훈련이었을 거라는 느낌까지 받게 된다.


체험형 영화의 끝판왕
아이맥스 필람(必覽) 영화

극장 존재의 이유와도 같은 영화. 무조건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 드니 빌뇌브는 <듄>을 통해 SF 장르 비주얼의 절정을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가로세로로 넓게 펼쳐진 화면은 아라키스를 뒤덮은 모래 폭풍과 그 속의 격동을 그득히 담아낸다. 감독은 아라키스를 소개하며 “절대 가 봤을리 없는 1만 년 후 세계의 이 우주 행성에, 언젠가 와본 듯한 익숙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 했다. 영화를 보고 빌뇌브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면, 그건 스케일 자체가 주는 압도적인 몰입감 덕일 테다. IMAX 인증 디지털 아리(Arri) LF 카메라로 촬영된 <듄>은 아이맥스에 최적화된 영화다. 한 시간 이상의 분량이 1.43:1 풀화면 비율로 나온다. 일반 상영관의 1.9:1 비율 대비 26%, 2.4:1 비율 대비는 무려 65% 확장된 화면이다. 화면뿐만 아니라 소리에도 신경을 써 매 장면을 더욱 웅장하게 즐길 수 있게 했는데, 아이맥스에서 직접 사운드디자인을 하고 섬세한 오디오 믹스 과정을 거친 덕이다. 눈과 귀를 황홀케 하는 영화. 이런 영화를 두고 영화를 경험한다, 영화를 체험한다고 하겠다. 암표 바람까지 일던 <덩케르크> 아이맥스 열풍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책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각색해 155분을 채웠을지는 직접 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심미적 경험 차원에서만큼은, 오랜만에 찾아온 체험형 영화 <듄>이 그때 그 열기를 이어가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 본다.


방대한 양의 원작
거뜬히 담아낸 영리한 각색

<듄>은 그야말로 대서사시다. 일단 6권으로 구성된 원작 소설 <듄>의 1권은 무려 994쪽에 이른다. 여러 가문과 개념이 연루된 방대한 이야기인 만큼 주요 인물도 많고 서사도 복잡해, 영화를 보기도 전부터 걱정이 앞설지도 모르겠다. 이런 이들에게 소설을 잘 몰라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소설을 읽고 영화를 봐야만 알아볼 수 있는 디테일이 분명 있을 테고, 읽은 사람이 영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겠다. 당연하다. 하지만 <듄>의 각색은 영리하다. 오프닝 10분만 봐도 충분히 느껴진다. 소설을 통째로 영화로 옮겨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에, 그 대신 관객을 직관적으로 이해시킬 만한 포인트를 곳곳에 심었다. 상영회 속 장면을 예로 들어 보겠다.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퍼거슨)가 아들 폴에게 상대를 의지대로 조종하는 ‘목소리’ 능력을 시범케 하던 장면은 둘의 베네 게세리트(일종의 비밀결사조직) 능력치를 효율적으로 보여줬다. 예고편에도 나왔던 장면 중에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아라키스로 이주하라는 황제의 명을 받드는 예식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 레토 공작이 넌지시 “웃게, 거니(조슈 브롤린)”라고 하면, 거니는 ”웃고 있습니다”라고 답한다. 이런 아주 짧은 대화를 통해서도 관객이 인물 사이 관계에 대한 힌트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게 했다. 각본은 드니 빌뇌브와 존 스파이츠, 에릭 로스가 함께 썼다. 


블록버스터 주인공 무게를 충분히 견디는
티모시 샬라메

드니 빌뇌브의 말은 맞았다. 티모시 샬라메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감독은, “티모시는 유일한 폴 아트레이데스”라는 대답을 내놓곤 했다. "티모시의 눈에는 깊은 지혜가 있다.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것. 속일 수 없는 것. 티모시는 현명하고 강하다. 가끔 카메라를 통해 그를 보면 14세 정도밖에 되지 않는 소년 같아 보인다. 그런데 그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그 안의 성숙한 사람이 보인다. 이미 인생을 몇 차례 살아본 사람 같기도 하다. 폴을 그리는 데 있어 그런 대조적인 면이 중요했는데 티모시는 그 요건을 갖췄다. 티모시에게는 미친 카리스마가 있다. 1920년대 할리우드 영화에서 튀어나온 무비스타 같다. 내게 그는 폴 아트레이데스 그 자체다.”

다시 한번, 그의 말은 맞았다. 샬라메가 이 SF 대서사시를 설득력 있게 이끌어갈 줄 아는 배우라는 건, 개봉이 임박해 매일 새로 공개되고 있는 짧은 클립들만으로도 느낄 수 있다. 화면 속 그의 모습은 열 몇 살 밖에 안 되는 어린 소년이면서, 행성 세계의 운명을 손에 쥔 영적 존재였다. 샬라메는 두 얼굴을 오가며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뽐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독립영화 속에서 빛을 발하던 샬라메는, 어느새 블록버스터 주인공의 무게를 거뜬히 견디는 배우가 됐다. 영적 지도자 무앗딥으로 거듭나는 폴과, 시대와 세대를 대표하는 배우로 나아가고 있는 티모시 샬라메. 둘의 성장 서사가 겹쳐 보이는 것은 연기와 별개로 몰입감을 더한다. 샬라메를 비롯해,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삭, 제이슨 모모아, 조슈 브롤린, 하비에르 바르뎀, 젠데이아, 스텔란 스카스카드, 장첸, 데이브 바티스타 등이 작품에 함께했다.


‘다 똑같은’ SF 관악기 음악에서 벗어난
한스 짐머의 ‘목소리’ 음악 세계

<듄>의 예고편을 보면 뇌리에 깊이 박히는 것. 스크린 너머로 흩날리는 듯한 모래바람, 티모시 샬라메의 얼굴, 그리고 귀를 사로잡는 한스 짐머의 음악이다. 상영회 후반부 짐머가 직접 나와 <듄> 음악 제작기를 짧게 소개했다. 그는 영화에서 어떤 새로운 외계 세계를 소개하는 장면에 왜 다 똑같이 프렌치 호른, 트럼펫을 쓰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행성의 속성이 다 다른데 같은 악기를 쓰는 게 그에겐 어색한 일이었고. 미래 세계가 우리가 지금 갖고 있는 악기를 그대로 쓸 거란 보장도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인간의 목소리는 인간이 살아있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이 그가 목소리를 악기로 쓰게 된 이유다. 빌뇌브와 짐머에게 음악은 멜로디 그 이상의 것, 정신적인 영역의 무언가여야만 했다. 둘은 여성 캐릭터가 <듄>의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는 것에 동의해 여성의 목소리로 스코어를 채워 넣어 <듄>만의 언어를 만들어냈다. 미니멀한 사운드는 겹겹이 쌓이며 긴장감을 고조시켰고, 상황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스펙터클의 효과를 각인한 것 역시 음악이었다. 이래저래 설명했지만 음악을 글로 다 담을 순 없겠다. 덧붙인 링크로 <듄>의 음악을 미리 만나보자. ‘아이 씨 유 인 마이 드림스’(I See You in My Dreams)를 들으며 눈을 감으면, 스파이스 속에 서 있는 챠니의 잔상을 당장이라도 떠올릴 수 있을 거다. 음악은 그 자체로 <듄>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여담으로, 한스 짐머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랜 파트너다. 드니 빌뇌브의 파트너는 요한 요한슨이었다. 2018년 세상을 떠난 요한슨 대신 <듄>의 음악은 짐머가 맡게 됐고. 짐머는 <듄>에 집중하기 위해 <테넷>을 (정중히) 거절했다. 짐머는 루드비히 고란손을 직접 <테넷>의 음악감독으로 추천했다.


씨네플레이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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